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전·월세 보완 대책] 없다던 전세대책 '한달새 두번째'..주택 수급대책 없어 大亂해소 미흡

정부 또 '뒷북정책'대출금 8000만원으로 확대…금리 年 4.5%서 4%로 인하공공물량은 늘리지 않은 채 민간임대 확대에만 초점

'2 · 11 전 · 월세 보완대책'은 세제지원 내용이 많아 관련 법령이 개정되는 오는 3~4월 이후에나 시행에 들어갈 수 있다. 법개정은 국회 통과가 필요해 시행시기를 못박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봄 이사철을 앞두고 벌어지는 전세난에 대처하기엔 때늦은 '뒷북 정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11일 대책 브리핑에서 선제적 대응에 실기(失機)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1 · 13 전세대책 발표 당시엔 최선의 대책을 종합해 내놓았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분양활성화 기대

이번 대책은 전세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에 나서도록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츠나 펀드의 미분양 매입 투자에도 한시적으로 과세 특례를 적용하고 개인투자자의 취득세 감면 폭도 늘리기로 했다.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민간 임대사업자나 여유자금 보유자,리츠나 펀드가 미분양 주택을 사서 전세를 놓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다주택자를 잠재적 투기자로 간주하던 정부가 전세난 때문에 투자 물꼬를 터 준 것"이라며 "분양시장을 활성화하고 전세매물도 늘려 전세시장을 안정시키는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봄철 전세난 해소엔 미흡

이번 대책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사항이 많지 않다. 전세물량을 늘리는 직접적인 효과를 내기도 힘들어 2~3월 급증하는 전세수요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달 중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은 주택기금의 전세자금 지원한도 확대와 금리 인하가 전부다. 국토부는 주택기금운용계획을 이달 중 바꿔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에게 지원하는 서민 · 근로자 전세자금 지원한도를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금리도 연 4.5%에서 연 4.0%로 낮춘다. 0.5%포인트 낮아진다.

그러나 실효성은 미지수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셋값에 1000만~2000만원을 더 대출해 준다고 큰 도움이 되겠느냐"며 "연소득 기준을 높이든 만 35세 이상인 단독세대주 연령제한을 완화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준공 후 미분양인 아파트의 3분의 2 이상이 중대형 평형이어서 세입자들이 원하는 중소형 물량과는 거리가 멀다는 문제도 있다. 박상우 실장은 "전세난을 겪고 있는 지역과 평형이 준공 후 미분양과 매치되지 않는 문제는 인정한다"면서도 "시장이 서로 연계돼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공공주택 착공 물량이 2007년 11만채에서 작년 1만6000채로 줄었는데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전세시장 불안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민간임대만 강조하는 대책은 일종의 책임회피"라고 주장했다.

장규호/이승우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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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 2.11 전·월세 대책 추진 계획

▶ [그래프]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지원 내용

▶ 임대사업자 등 세제 혜택 늘려 공급 확대 주력

▶ 전세 지원금리 4.5→4%, 한도 6천만→8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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