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베니싱·수영장

김윤구 2011. 3. 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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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베니싱 = 정전이 있던 다음날 평소처럼 출근길에 나선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세상이 종말을 맞은 것처럼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으로 뒤바뀐 것을 발견한다.

거리 곳곳에는 허물처럼 남은 옷가지와 주인 없는 자동차만 늘어서 있다.

루크는 정체불명의 어둠이 사람들을 덮쳐 순식간에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알고 어둠을 피해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는 암흑 속에서 자가발전기로 빛을 내는 술집을 찾아내고 그곳에서 다른 생존자들과 만난다.

술집 바텐더의 아들인 제임스, 물리치료사 로즈메리(탠디 뉴튼), 영사기사 폴(존 레귀자모) 등은 정전 당시 루크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을 지켜주던 빛이 있어 살아남았다.

남은 빛도 점점 꺼져가는 상황에서 이들은 어둠 속을 뚫고 살길을 찾으려 한다.

'베니싱'은 정체불명의 어둠이 사람들을 사라지게 하는 이상 현상을 소재로 한 스릴러다.

어둠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다루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빛을 지켜야 한다고 설정한 점은 흥미롭다. 검은 그림자를 통해 사람을 집어삼키는 어둠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기대에 못 미친다. 스릴러 영화지만 극적 긴장감은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머시니시트'의 브래드 앤더슨 감독이 연출했다.

31일 개봉. 상영시간 91분.

▲수영장 =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작은 수영장이 딸린 한 게스트하우스.

가족을 떠나 4년 전부터 이곳에서 일하는 엄마 교코(고바야시 사토미)를 만나러 딸 사요(카나)가 찾아온다.

이곳에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만, 항상 미소 띤 얼굴의 주인 기쿠코(모타이 마사코)와 교코의 일을 돕는 청년 이치오(가세 료), 태국 소년 비이(시티차이 콩필라)가 함께 살고 있다.

사요는 몇 년 만에 딸을 만났지만 미안한 기색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반기는 엄마를 보고 첫날부터 식사를 거부하는 등 심통을 부린다. 그는 집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는 엄마의 모습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

영화는 사요의 시선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살아가는 엄마와 다른 인물들의 삶을 찬찬히 관찰한다.

이렇다 할 사건 없이 수영장 물처럼 잔잔하고 고요한 게스트하우스의 일상을 비춰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엄마와 딸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가슴 푸근한 여운을 남긴다.

사쿠라자와 에리카의 만화가 원작이며 '런치의 여왕' 등 많은 드라마의 각본을 쓴 오오모리 미카 감독이 연출했다.

31일 개봉.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96분.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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