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보는 전세 대책.. 봄철 전세난 완화 기대는 한계
정부의 '2ㆍ11 전세대책'은 주택 매매 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전세난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 특히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과 준공후 미분양 물량을 전ㆍ월세 주택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은 주택 수요자들을 매매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동시에, 시장에 임대 주택 공급 물량을 늘일 수 있는 것이어서 '전세난 해결'과 '주택거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묘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각종 법령의 개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당장 발등의 불인 전세대란을 해소할 수 없다는게 결정적 한계로 지적된다. 아울러 최근 급증하고 있는 반(半)전세, 월세 세입자에 대한 주거 부담 완화 대책이 빠져 있는 점 역시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 '전세난 해결'과 '주택거래 활성화' 두마리 토끼 잡는다=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보완 대책의 핵심은 각종 세제지원을 통해 매매 수요를 민간임대주택 공급 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유형별ㆍ지역별로 상이한 매입 임대사업자 요건을 대폭 완화시켰다. 서울 기준 85㎡ 3억 이하 주택 5채를 10년간 보유해야 양도세 중과완화와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혜택을 주던 것을 149㎡이하 3채 5년 이하로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수도권도 85㎡이하 3채 7년 보유를, 149㎡ 이하 3채 5년으로 완화했다.
특히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보유 주택이 동일 시ㆍ도에 있어야 했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수도권 내로 완화한 것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이다. 경기도 일산과 용인 남양주에서 각각 주택을 매수해 임대를 줘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간임대사업의 확대 대책이 나오며, 전세공급 부족의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며"다만 세제지원 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임대 수익을 보장해줘야 사업자가 좀더 매입 임대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시장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민간 미분양 주택을 전ㆍ월세용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수용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건설사가 2년 이상 임대한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거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해 5년이상 임대하는 경우에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하고, 취득후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양도세를 50% 감면키로 했다. 이는 현재 빈집으로 남아 있는 주택을 임대주택 공급 물량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어서 실질적인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 연구위원은 "현재 전세난은 중소형에 집중된 탓이 큰데 중대형 물량이 시장에 나와주면 중소형 전세 수요가 어느 정도 옮겨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수도권 외곽이어서 효과가 반감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장기 시장 안정 초점, 봄철 전세난 해결은 역부족=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장기적으로 전ㆍ월세 임대 시장 안정에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사회 문제로까지 번진 당장의 봄철 전세난 해소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 상당 부분이 국회의 법개정 절차가 필요한게 부담이다. 아울러 세입자 부담 완화를 위해 전세자금 지원한도와 금리를 낮췄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월세 세입자 보호 방안이 빠진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서민ㆍ근로자 전세자금을 호당 6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늘리고 금리도 연 4.5%에서 4%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주택 바우처 제도 등 월세 세입자 보호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번 대책은 상당히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법개정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당장 봄철의 전세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매매 시장 활성화의 키워드인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연장 여부가 함께 제시되지 못한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정순식 기자@heraldbiz>su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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