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세대책,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주택 공급 늘려라
국토해양부는 어제 전세난 해소대책의 하나로 소형 분양 · 임대주택 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원룸 등 도시형 생활주택,다세대 · 다가구주택,오피스텔 등을 지을 때 국민주택기금에서 연 2%의 싼 금리로 1조원 이상의 특별자금을 지원하고 대출한도 확대, 대출자격요건 완화 등의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연내 소형주택 공급물량을 4만채 정도 더 늘릴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예상이다.이 또한 다급한 전세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아무리 작은 주택이라도 짓는데 통상 1년,빨라야 6개월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당장 전세 살 집을 구하는 게 발등의 불인 서민들에겐 먼 얘기다. 정부가 지난달 전 · 월세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후속조치를 내놓았지만 서민들의 기대에 자꾸 빗나가고 있는 것은 정책의 적기를 놓친 탓이 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전세수요가 예년보다 급증한 것이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전세난은 근본적으로 주택의 수급 차질에서 빚어졌음은 두 말할 게 없다. 몇년 동안 건설업체들은 신규 주택을 거의 공급하지 않았다. 입주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집값 하락으로 세입자들이 주택구입을 미룬 채 전세로 계속 눌러 앉는 경우가 많아졌으니 전세물량이 부족해질 것은 뻔하다. 이런 수급사정이 충분히 예측됐음에도 정부는 뒤늦게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책을 내놓는 데 급급한 양상이다. 전형적인 '뒷북 행정'에 다름아니다.지금 시급한 것은 서민들이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 주택을 마련해주는 일이다. 그러려면 서울 등 수도권에 이미 지어져 있는 소형 다가구 · 다세대 주택 매입을 최우선적으로 서둘러야 한다. 올해 짓기로 한 LH 등의 공공부문 분양 · 임대주택도 공기단축 등을 통해 상반기 중에 한시라도 빨리 공급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서민들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길이 열린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아울러 민간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 후속대책을 조속히 확정지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현재 검토중인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 연장 등의 전세난 추가대책도 실효성을 높이려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한다.<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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