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쓴 김인희씨

곽아람 기자 aramu@chosun.com 2011. 1. 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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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건국신화·언어 비슷 中 먀오(苗)족 뿌리는 고구려인"

"668년 고구려가 멸망한 뒤 20만명의 고구려 유민이 당나라로 끌려갔죠. 그들은 한족(漢族)에 동화되지 않고 하나의 민족을 형성했어요. 중국남방의 소수민족 먀오(苗)족은 고구려 유민이 주축이 돼 주변의 여러 민족과 결합해 형성된 민족입니다."

김인희(43) 전북대쌀·삶·문명 연구원 전임연구원이 쓴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푸른역사)은 도발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중국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족으로, 중국 남부에 800만명이, 동남아시아· 미국· 캐나다· 프랑스등에 2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먀오족의 뿌리가 고구려 유민이라는 것이다.

중앙대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김 연구원은 1999년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에서 '한국과 먀오족의 창세신화 비교연구'로 언어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가 먀오족과 고구려 유민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0년 여름, 중국 광시성(廣西省)의 먀오족 마을에서 먀오족의 바지가 고구려 전통 바지인 '궁고(窮袴)'와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다. 궁고는 가랑이에 큰 천을 덧대 엉덩이 부분을 풍성하게 만든 바지다. "중국 남방 민족들은 대개 무덥고 습한 날씨를 견디기 위해 엉덩이와 허벅다리 뒤쪽을 노출한 바지를 입거든요. 그런데 '왜 먀오족은 궁고를 입을까? 혹 고구려 유민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죠."

이후로 10여년간 고구려 유민과 먀오족과의 관계를 연구해 온 김 연구원은 책에서 당에 의해 랴오닝성(遼寧省) 일대 차오양(朝陽)과 산둥성(山東省) 라이저우(萊州)에 집결했다가 중국 각지로 보내진 고구려 유민이 각각 서부 먀오족과 동·중부 먀오족의 뿌리가 됐다고 말한다. "서부 먀오족은 자신들의 조상이 각각 흙탕물과 맑은 물로 이루어진 두 개의 강을 건너왔다고 해요. 흙탕물 강은 황하(黃河)이고, 맑은 물 강은 창강(長江)입니다. 이는 차오양에서 이주해 온 고구려 유민들의 이동경로와 유사합니다. 동방의 바닷가에서 왔다고 전해지는 동부 먀오족이 죽은 이를 위해 부르는 노래에는 당나라가 산둥에서 배를 타고 평양을 공격했을 때를 상기시키는 장면이 나오고요."

또 다른 근거들도 있다. "먀오족은 최근까지도 고구려인처럼 형사취수(兄死娶嫂)를 했어요. 먀오족은 남방민족 중 유일하게 난생신화(卵生神話)를 가지고 있는데, '봄꽃 어머니'가 낳은 알을 새가 품었더니 먀오족 조상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유화(柳花·버들꽃)가 낳은 알에서 주몽이 나왔다는 고구려 난생신화와 비슷하기도 하고요." 김 연구원은 이 밖에 우리의 '쌀'에 대응하는 말인 먀오족의 '쎄'와 '세'가 '쌀'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 등을 든다.

김 연구원은 "'고구려 유민의 후예'란 민감한 주제라 다루기가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예전에도 태국 치앙마이의 라후족이 고구려인의 후예라는 설 등이 제기됐지만 사람들이 널리 믿지는 않았죠. '소설을 쓴다'는 비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자료를 모으고 연구했어요. 제 가설이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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