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Life] 마카오 스카이워크..둘이 걷다 하나 좋아 죽어도 몰라요




침이 '꿀꺽' 넘어간다. 초속 4m쯤 될까. 심술궂은 바람이 '툭' 몸을 밀친다. 순간 가슴과 허리를 고정한 두 줄의 생명 벨트('안전'이 아니라 '생명' 벨트다)가 몸을 꽉 조인다. 비명조차 터지지 않는다. 마치 암벽 트램펄린(줄에 고정한 채 밧줄을 타는 고난도 암벽 기술)을 하듯 기자의 몸이 허공에 매달린다. 대롱대롱. 이곳은 마카오 도심에서도 가장 높은 마카오타워(높이 338m) 전망대. 타워 바깥을 따라 허공에 아찔하게 만들어진 하늘길 '스카이 워크(Sky Walk)'다.
◆ 233m 번지점프ㆍ스카이워크 살벌한 길= 마카오타워 61층 전망대. 대낮에도 이곳엔 비명이 끊이지 않는다. 한쪽엔 세계 최고 높이의 '번지'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지상 233m짜리 번지 점프대가 입을 벌리고 있다. 그 주변을 따라 2m 너비로, 원형 타워를 따라 스카이 워크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쉬지 않고 비명이 들리는 까닭이다.
마카오 정부 관광청 직원은 기자에게 무료 체험 기회를 주겠다며 웃었다. 새해 벽두 토끼해 기운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번지에 도전. 심호흡을 하니 하늘이 까맣다. 짧은 영어 실력이지만 영어로 말하는 안전요원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생존 본능인가 보다. '233m를 곧장 떨어진 뒤 지상 40m쯤에서 첫 반동이 온다. 양옆에 보조 케이블이 달려 있어 떨어지다가 타워에 부딪힐 일은 절대 없다.
야외 점프대로 나가니 체중을 점검한다. '78(㎏)'이라는 숫자를 손등에 적어준다. 꾹꾹 사인펜이 눌러오는 손등의 압력 크기만큼 공포감에 점점 심장이 조여온다. 발목에 버팀줄을 감으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꾸물꾸물. 100m처럼 보이는 1m를 겨우 전진해 슬쩍 아래를 내려다본다.
몸이 떨어질 에어매트는 정말 콩알만 하다. 멀리 솟아오른 MGM, 리스보아호텔과 린호텔 카지노가 안쓰러운 듯 기자를 굽어본다. 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10여 분을 울부짖다 기다리던 다음 차례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결국 포기(어쨌거나 레이디 퍼스트다).
두 번째 도전은 스카이 워크. 글자 그대로 하늘 위를 걷는 아찔한 공포 체험이다. 233m 높이 원형의 야외 전망대 밖으로 만들어진 철판 데크를 딱 한 바퀴 도는 코스. 이것도 만만치 않다. 번지의 공포는 딱 2초이지만 스카이 워크의 공포는 10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여자 동료 4명의 팔에 이끌려 결국 도전. 우선 생명 벨트 2개가 몸에 걸린다. 보조 헬멧은 없지만 미끄러지지 않는 전용 신발은 빌려야 한다. 그냥 도는 것도 아니다. 공포 체험 단계가 있다.
첫 코스는 에지 걷기. 마카오 스카이 라인을 내려다보며 데크의 맨끝을 따라 10m쯤 걷는다. 마치 중력이 몸을 데크 밖으로 사정없이 끌어당기는 느낌. 아찔함 그 자체다.
두 번째는 생명 벨트 타기. 정말 공포스럽다. 만약의 사태를 위해 만든 생명띠를 붙잡고 10여 m를 뛴 뒤 두 발을 든 채 그대로 돌진한다. 탄력을 받은 벨트는 대롱대롱 사람을 매단 채 미끄럼을 탄다. 시간도 공간도 머릿속도 그 순간 하얗게 멈춘다. 정신이 들면 다시 공포스러운 데크 위다. 마지막은 데크에 걸터앉기. 상상해 보시라. 지상에서 233m 허공의 난간에 다리를 툭 내걸고 턱 하니 앉아 있는 장면을. 공포의 이 10분이 단 1초처럼 지난다.
마카오타워에는 기네스에 오른 번지와 이 스카이 워크만 경험하러 전 세계에서 매년 관광객이 몰린다. 하루 평균 40~50명 선. 이미 호주 프랑스 인도 독일 등지에서 이 번지와 워크를 경험한 사람만 200만명에 달한다.
가격도 아찔하다.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뛸까 말까인데, 이 번지의 가격은 무려 2488달러(DVD 포함). 스카이 워크는 588달러다.
61층 야외 전망대 3층 아래 58층은 뷔페 식당이다. 서울 남산의 N타워처럼 창가석은 천천히 회전하며 마카오시내 전경을 두루 보여준다. 이곳은 아찔한 식사로 악명(?)이 높다. 61층에서 번지와 스카이 워크를 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 맛깔스러운 스테이크를 입에 넣으며 공포에 질린 채 사지로 떨어지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
하늘을 걸었다면 이젠 마카오의 땅을 걸을 차례다. 마카오는 걸어야 제맛이다.
◆ 세계문화유산ㆍ에그타르트 달콤한 길서울 종로구만 한 공간. 거기에 25개의 세계문화유산이 빼곡히 들어선 것도 놀라운데 이 유적이 반도 서쪽에 몰려 있어 마음만 먹으면 한나절에도 다 둘러볼 수 있다.
마카오의 문화유산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다. 첫 시작은 카사가든이 제격이다. 주변엔 카사가든과 담을 함께한 카모에스 공원도 있다.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보리수나무와 한국인 최초로 미사를 집전한 가톨릭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 딱 10분 정도만 할애할 것.
오른쪽은 마카오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낸 외국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신교도 묘지다. 최초로 중국어로 성경을 번역한 로버트 모리슨을 포함한 160여 명의 안식처로 묘지답지 않게 평온함이 가득하다.
이어지는 코스는 그 유명한 성 바울 성당. 마카오의 상징처럼 한쪽 벽면만 남은 명소다. 그 아래로 이어진 계단의 숫자는 정확히 66개. 철제 계단으로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성 바울 성당 동쪽 언덕은 몬테 요새다. 1617년부터 10년에 걸쳐 세워진 이 요새는 1622년 네덜란드의 침공에 맞서 싸운 역사의 현장이다. 녹슨 대포와 화약 저장고가 당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66계단 아래는 잠깐 쉬어가는 코스. 골목 양쪽으로 마카오의 대표적 먹을거리인 '육포' 가게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공짜 시식이다. 20여 m의 골목을 내려가는 동안, 과장 약간 보태면 배부르게 육포 맛보기를 할 수 있을 정도.
이 골목을 따라 5분쯤 내려오니 오른쪽에 노란색 벽의 성 도미니크 성당이 보인다. 이 앞쪽 바닥이 검은색 물결 모양의 모자이크 장식으로 유명한 세나도 광장이다. 광장을 중심에 놓고도 문화유산은 펼쳐져 있다. △멀리서 보면 용의 수염이 날리는 형상이므로 중국어로 '룽충먀오(龍崇廟)'인 성 아우구스틴 성당 △동양 최초의 서양식 극장인 돔 페드로 5세 극장 △십자가 형상으로 지어진 성 로렌스 성당 등이 늘어서 있다.
마지막 코스는 '아마' 사원이다. '아마'는 뱃사람을 지켜주는 여신 틴하우를 이르는 말이다. 풍랑에 의해 모든 배가 뒤집어졌을 때 그가 탄 배만 무사히 육지로 들어왔다는 설이 전해진다.
25개의 세계문화유산보다 기자가 더 푹 빠져버린 딱 한 곳도 있다. 드라마 '궁'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콜로안 빌리지'. 이곳에 허름해 보이는 로드 스토스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가 있다. 33㎡(10평) 남짓한 이 가게에는 늘 20~30여 명의 사람이 줄지어 있다.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먹기 위해서다. 따끈하게 구워진 페이스트리 위에 계란 노른자와 우유, 설탕, 휘핑크림을 섞어 오븐에 구워낸 달콤함의 종결자. 동양과 서양의 매력을 절묘하게 섞은 후 전통의 매력을 버무려 노릇노릇 구워내 마카오만큼이나 달콤하고 맛깔스럽다.
■ 마카오 여행 포인트▷가는 길=에어마카오(www.airmacau.co.kr)에서 인천~마카오 직항편을 매일 운행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30분. 인천발 마카오행은 아침 8시, 마카오발 인천행은 현지시간으로 새벽 2시 10분에 출발한다. 여행 관련 문의는 마카오 정부 관광청(www.macautourism.gov.moㆍ02-778-4402).
역사를 알면 더 재미있는 마카오=마카오는 440년간 포르투갈령이었다가 1999년 12월 중국에 반환됐다. 지금은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불린다.
인구 중 95%가 중국인이다. 관광 목적일 때는 무비자(3개월간)다. 공식 화폐는 파타카(마카오달러)이지만 환율이 비슷한(1대1.03) 홍콩달러가 더 많이 쓰인다. 4월 중순이 해수욕 시즌이다.[마카오 = 신익수 여행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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