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대박 꿈풀이]파자해몽도 해몽에따라 180도 차이

2011. 2. 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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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95년 <파자(破字)이야기>라는 한자의 문자유희에 관한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이러한 파자를 이용해, 나아가 점을 치거나 꿈을 해몽하는데 있어서도 파자가 활용되고 있다. 새롭게 출간예정인<한자(漢字)와 파자>에서는 파자의 다양한 쓰임과 파자해몽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파자해몽이란 꿈을 해몽하는 데 있어, 한자를 깨뜨리거나 합쳐서 살펴보는 문자유희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파자해몽의 예로, '이성계가 빈 집에 들어가 서까래 세 개를 등에 짊어지고 나온 꿈'을 해몽해, 서까래 세 개는 '三'의 모양이 되고, 등에 짊어진 것을 'ㅣ'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장차 왕(王)이 된다는 예지로 해몽되는 경우이다.

또 온 동네 닭이 일시에 울었다는 꿈이야기도 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파자해몽하고 있다. 닭의 울음 소리는 '꼬끼오'를 '고귀위'(高貴位)로 파자해 고귀한 자리에 오를 징조로 해몽했다. 이성계가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하늘의 뜻임을 민중들에게 꿈의 신비성을 빌어 믿도록 한 지어낸 꿈이다. 과거 급제와 관련된 파자해몽 꿈사례를 살펴보자.

소나무를 잡고 다섯 번째 가지에 앉는 꿈=나(유몽인)의 돌아가신 할아버지인 유충관은 별시에 합격해 임금 앞에서 보는 전시를 보러 가게 됐다. 그날 밤에 신판서 집에서 묵었는데, 참판 정언각 역시 판서의 생질이었다. 나이가 많았는데도 급제하지 못한 데다가 초시조차도 붙지 못했는데, 할아버지와 한 방에서 같이 자게 됐다. 할아버지께서 밤에 꿈을 꾸었는데, 한 소나무를 잡고 올라 다섯 번째 가지에 앉았더니, 아래 위로 모두 여자들만 있는 꿈이었다.

새벽에 깨어나 그 꿈을 말하니, 정참판이 누운 채로 그 꿈을 풀이했다. "소나무란 시체가 들어가는 관이다. 다섯 번째 가지란 5년이다. 아래 위로 여인이 있다는 것은 그대가 두 딸을 낳는데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크게 노해서, 일어나서 그를 때렸다. "만약 마당에서 닭고기와 약주를 차려 가지고 온다면, 마땅히 좋은 말로 그것을 풀이하겠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끝내 고치지 않겠다."

할아버지께서 닭고기와 술을 가져다가 그를 대접했다. "소나무(松)란 十八(木자를 파자하면 '十'+'八')명의 공(公) 글자로 나누어볼 수 있으니, 오늘 급제자로 18명을 뽑네. 그대가 다섯 번째 가지에 앉았으니 마땅히 5등을 할 것이며, 상하 여인이란 안(安)씨 성(姓)을 가진 사람이다."

그의 말처럼 5등으로 급제했고 18명이 같은 방(榜)에 붙었으며, 안현(安玹)이란 사람이 1등을 했고, 안장(安璋)은 꼴찌로 붙었다. 그후 할아버지께서 딸 둘을 낳았는데 모두 일찍 죽었으며, 할아버지 역시 일찍 돌아가셨으니 더욱 괴이하다 할 것이다.…유몽인 <어우야담> 요약 발췌.

할아버지인 유충관의 꿈을 파자해몽으로 손자인 유몽인이 밝히고 있다. 유사한 파자해몽의 중국의 꿈사례로, 배에서 소나무가 난 꿈을 꾼 사람이 18년 뒤에 높은 직위(公)에 오르는 것으로 해몽하고 있다.

지붕위에 하얀 신발이 얹혀 있는 꿈=영조 때 김이소라는 사람이 과거를 보러 가다가 지붕 위에 하얀 신발이 얹혀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쳐다보고 있는 꿈을 꾸었다. 김이소는 재수 없는 꿈같이 생각되어 어느 용하다는 해몽가를 찾았다. 해몽가는 "신발이 지붕 위에 있다는 것은 자고로 족반거상(足反居上, 발이 반대로 위에 있다는 뜻)이라 해서 좋지 않은 징조다. 하지만 선비는 그 정반대다. 왜냐하면 선비님의 이름자 '이소(履素)'로 履는 '신발'이요, 素는 '희다'라는 뜻이니 '흰 신발'이 된다. 그 흰 신발이 지붕위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쳐다본다는 것은 선비가 과거에 급제해 여러 사람들이 우러러 본다는 징조"라고 해몽을 했다. 과연 해몽가의 말대로 김이소는 거뜬히 과거에 급제하고 뒷날 벼슬이 좌의정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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