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로열 패밀리>, 속도를 늦춰도 짜릿하다

이승한 2011. 3.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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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열 패밀리 > 7회 수-목 MBC 밤 9시 55분

비밀회의를 하던 지훈(지성)이 피곤을 못 이겨 조는 장면, 현진(차예련)은 인숙(염정아)에게 속내를 털어 놓는다. 지훈을 신뢰해도 될지 묻는 현진에게 인숙은 상처받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한다.

< 로열 패밀리 > 답지 않게 유난히 따뜻한 이 장면은 사실 함정이다. 회의의 목적은 첫째 며느리 윤서(전미선)의 친정 구성그룹으로부터 명품 브랜드 독점 계약을 빼앗아 오는 것이지만, 인숙에게 계약의 성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은 윤서를 굴복시킬 실마리를 잡는 것이다.

진의를 숨기고 지훈과 현진을 장기판의 말처럼 이용하는 인숙이 진심 어린 눈으로 '신뢰'를 논할 때, 화면 위로 흐르는 서정적인 BGM은 무방비 상태로 앉아 있던 시청자들마저 기만한다. 인숙을 둘러 싼 진실게임에선 시청자마저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로열 패밀리 > 초반을 장식했던 빠른 전개 속도와 빽빽한 서사의 밀도는 중반으로 넘어 오면서 다소 느려지고 옅어졌다. 그 빈 자리를 대신한 것은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 김인숙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스펙트럼의 너비다. 속도를 줄여 시간적 여유를 얻은 < 로열 패밀리 > 는, 인숙이 상황에 맞춰 변검처럼 표정을 바꿔 쓰는 모습을 더 섬세하게 그려낸다.

드라마 초반 인숙의 수난극을 목격한 시청자들은 인숙을 응원하고 싶어 하지만, 인숙을 다 이해한다고 생각할 때쯤 하나씩 제시되는 복선들은 다시 시청자와 인숙 간의 긴장을 팽팽하게 조율한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속도로 파괴력을 유지할 것만 같았던 < 로열 패밀리 > 는, 이제 패를 돌리는 순서만으로도 갬블러들을 흥분시키는 딜러처럼 인숙의 진실과 거짓을 차근차근 제시하는 것으로 극의 호흡을 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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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한 fourteen@<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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