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남국의 '春 2월'.. 3000그루 매화香의 유혹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2011. 2. 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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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바라키현 기행

아직 한국에서 쉽게 보이지 않는 봄의 문턱을 미리 만끽하고 싶다면 이웃 일본의 이바라키(茨城)현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유난히도 추운 겨울의 끝이 보이지 않지만 이바라키에서는 벌써 매화의 향기로가득 차 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 도쿠가와 시대의 정취를 느낀다.

이바라키에서 봄 손님을 유혹하는 곳은 바로 일본 3대 공원 중의 하나인 미토(水戶)시 가이라쿠엔(偕樂園)이다. 이곳에서는 20일부터 3월 말까지 매화 축제가 열리며 전국에서 수백만 인파가 몰려들어 공원 바로 앞에 임시 기차역이 설치될 정도다. 2월 말에 100여종, 3000그루의 매화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가이라쿠엔은 에도(江戶) 막부 시대 중요 지역 중 하나였던 미토 번(藩)의 9대 영주였던 도쿠가와 나리아키(德川齊昭)가 1842년 창설했다. 가이라쿠엔은 막부 시대 무사들의 휴식 장소를 제공했고 서민들에게도 개방됐다. 가이라쿠엔이라는 이름 자체가 '맹자'의 한 구절에서 따온 말로 '백성들과 함께 더불어 즐긴다'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실용성을 중시한 나리아키는 매화가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울 뿐 아니라 열매를 소금에 절여 구황 식량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영지 내에 널리 심으라고 권장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이라쿠엔은 에도 막부의 마지막 수호지였던 이곳의 역사를 대변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가이라쿠엔에는 매화나무 외에도 삼나무숲, 대나무숲, 벚나무, 철쭉, 싸리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사계절 언제나 즐길 수 있다. 나리아키가 가이라쿠엔 내 휴식처로 만든 고분테이(好文亭) 내 3층에서는 공원 내 심어진 나무와 센바코(千波) 호수가 어울려 만들어 내는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이라쿠엔과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곳이 고도칸(弘道館)이다. 가이라쿠엔과 인접한 고도칸은 에도 시대의 종합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미토 영주 직할 무사 양성학교로 개설된 고토칸은 1841년 개설돼 가이라쿠엔과 만들어진 시기가 비슷하다. 나리아키는 학문과 무예를 갈고 닦는 고도칸과 휴식을 취하고 여유를 즐기는 가이라쿠엔을 애초부터 한 쌍의 공간으로 구상했다. 지금도 고토칸을 찾아가면 당시 무사들이 교육받았던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잘 보존돼 있다.

고도칸은 무사 양성학교였지만 문무를 함께 가르쳤다. 유학, 역사, 천문학, 수학, 음악 등을 문관에서 가르쳤고 검술, 창술, 병학, 마술 등은 무관에서 교육했다. 나리아키는 '맹자'의 한 구절에서 가이라쿠엔의 이름을 따오고 고도칸 내 공자묘를 성역으로 취급하는 등 특히 유학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 자연이 아름다운 이바라키

이바라키에는 가이라쿠엔 외에도 계절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자연경관이 많다. 우선 이바라키의 자랑이자 일본의 3대 폭포로 꼽히는 후쿠로다(袋田) 폭포를 꼽을 수 있다. 4단계로 흘러 떨어져 '사단계 폭포'라고도 불리는 후쿠로다 폭포는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요즘에는 겨울에 꽁꽁 언 폭포가 녹아내리고 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후쿠로다 폭포 하류에는 온천이 형성돼 일본 전통식 여관인 료칸에 머물면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폭포를 바라보면 즐기는 노천탕은 일상의 피로를 물과 함께 흘러 내려가게 만드는 느낌을 준다.

꽃의 낙원이라 할 수 있는 이바라키의 쓰쿠바(筑波)산은 가이라쿠엔과 함께 또 다른 매화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매화축제가 개최되며 약 1000그루의 매화나무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쓰쿠바산은 매화 외에도 철쭉이 유명한 꽃의 명소이고 산정상 근처에서는 고산식물과 산야초 등 오직 자연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꽃들도 만발한다. 꽃뿐 아니라 여러 가지 기암도 쓰쿠바산의 매력 중의 하나다.

3월까지 이어지는 매화철이 지나면 히타치(日立)시의 벚꽃축제를 추천한다. 4월 상순부터 중순까지 만개하는 히타치의 벚꽃은 히타치역에서부터 국도 6호선까지 약 1㎞ 거리에 벚꽃 터널을 만든다. 태평양을 내다볼 수 있는 언덕에 세워진 가미네(神峰)공원은 히타치 벚꽃 축제의 중심지로서 개화기에는 약 1000그루의 벚꽃이 활짝 핀다. 가미네공원 근처에는 동물원, 레저랜드 등이 있어 꽃과 함께 다른 것도 향유할 수 있다.

#. 다양한 체험과 먹을거리가 있는 곳

가족 단위로 여행을 간다면 이바라키는 다양한 체험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메밀이 유명한 이바라키현에는 히타치오타(常陸太田)시에 일본식 소바(메밀국수)를 만들 수 있는 체험관(사진)이 있다. 소바 만들기뿐 아니라 일본식 떡치기, 버섯·사과 따기, 참선 등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종합 농촌 체험 공간이다. 한국 돈 5만원 정도면 4인 가족이 소바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을 하며 일본의 농촌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딸기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사과와 귤을 모두 재배할 수 있을 정도로 중간 기후를 보이는 이바라키에서 최근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딸기가 어느 때보다도 당도가 높은 시기로 체험자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이곳의 먹을거리로는 히타치 쇠고기, 일본식 회덮밥, 아귀찌개 등을 별미로 들 수 있다. 히타치 쇠고기는 이바라키현에서 생산하는 일본산 흑우로 보통 스테이크로 먹는다. 태평양 연안의 오아라이(大洗)정에서는 회덮밥과 아귀찌개를 맛볼 수 있는데 회덮밥은 참치회, 성게알 등 신선한 재료를 밥 위에 얹어 간장 소스를 뿌려 먹고 아귀찌개는 일본 특유 맛과 향으로 요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아라이는 먹을거리뿐 아니라 바다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쿠아리움에서 돌고래쇼를 감상할 수 있고 인근 숙소에서는 바다 온천도 즐길 수 있다.

이바라키(일본) =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여행정보

도쿄(東京)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이바라키(茨城)현에는 지난해 3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이 하루 한 차례 직항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발 비행기는 매일 오전 10시, 이바라키발은 오후 1시에 출발하며 비행시간은 2시간 정도 걸린다. 현 곳곳에는 아웃렛, 백화점, 만물할인점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풍부하다. 또한 이바라키현은 127개의 골프장을 보유해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골프장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코스를 자랑하고 있으며 한국의 부산보다 날씨가 따뜻해 겨울에도 라운딩을 할 수 있다.

이바라키현 여행에 대한 관광과 이벤트 정보를 얻으려면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세종빌딩 608호에 이바라키현 관광 안내 데스크(02-730-5789)를 찾아가 문의할 수 있다. 이바라키현에서 개설한 한국어 홈페이지(http://ibarakiguide.jp/kr/)에서도 이바라키 관광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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