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아쉬운 만큼 기대가 큰 제주의 ACL 도전기

이경헌 2011. 3. 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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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초대된 제주유나이티드.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시작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경험해야 했다.

제주는 1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톈진과의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후반 9분 상대 공격수 유 다바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0-1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제주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안방불패(12승 6무)의 아성이 깨지는 동시에 E조에서 약체로 평가됐던 톈진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ACL 16강 진출을 향한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이날 패배는 제주로선 여러모로 아쉽다. 비록 패했지만 결정적인 득점 찬스는 제주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공격의 도화선 역할을 도맡았던 구자철의 공백이 가장 컸다. 지난해 구자철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서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오르내리며 공수에 걸쳐 높은 공헌을 했다. 특히 박현범과 함께 연계 플레이를 구사했던 구자철의 중원 장악력은 K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서 박경훈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영신을 투입했다. 유난히 거센 바람 때문에 패스의 갈피를 잡기 힘들었지만 원래 측면자원인 그의 움직임은 톈진의 압박에 밀려 터치라인 쪽으로 계속 겉돌았다. 자연스레 박현범의 패스 줄기도 전방으로 향한 침투패스보다 무의미한 횡패스 위주로 흘러갔다.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겨우내 중국 칭다오로 해외 이적을 추진하다 불발된 오승범이 선수등록기간을 놓쳐 ACL 무대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구자철의 부재시 수비력과 활동량이 뛰어난 오승범을 투입해 승리의 초대장인 볼 점유율을 선점해 나갔던 박경훈 감독으로선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도 없었다. 2010 K리그 MVP 김은중과 브라질 출신 공격수 산토스가 이끄는 공격진은 몇 차례 위협을 가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마르코 조리치와 리웨이펑이 포진한 톈진의 수비망에 막혀 100%의 파괴력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박경훈 감독은 신영록과 이상협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제주팬에게는 호쾌한 준족과 폭발적인 돌파력을 앞세워 6골 5도움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특급 조커' 네코의 미친 존재감이 그리웠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단지 한 경기를 가지고 전체를 평가할 수 없지만 무언가 아쉬운 게 제주의 현주소다. 지난해 제주는 비수를 들고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혔다면 이날 제주는 여러 검들을 계속 만지작 거리다 미수에 그쳤다고 할까. 경기 후 박경훈 감독도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구자철과 네코의 공백을 아쉬워하며 안타까운 듯 연신 쓴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박경훈 감독은 톈진전의 패배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훈 감독은 "물론 구자철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지난해 후반전 조커로 나서 상대를 뒤흔들었던 네코의 공백도 아쉽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들이 없어도 잘 해낼 수 있다. 선수들도 이러한 점을 잘 숙지하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는 완성된 팀이 아니라 재건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팀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비록 구자철과 네코라는 주춧돌을 잃었지만 K리그 정상급 오른쪽 측면 풀백 최원권, 브라질 U-15, 17 청소년 대표팀 출신 공격수 삥요, 네코의 대체자로 영입한 브라질산 윙어 자일, 파이팅 넘치는 골잡이 강수일 등 주머니 속에는 아직 꺼내지 않은 원석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박경훈 감독의 올 시즌 최우선 목표는 조직력 복원이다. 지난해 팀의 근간이었던 조직력 확충을 위해 기존의 틀에 맞춰 이적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초반 고비만 잘 넘기면 분위기를 타서 갈수록 상승세를 발휘할 수 있다"고 여전히 제주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했다.

톈진전서 첫 단추를 잘못 꿰멘 제주. 오는 15일 멜버른 빅토리와의 ACL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다시 가다듬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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