DTI 규제 무풍지대..수도권 오피스텔 분양시장 '후끈'
임대 수익에 시세차익까지…아파트 전·월셋값 치솟자 직장인들 청약대열 가세가전·붙박이장 분양가에 포함…호텔식 프런트 서비스도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오피스텔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부활되더라도 대출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수요가 몰릴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점점 치열해지고 계약률도 높은 편이다. 인기 지역에서 문을 여는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마다 북새통이어서 방문객 숫자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뺨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오피스텔 분양에 수요자가 몰리자 대우건설 등은 공급을 늘릴 태세다. 올 들어 서울 이대역 공덕동에서 이미 오피스텔을 내놓은 대우건설은 지난 25일부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에 나섰고 수도권에서 추가 물량도 계획하고 있다. 부산에선 아파트가,수도권에선 오피스텔이 분양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임대수익에다 시세차익까지 겨냥
오피스텔 분양에 수요자들의 발길이 잦아진 가장 큰 이유는 임대수익을 겨냥한 투자 목적 때문이다. 다른 부동산 상품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연간 5~7%의 수익률을 기대하며 오피스텔 청약대열에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영주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오피스텔 청약자의 70~80%는 투자자로 추정된다"며 "아파트 거래 부진이 지속되는 한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2인 가구 증가 추세로 오피스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대수익에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데다 DTI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도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피스텔 수요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우선 직장인 수요가 많다. 아파트 전 · 월셋값이 너무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에서 임차나 매입할 수 있는 오피스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을 소유보다 거주 개념으로 여기는 젊은층의 사고방식도 오피스텔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대학생들도 오피스텔 수요층에 가세하고 있다. 기숙사나 원룸 임대비용도 크게 치솟으면서 2명이 오피스텔을 나눠 쓰면 비슷한 월세를 내고도 상대적으로 깔끔한 주거여건을 향유할 수 있어서다.
◆풀옵션에서 풀퍼니시드로
오피스텔 내부의 주거기능도 강화되는 추세다. 몸만 들어가도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구 가전제품 붙박이장을 갖춰놓는 게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모든 것을 갖춰놓고 계약자에게 선택하는 풀 옵션(full option) 방식이었다면 요즘에는 아예 분양가에 포함시켜 제공하는 풀 퍼니시드(full furnished)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공급된 '강남역 서희스타힐스'가 풀 퍼니시드 방식으로 분양에 성공하자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대단지 아파트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이 오피스텔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GX룸 등 주로 운동시설을 들이는 추세다. 총 1533실로 구성되는 '한화 송파 오벨리스크' 같은 대규모 오피스텔뿐 아니라 경기도 동탄신도시의 425실로 이뤄지는 중형 규모 오피스텔인 '삼성 스마트 쉐르빌'에도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할 정도다.
맞벌이 신혼부부나 직장인 대학생 입주자를 겨냥해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한미파슨스가 지난해 서울 신림동에서 공급한 '마에스트로'는 불편사항을 접수받는 호텔식 프런트 서비스도 선보였다. 공용부문 청소와 분리수거는 물론 가구 내 청소(옵션) 세탁물서비스 주차관리 서비스 등을 해줄 계획이다.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얻듯이 오피스텔도 전용률을 높이는 대신 면적을 줄여가는 추세다. 삼성중공업은 동탄신도시에 분양 중인 오피스텔을 당초 공급면적 66~132㎡형으로 계획했다가 64~82㎡ 로 소형이 전체의 95%를 차지하도록 설계 변경했다. 시장조사 결과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도 소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도 역세권이 매력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다른 부동산 상품처럼 입지여건을 먼저 따져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하철역 등을 걸어서 이용 가능한 역세권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이라면 미래가치를 기대해볼 만한 상품으로 꼽힌다. 역세권일수록 임대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시행사 미소나눔 이인우 부사장은 "향후 시세차익까지 겨냥한 오피스텔 투자자라면 주변의 개발계획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나중에 낭패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업체들이 내세우는 오피스텔 수익률에도 함정이 있을 수 있다. 당초 예상치 못한 세금이 부과되면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 변호사 등 개인사업자는 개인사업소득과 임대소득이 합산돼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박재원 한국재무설계 세무사는 "개인사업자가 자신의 명의로 오피스텔을 매입하면 소득 금액에 따라 세율이 중과될 수 있다"며 "현재의 자산과 개인사업자 등록 유무 등을 고려해 미리 세금부담액을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
▶ [한경매물마당] 목동 수익형 주상복합 상가 38억원 등19건
▶ 잇단 호재에도 서울 아파트값 4주째 하락
▶ [한경 베스트공인 '우리동네 리포트'] 횡성, 교통 인프라 뛰어나…인근에 혁신도시 개발 중
▶ [분양 현장 포커스] 불광 롯데캐슬, 상한제 적용…주변 시세보다 3000만원 저렴
▶ [분양 현장 포커스]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 전용 23~29㎡가 95%…입주민 커뮤니티시설도
< 성공을 부르는 습관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