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Ⅱ] [인터뷰] 2일 개교한 고양국제고 이영철 교장

오경환 기자 khoh@chosun.com 2011. 3. 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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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보다 국제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

"10년 전 목표가 '스카이(SKY) 대학 보내기'였다면 지금부터는 세계 곳곳에서 '밥값' 해낼 인재들을 키우겠다."

1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고양국제고등학교에서 만난 신임 이영철(54) 교장은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 교장은 지난해 파주 봉일천고 교감 재직 중 고양국제고 교장 공모에 응해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0월 1일 교장 겸임발령을 받았고, 정확히 5개월 만인 이날 정식 부임했다. 이 교장은 "고양국제고가 교육열 높은 고양시 학부모들의 희망, 나아가 4년 뒤에는 경기도민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고양국제고는 2일 동시에 첫 입학생을 받은 동탄국제고와 함께 부산·청심·서울·인천국제고에 이어 전국 다섯 번째 국제고다. 고양국제고 설립은 지난 2009년 2월 시행사인 DSD삼호·청원건설·대양산업개발이 600여억원을 들여 학교를 지은 뒤 기부채납하기로 경기도교육청과 협약을 맺으면서 본격 추진됐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1만7460㎡(약 5200평) 부지 위에 지상 5층·24학급 규모로 들어선 고양국제고에는 첫 신입생 209명이 입학했다. 다음은 이 교장과의 일문일답.

―2000년대 초 소위 '입시통'으로 불리던 백석고 3학년 부장교사였는데, 당시 백석고처럼 입시 명문을 지향하나.

"아니다. 비평준화 시절 명문 학교와 지금의 고양국제고는 지향점이 다르다. 당시 백석고에서 한 해 서울대, 연·고대 등 '스카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는 200여명으로 3학년 전체 학생의 절반에 육박했는데, 이는 목표가 '입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고양국제고의 목표는 '스카이 보내기'가 아니라 '국제 전문인재 양성'이다."

―입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얘기인가.

"대학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가르치려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해외 대학 입시반'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지만, 국제고 설립 취지나 내 이상과는 맞지 않는다."

―신입생들은 어떤 기준으로 뽑았나.

"입시 전형은 전국의 다른 국제고·외고와 같이 중학교 2·3학년 영어 내신성적과 출결을 보는 1단계 전형(160점 만점)과 서류·면접으로 평가하는 2단계 자기주도학습 전형(40점 만점)으로 이뤄져 있다. 변별력 있는 2단계 전형에 특히 신경을 썼다. 학습계획·봉사활동 사항 등이 담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고, 면접 대상자들의 자신감·진실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지원자 495명 중 1단계 전형을 통과한 307명의 서류를 검토하느라 18명의 입학사정관들이 3박4일 동안 잠 한숨 못 잤다."

방과 후엔 SAT·TEPS 수업도

―신입생들의 입학 성적은.

"일반전형 120명·고양시 지역우수자 전형 40명·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40명·특례 전형 4명·편입학 전형 5명 등 총 209명이 입학했다. 이 중 일반전형과 고양시 지역우수자 전형·특례 전형·편입학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 성적은 비슷하다. 중학교 2·3학년 중 4학기 영어 내신성적 1등급 2회·2등급 2회가 커트라인이라고 보면 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정원의 20%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인가. 이들의 성적은.

"다른 학교에서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지원자 미달이 속출했지만, 우리 학교엔 40명 모집에 지원자가 48명이나 돼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인 1순위 학생들로 전원 선발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중 절반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진다. 이 학생들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서 학습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

―교과 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학생들은 졸업 시까지 영어는 물론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 2개 외국어 교과와 국제 관련 교과를 이수해야 한다. 국제 교과는 국제법·국제정치·국제경제 등으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배우게 된다. 또 사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신청자를 받아 방과 후 SAT·TEPS·수학 소규모 집중 수업을 실시한다. 매달 과목당 16시간 수업에 수업료는 6만원이다. 12명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소규모 강의실도 8개 마련했다."

―예체능 수업도 독특하게 이뤄지던데.

"입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음악은 기타 등 악기를 가르치는 것으로 미술은 사진 촬영·동영상 제작 지도 등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체육도 학생들이 수영을 원하면 수영장에 보낼 생각이다."

"1단계 전형서 영어로만 평가하는 것 문제"

―기숙사는 어떻게 운영되나.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주말에 귀가할 수 있는데 이미 90명이 주말 기숙사 잔류를 신청했다. 기숙사비는 월 12만9000원(식비 제외)이다. 학부모들이 주말에도 아이들을 붙잡아달라고 하지만 앞으로도 학생 본인의 신청에 따라 운영하겠다. 한편 2·3학년 학생들이 없어 현재 여유가 있는 기숙사 한 동은 올 가을 전국체전 선수단 숙소로도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고양시 지원금이 5억원으로 책정돼 있어 당분간 예산상 어려움은 없지만, 입학 전형은 교과부 차원에서 개선됐으면 한다. 전국의 37개 국제고·외고가 하나같이 1단계 전형에서 영어 내신성적 등으로만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자녀의 고양국제고 입학을 고려하는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기도와 고양시가 요구하는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겠다. 동료 교사·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고양시민·경기도민들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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