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할머니 기리며 제사의 절차·의미 되새겨

2011. 1. 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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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쓰는 법과 절하는 방법… 모든절차 알기쉽게 자세히기제사와 차례의 차이점도

[세계일보]

이춘희 지음/김홍모 그림/비룡소/1만원

할머니 제삿날/이춘희 지음/김홍모 그림/비룡소/1만원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 '顯비(女+比)儒人全州李氏神位'(현비유인전주이씨신위). 차례나 기제삿날 상위에 올려놓는 지방(紙榜)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집집마다 조상의 위패(位牌), 즉 신주(神主)를 모신 사당이 있었다. 제사를 지낼 때는 이 위패를 모셔다 지냈다. 그런데, 오늘날은 가정에 사당도 없고 조상의 위패도 없다. 그러므로 제사나 차례를 지낼 때 종이에 글을 적어 임시로 위패를 대신 삼는 것이 바로 지방이다.

지방에는 고인과 제사를 모시는 사람(제주·祭主)의 관계를 적고, 고인의 직위를 적고, 고인의 이름을 적고, 마지막에 신위라고 적는다. 고인의 이름은 남자 조상의 경우 모두 '府君'(부군)이라고 쓰며, 여자 조상이나 아내는 본관과 성씨(사례에서는 '전주이씨')를 쓴다. 요즘에는 한글로 지방을 쓰는 집안도 늘어나고 있다. 이때는 '어머님 신위' '아버님 신위' 등으로 간단하게 쓸 수도 있고, 한자의 우리말 표기만 써서 '현고학생부군신위'와 같이 쓰기도 한다.

설을 앞두고 시의적절하게 출간된 '할머니 제삿날'은 1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제삿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민수의 이야기를 통해, 제사의 의미는 물론 제사 상차림 법과 바르게 절하는 법, 제사 지내는 순서 등 제사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알려 주는 교양서다.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왁자지껄 제사 준비를 하는 분주하면서도 정겨운 제삿날의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제사상을 받으러 오신 할머니 얼굴이 곳곳이 숨어있어 이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삿날이 되면 할머니가 오신단다"는 엄마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민수가 꿈속에서 할머니의 채근으로 일어나 할머니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책은 온 가족이 전을 부치고 떡을 빚어 정성스레 제사상을 차리는 장면과 마음을 다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면, 또 제사가 끝난 뒤 한데 둘러앉아 제삿밥을 나누어 먹는 장면 등을 통해 아이들이 제사에 관해 궁금해 하는 여러 지식을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또한 본문 중간중간 자리한 크고 작은 말풍선을 통해 명절마다 제사 때마다 헷갈리는 제사 상차림 방법 외에도 남녀별 절하는 방법, 지방과 축문 쓰는 방법, 제사 지내는 순서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권말의 부록에서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제사와 설·추석 같은 명절에 지내는 차례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기제사와 차례는 제사를 지내는 시간, 제사의 대상, 상차림, 제사 지내는 순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잘 구분해야 한다고. 제사가 끝난 뒤 갖은 나물과 전을 넣고 비벼 먹는 제삿밥에서 비빔밥이 유래하였다는 이야기도 색다른 읽을거리다. 이 밖에도 제사를 지내는 각각의 절차에 담긴 의미를 소개했으며, 아이들이 직접 조상을 위해 편지 형식의 축문을 써 보는 장면도 흥미롭다.

제사 상차림과 제례 절차는 본래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자신의 집안 제사법을 기본으로 하되, 성균관의 제례법과 건전가정의례준칙 등을 참고했다는 저자는 "제사상에 무엇을 어떻게 올리느냐, 지내는 순서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 등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제사는 마음을 담아 조상과 부모, 가족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정신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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