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책 시장 반응] "그게 무슨 전세대책 .. '약발' 기대 접었다"
단기 매물부족 해소엔 역부족 … 매수세 줄고 전세수요만 늘어
"그게 무슨 대책입니까. 달아오른 전세시장을 식히기에는 약효가 없을 것 같아요. "(마포구 H공인중개) 정부가 지난 13일 전세대책을 내놨지만,일선 현장에서는 전세대란을 잡는 데 실효과가 매우 미약할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당장 입주 가능한 전세매물이 충분치 않은 데다 정부가 제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가시화되려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매물 부족 갈수록 심화
'1 · 13 전세대책' 발표 하루 만인 14일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중개업소를 둘러본 결과 반응은 싸늘했다. 매물 부족과 전셋값 오름세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였다. 특히 매물 품귀 현상은 강남구 등 고가 아파트 단지는 물론 강북권도 심각했다.
강북구 길음뉴타운 지역은 1만5000채 아파트 가운데 전세매물이 10개도 안 된다고 현지 중개업소는 전했다. 소형인 79㎡(24평형) 등은 예약을 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길음동 대림 79㎡형의 전세 호가는 1억8000만원까지 형성됐으나 매물 구경은 쉽지 않다.
영등포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 래미안4차는 1391채 규모의 대단지인데도 전세매물이 거의 없었다. 191㎡(58평형)짜리 대형 아파트만 매물이 나와 있다. 당산동 부자촌공인 관계자는 "중소형 공급이 적은 데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해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에서는 중대형 아파트로 오름세가 확산되면서 상승폭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학군 수요까지 가세한 반포 · 방배동 일대 전세가 강세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13㎡형은 최근 2000만원 상승한 7억9000만~8억원,방배동 한화 161㎡형은 3000만원 오른 4억~4억8000만원 선에 전세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난 가중 우려
전셋값 및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정부 대책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갑작스런 금리 인상 여파에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주택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아뉴타운의 K공인 관계자는 "매매상담 중이던 아파트 3건이 있었는데,그 중 2건이 오늘 아침에 전세로 마음을 돌렸다"며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이 매매 수요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세물건 품귀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대치동 B공인 대표는 "4400채가 넘는 은마아파트에는 전세물건이 단 한 건도 없다"며 "이런 경우는 개업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거래 활성화로 해결해야
전문가들은 매매거래를 활성화해 전세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3월 말로 종료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를 연장해 일부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일수 씨티은행 PB팀장은 "전세가격 급등으로 최근 들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 같은 실수요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선화/이승우 기자 d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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