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덕현스님 사퇴, 법정스님 1주기에 왜?

배소진 기자 2011. 2. 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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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

↑지난 해 7월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제 2대 이사장에 취임한 덕현스님의 고불식(ⓒ길상사 홈페이지)

지난 해 3월 입적한 스승 법정스님의 유지로 서울 성북동 길상사 주지 직을 맡아왔던 덕현 스님이 돌연 사퇴의사를 밝혔다. 법정 스님이 만든 시민단체인 사단법인'맑고 향기롭게' 제2대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지난 20일 길상사 홈페이지에 쓴 '그림자를 지우며'라는 글에서 덕현 스님은 "길상사에 와서 지낸 지 두 해쯤이 되어가는 마당에 절을 떠나게 되었다"고 했다.

스승의 유언과도 같은 마지막 분부를 거역할 수 없어 그동안 머물렀지만 지금은 법정 스님이라 해도 여기를 떠나는 일이 수행자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덕현 스님은 "산중의 한거(閑居)에 익숙한 사람이 갑자기 도심의 도량에 나앉아 너무 많은 일을 다뤄야 했고,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야 했으며 너무 크고 복잡다단한 요구와 주문들에 끝없이 시달려왔다"며 '맑고 향기롭게'의 이사장직 유지가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그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적지 않은 반대와 온갖 곱지 않은 시선을 무릅쓰고 부처님의 가르침과 법정스님의 뜻을 받들며 소신껏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정제되지 않은 욕심과 야망, 시기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무리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고충과 충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비판하고 매도하는 말들, 그 뒤에 숨은 아상(我相)들"도 어려웠던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 말미에서 덕현 스님은 "'맑고 향기롭게'의 몇몇 임원들이나, 길상사나 '맑고 향기롭게' 안팎에서 나와 선의를 가진 불자들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게는 할 말이 거의 없다"고 해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길상사 불자들은 덕현 스님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크게 놀란 반응이다. 그가 사퇴하게 된 배경에 대한 논란도 잇따랐다.

한 불자는 "우매하고 추한 자들이여, 덕현 스님이 산문을 나서지 않을 수 없게 해 놓고 이제 만세라도 부르는가"라며 "법정 스님 팔기 바쁘시겠구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불자도 "일일이 호명하기 부끄럽다. 이번 덕현 스님의 사퇴와 관련된 분들은 책임있는 행동을 해달라"며 이것으로 법정 스님의 추모식은 충분하다고 했다.

"법정 스님의 추모식을 일주일 앞두고 그가 길상사를 맡긴 애제자 덕현 스님을 내쫓았으니 어떻게 법정 스님이 마음 편히 추모를 받으시겠느냐"는 탄식도 이어졌다.

덕현 스님은 지난 2009년 3월 법정스님이 투병할 당시 길상사 주지로 취임했다. 지난 해 5월에는 '맑고 향기롭게' 이사회에서 제 2대 이사장으로 호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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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 soji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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