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좋아하는 맛집,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딸기골'

null null 2011. 3.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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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동안 학생들 사랑을 독차지한 맛집서울 신촌 연세대 동문길과 이화여대 후문길이 만나는 호젓한 길목, 그곳엔 무려 1969년에 문을 열어 43년째 성황인 분식집이 있다. <딸기골>이 바로 그 주인공.

'스트로베리 타운(Strawberry town)'이라는 귀여운 부제가 붙은 이곳은 정춘옥 대표가 17살에 일을 시작해 백발이 성성한 오늘날까지 운영해온 곳이다. 자녀, 손자들을 다 이 곳에서 키워냈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분식집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메뉴 또한 돌솥밥, 순두부찌개, 떡볶이, 튀김 등 평범하다. 하지만 입구에 붙은 '코리아 레스토랑(Korea Restaurant)'이란 영어간판과 매장 안의 '물은 셀프입니다(Please help yourself to water)'라는 영어문구를 보면 일반 분식집과 달리 외국인손님이 많이 찾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곳은 처음에 옛시절 유행했던 딸기 아이스케키와 팥 아이스케키를 팔던 가게였다. 특히 딸기 아이스케키가 소문이 나 여러 가게에 납품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음식점으로 업종을 전환했는데 덕분에 <딸기골>이란 이름이 붙었다.

오랜 전통답게 인근 대학생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인근 연대생, 이대생은 물론이고 대학교 어학당에 한국어를 배우러온 외국 학생들 사이에서 그 인기가 최고다. 이곳에서는 트레이닝복 차림의 젊은 외국인들이 마치 한국 사람인양 자연스럽게 순두부찌개와 돌솥밥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돌솥밥 고집하고 가격 쉽게 올리지 않아

이렇게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맛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인심이다. 식재료비가 아무리 올라도 가격을 쉽게 올리지 않는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다. 원재료비가 한창 치솟았던 작년에 어쩔 수 없이 500원을 올려 순두부찌개를 4000원 받는다. 메뉴의 평균가격이 다 3500원~4000원 내외다. 그렇다고 음식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대를 나와 단골이었던 학생이 임신 중 <딸기골>의 순두부찌개가 그리워 멀리서 포장해 가려고 올 정도로 중독성 있는 맛이다. 이곳에서는 옛 맛을 잊지 못하는 50대 중년의 손님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덮밥과 비빔밥 종류는 돌솥밥을 고집한다. 돌솥에 밥을 해야 따뜻함이 오래가고 맛을 유지할 수 있기에, 일손이 더 가고 힘들어도 바꾸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배가고픈 학생들을 생각해 계란 하나라도 더 넣어주려 신경 쓴다고. 또한 외국인 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해 순두부찌개의 매운 맛을 완화시킨 '치즈순두부' 메뉴를 만드는 등 조금이라도 학생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이러한 덕분에 큰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동안 학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정 대표는 쑥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학생들과 쌓은 많은 추억들이 바로 보람오랜 세월 한자리에서 운영하다보니 쌓여진 추억이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초창기에는 주로 서양학생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일본과 중국학생들이 많이 늘었다고. 특히 일본에서는 잡지에까지 소개되어 종종 물어물어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외국인 학생들은 마치 자기 집처럼 매일 들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정이 쌓이다보니 귀국할 때면 꼭 방문해서 사진촬영과 함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간다고 한다. 또 한국을 재방문하게 되면 몇 년이 지나도 다시 찾아온다고. 정 대표는 이렇게 작지만 소소한 추억들이 <딸기골>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이렇게 정을 나누며 운영하고 가능하면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외국인 베스트 메뉴불고기 돌솥밥 (4000원), 치즈김치 순두부 (4000원) 주소서울시 서대문구 대신동 50 영업시간10:00~21:00 연중무휴 문의(02)363-5563

<딸기골>을 추천한 대만인 유팅Yu Ting(오른쪽)과태국인 뉴즈Newz(왼쪽) 커플

태국 방콕에 거주 중인 이들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태국은 더운 날씨 탓에 딸기가 나지 않아 한국 과일 '딸기'와 한국을 다녀온 친구가 추천한 <딸기골>분식의 '불고기 돌솥밥'을 먹기위해 방문했다고. 의류관련 사업을 하는 젊은 커플이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태국은 한류열풍이 대단해 한국 음식도 잘 알려진 편이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이 히트를 쳐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들 역시 태국에서 불고기, 비빔밥, 떡볶이, 김치를 이미 맛보았다. 태국음식이 워낙에 맵기 때문에 매운 맛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고 정말 맛있다고 느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종종 현지 한국 식당을 방문한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삼계탕을 처음 맛보았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국 식당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영어메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국제화된 도시인 방콕에는 거의 모든 음식점의 메뉴가 영어로 표기 되어있다고. 세계적으로는 태국음식이 한국음식보다 더 알려진 편인데, 이렇게 한국음식이 덜 알려진 데는 영어표기가 없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다양한 음식들을 접해봤지만 한국 음식이 가장 독특하고 마음에 든다는 이들. 앞으로 태국으로 돌아가면 한국 음식이 그리울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월간외식경영ㅣ글·이정훈 실장, 홍혜원 기자ㅣ사진 엄태헌·변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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