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연 이유

2011. 1. 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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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00년엔 55만 명, 2010년엔 102만 명. 10년 만에 85%나 증가한 수치가 있습니다. 국내 독거노인의 수입니다. 노인의 수가 급속히 늘면서, 부양하기를 꺼리는 이들 역시 늘면서 독거노인의 수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약 10년 뒤인 2020년에는 독거노인이 15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선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건물에서 1월 27일 개소식을 합니다. 이곳은 복지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에서 위탁운영하는데요,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기민 사무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의 이기민 사무총장.

보건복지부에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연 계기는 무엇인가요?

독거노인의 가장 큰 문제는 주변에서 방치해 돌아가시는 '고독사'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선 관리인이 독거노인을 찾아가거나 전화해 보살피는 노인돌봄서비스를 해왔는데,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독거노인의 수는 한정적이었습니다. 지난해 이 서비스를 이용한 어르신은 14만 명이었어요. 102만 명 중 14만 명을 제외하곤 혜택을 받지 못한 거지요.

더 큰 문제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기 때문에 이 분들이 돌아가신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돌아가신 분을 한두 달 뒤에 발견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이낙연 의원께서 보건복지부 진수희 장관께 노인돌봄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독거노인에 대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것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로 이어진 것입니다. 예산은 6억5700만원인데, 보건복지부에서 전액 지원합니다.

독거노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말씀해주세요.

독거노인 중 자녀가 있어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초생활수급 같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 때 정부로부터 1개월 동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긴급지원제도 등이 있지만, 잘 모르는 어르신이 많습니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고, 어르신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소개해드립니다.

뒤늦게 고독사한 어르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혼자 사시는 노인들이 혼자 계시다 돌아가시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돌아가신 어르신을 오랫동안 방치하는 건 막아야 합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서는 최대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연락합니다.

1월 27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에서 열린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개소식.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할 일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주 업무는 전화상담입니다. 상담원 10명이 일주일에 두 번씩 안부 전화를 합니다. 어르신들이 알면 좋을만한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만약 어르신이 전화를 며칠 동안 받지 않으면 방문해보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겁니다. 혼자 계시다 돌아가신 어르신이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있는 사태가 없도록 하는 거죠. 어르신들이 센터에 전화를 하셔도 필요한 문제를 상담해드립니다. 센터의 상담 전화번호는 1661-1299입니다.

센터에서만 독거노인 상담을 하는 게 아니라 이 일에 참여하기로 협정을 맺은 기업과 자원봉사단체도 독거노인 상담을 하게 됩니다. 지난해 12월 16일 대한적십자사, 보건복지콜센터,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 교보생명, 삼성화재, 동부화재, LIG생명보험, 삼성카드, SK텔레콤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개소식 때 2차 협약을 맺었는데요, 삼성화재, SK브로드밴드, 대한변호사협회, 삼성생명, LG유플러스, KTCS, 서울신문사, 기아대책, 해피빈재단, (사)좋은사회를위한100인이사회가 참여단체입니다. 2협약까지 총 26군데입니다. 모두 기관 내에 콜센터가 있는 기관들입니다.

참여기관들의 콜센터에서도 상담을 하겠지만, 사실상 이들 콜센터에서는 오랫동안 전문적인 상담을 하긴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안부를 묻고, 복지관의 행사 등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고, 날씨가 추운데 조심하시라는 등의 이야기만 하게 되죠. 그러다가 만약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엔 센터의 상담원에게 연결합니다.

개소식을 앞둔 24일,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상담원들이 교육을 받는 모습.

센터의 주된 업무는 전화서비스인가요?

그렇습니다. 기존에 보건복지부에서 하던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특정 관리인이 할당받은 어르신들을 지속적으로 전화도 하고 방문도 하면서 관리를 해 드리는 서비스였습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선 생활적인 면에 도움을 드리지 못합니다. 대신 독거노인들에게 안부 전화를 드리는 한편 알려드려야 할 사항, 예를 들어 "보건소에 언제 무슨 서비스가 있으니 받아보세요", "요새 폭염이 심하다고 하는데 건강 유의하세요" 등을 알려드리며 꾸준히 관리하려고 합니다. 참여기업의 콜센터 직원들에게도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멘트를 꾸준히 만들어서 줄 계획입니다.

이제 개소식을 했으니 센터에서는 차근차근 일을 해나갈 겁니다.우선 참여 기업의 콜센터와 자원봉사 단체들에 독거노인들의 연락처 리스트를 전달했습니다. 전국의 모든 독거노인들을 담당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지만, 가장 관리가 필요한 순으로 선정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척이 안 계신 분들 말이죠.

몇 분에게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요?

현재로서는 현실적으로 많아야 3만8000명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참여하기로 협약을 맺은 기관들로 감당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이 서비스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자원봉사 단체들이 늘어나면 더 많은 독거노인들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자원봉사단체들이 특히 많이 필요한데요, 아직까진 개인 자원봉사가 아닌 단체 자원봉사만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개인 자원봉사도 계발하고 모집하려고 합니다.

미담사례를 발굴하고 홍보해 참여기관 내에서도 참여인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요, 홈페이지도 구축하고 초청행사도 하면서 더 많은 기업들과 후원단체들이 이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하려고 합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개소식의 모습.

마지막으로 각오의 한 말씀 해주세요.

앞으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모든 독거노인들에게 후견인 같은 기관이 됐으면 합니다. 생활, 안전, 건강, 모든 면에서 사회적인 안전망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에 관심을 가져주고 동참도 해 주시는 센터로 발전되면 더 많은 독거노인들을 도와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센터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 TF팀 윤정혜 사무관은 "현재 감당할 수 있는 독거노인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어르신을 도와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자원봉사 단체 등이 힘을 합친 곳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였습니다. 더 많은 독거노인들이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책기자 이샘물(대학생) saemmoo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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