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주기, 백령도는 여전히 통곡중

차성민 2011. 3. 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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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차성민 기자 = 천안함이 인천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이날 사고로 46명의 승조원이 순직했으며, 인양작업을 벌이던 저인망어선이 침몰했고, 해군 특수전 UDT대원인 고 한주호 준위도 수색작업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비통한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대한민국은 통곡했다.

◇ 천안함 침몰·구조대원 순직…잔인한 1달

지난해 3월26일, 104명의 승조원을 태운 천안함이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58명은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나머지 46명은 실종됐다.

군은 백령도에 '구조작전 현장 지휘소'를 마련하고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3월 30일 수중 탐색작업을 벌이던 해군특수전 UDT 요원 한주호 준위가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4월2일에는 실종자 수색작업에 동참했던 금양호가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 선원 2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4월3일 함미 부분에서 남기훈 상사의 시신, 7일에는 함미 기관조종실 부분에서 김태석 상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국민들의 한 가닥 희망이 통곡으로 바뀐 시점이다.

천안함 용사 가족들은 잠수요원들의 추가 희생을 우려해 수색 중단을 요청했고, 군의 작전은 실종자 수색에서 선체 인양으로 전환됐다.

4월13일 함미 일부가 침몰 17일만에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15일에는 함미가 인양됐으며, 이곳에서는 실종자 46명 중 36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4월 24일에는 함수가 인양됐다. 5일후에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이 국민들의 통곡속에 엄수됐다.

◇ 천안함 1년, 백령도는 여전히 '긴장중'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그곳의 긴장감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연평도 피격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는 백령도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공포로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해 24일 오후 6시 인천 남항에서 화물선으로 출발했으나 서해상의 풍랑주의보로 1시간 만에 회항했다.

이들은 1.5t 트럭 2대와 대북 전단 20만장, 비닐풍선과 수소가스통 등을 화물선에 싣고, 날씨가 좋아지면 백령도에 입도, 대북 전단을 살포한다는 계획이다.

백령도 주민들은 대북단체의 전단지 살포를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는다는 방침이다. 남북간 충돌을 우려한 결론이다.

백령면 이장단 협의회는 지난 24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북 전단이 실린 화물선이 백령도에 입항하지 못하도록 결의했다.

박선국 백령면 이장단협의회장은 "백령도는 지난해 천안함 사태 등으로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심적·물적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는데 북한이 조준 사격을 밝힌 상태에서 다시 긴장감을 조성하는 대북 전단 살포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날씨가 좋아져 화물선이 입항하더라도 전 주민이 나서 전단 살포를 막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잇단 북한 도발에 관광객 급감…주민들 '한숨'

천안함 침몰 사건은 서해의 비경으로 꼽히는 백령도의 풍경을 180도 바꿔놨다.

면사무소가 있는 진촌리는 섬의 중심이지만 관광객의 발걸음은 뚝 끊겼고, 민박집들은 텅텅 비었다.

이처럼 백령도 관광산업은 천안함과 함께 침몰했다.

실제로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2009년 인천~백령도 간 여객선 승객은 27만 2897명이었지만 지난해는 23만1262명으로 15%가량 줄었다.

군인과 가족, 섬 주민 등 고정승객인 점을 감안하면 15%에 달하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백령여행사 측은 "지난해 매출이 2009년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는데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백령면사무소 측은 "주민들은 특별한 동요 없이 일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오히려 육지 사람들이 북한을 도발하고 있다"며 "서해5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북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7일에는 연화리 야산에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이 열린다"며 "천안함 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은 가슴 속에 영원히 담아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csm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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