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도 모르는' 취득세 감면시기..언제냐?
[이데일리 최정희 황수연 기자] 행정안전부 지방세운영과는 요 며칠 새 전화가 불통이다. 정부가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으로 취득세를 50% 감면하겠다고 발표한 후부터 `언제부터 세금을 감면해줄 것인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기 때문이다.행안부, 기획재정부 및 지자체들은 24일 긴급회의를 열고 취득세 감면시기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감면시기를 공표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세제지원 한두 번 해보나?`
정부는 과거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인하를 발표할 때마다 `대책 발표시점`부터 소급해 세금을 깎아줬다.
세금인하 방안은 세법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대책 발표시점부터 법 개정안 공포일까지 기간 동안 주택거래가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09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감면 연장을 발표할 때도 시기를 발표시점인 3월 16일로 정해, 소급 적용했었다.
정부는 이번 취득세 감면을 발표할 때 `감면시기`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 내부에선 그동안 양도세 감면만 대책 발표시점부터 소급 적용해왔고 취득세는 법 개정안 공포일부터 적용해왔던 관행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협의 등 주택거래 활성화 논의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취득세 감면과 관련 제대로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편에선 법 개정안은 시행시기를 국회가 정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정부가 나서서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실제 2009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감면 연장도 정부가 `발표일`을 감면시기로 정했다가 야당의원들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 급한 발표..`정책실기로 혼란만`
이러한 복합적인 측면이 맞물려 취득세 감면시기를 발표하지 않은 정부의 결정으로 시장은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스피드뱅크 조민이 팀장은 "취득세 혼란은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취득세로 인해 1000만원이 왔다갔다할 만큼 큰 차이가 나는데 취득세 감면시기가 불분명해 계약만 해두고 잔금처리를 미루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취득세 감면이 오히려 주택거래를 실종시키는 등 혼란만 부추기자 감면시기를 소급적용(22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취득세 감면을 소급하지 않으면 거래가 올 스톱된다"며 "이는 주택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득세 감면시기를 앞당길 경우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취득세 감면시기를 22일부터 소급적용하게 되면 이후부터 발생한 취득세 납부분을 다시 환급해줘야 하는 행정적인 문제도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택거래 실종보다는 차라리 행정적인 불편이 낫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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