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음식을 평소에도 먹기 위해 만든 헛제삿밥 '까치구멍집'

김여진 월간 외식경영 2011. 1. 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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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여진 월간 외식경영]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음식을 대접했던 곳으로도 유명한 '까치구멍집'은 시청의 추천을 받아 음식점을 시작했을 만큼 차별화한 메뉴에 맛이 뛰어나다. 지금도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번쯤 꼭 방문하는 곳으로 평일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다.

제사음식을 제사가 아닌 때에 먹었다 하여'헛제삿밥'이란 이름이 붙었다. 흔히 제사음식은 정성을 들여 제일 좋은 음식을 준비하기에 더 맛있다. 안동 양반들은 그런 제사 음식을 평소에도 즐기길 원했고 그에 따라 헛제삿밥이 나오게 되었다.

제사음식이 그렇듯 고춧가루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게 음식을 즐긴다. 덕분에 식재료 원래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

헛제삿밥과 양반상 두가지 메뉴가 대표적이다. 헛제삿밥(7000원)은 제사에 올라가는 나물들과 여러 종류의 전, 국이 한상으로 나온다. 다섯가지의 나물이 잘게 썰어져 큰 놋그릇에 담겨 나온 밥을 간장에 비벼 먹는다. 매콤한 음식은 김치 한 가지 밖에 없다.

양반상(1만3000원)'은 헛제삿밥에 탕평채와 조기구이, 상어고기, 후식으로 떡이 더해진 것이다. 후식으로 안동식혜와 감주(일반식혜의 경상도 방언) 두 가지를 제공하니 안동 식혜의 독특한 맛을 비교하며 맛 볼수있다.

◇ 재료를 아끼지 않는 정성

헛제삿밥을 자세히 살펴보면 음식에 들어간 정성이 얼마나 큰지 놀라게 된다. 기본적으로 밥에 비벼먹는 나물 6가지가 큰 놋그릇에 담겨 나온다. 데친 콩나물, 오이, 무, 고사리, 배추, 시래기가 잘게 썰어져 나와 밥과 비벼 먹기 편하다.

무국은 오래 끓여야 국물 맛이 깊어진다는 소신으로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 작은 뚝배기 가득 담았다. 무를 오래 끓이면 삭아져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물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전은 무려 9가지나 된다.

계란을 입힌 동태전, 호박전, 생다시마에 밀가루 옷을 입혀 구운 다시마전, 구운 북어, 계란 반쪽과 구운 두부, 안동 간고등어, 상어 고기, 쇠고기 산적이 한 조각씩 먹기 좋은 크기로 제기에 가득 담겨 나온다.

어느 것 하나 손이 적게 가는반찬이 없다.양반상에 나오는 탕평채는 더욱 손이 많이 간다. 계란 흰자부침, 노른자 부침, 당근, 미나리, 숙주를 잘게 채 썰어 직접 담근 묵위에 올렸다.

'탕평채'라는 이름은 영조의 '탕평책'에서 따온 것으로 인재를 고루 등용하겠다는 탕평책의 의지를 여러 가지 식재료를 고루 섞어 먹는 음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형적인 양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잘게 썰어 다섯 가지 색깔로 장식한 것이 눈으로 보기에도 좋다. 탕평채는 원래 청포묵을 사용하지만 좀 더 대중적인 묵으로 대처했다. 야채와 묵이 잘 어우러져 산뜻하면서도 각 재료들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같이 나오는 조기 또한 그 크기가 결코 작지 않으며 제사상에 놓는 방향까지도 고려해 가지런히 제기에 놓여있고, 양반상에는 큰 제기에 담긴 상어고기와 산적이 추가된다. 도시에서는 특히 상어고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다.

갈수록 제사를 지내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대에 상어고기를 맛 본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겉 보기에 보쌈고기같은 돼지고기의 퍽퍽한 부위일거라 생각하고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육질에 놀란다.

그리고 미묘한 고기 결이 있는 것으로 생선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담백하면서도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 그냥 먹기에도 좋다. 고기 산적은 간장 양념이 짜지 않게 배어 밥과 함께 먹기 적절하다. 후식으로 마구설기와 약밥이 먹기 좋게 썰어져 나온다.

◇ 안동시 추천으로 민속촌에서 처음 시작

평일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인데도 경북 안동시 상아동에 위치한 '까치구멍집'은 계속 밀려드는 손님들로 숨 돌릴 틈도 없었다. 대부분 안동 관광을 왔다가 지역 향토음식의 대표인 헛제삿밥을 먹으러 온 외지사람들이다.

향토음식으로의 명확한 정체성이 안동을 찾는 관광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레 헛제삿밥을 찾게 만든다. 특히 '까치구멍집'은 민속촌에서부터 30년 동안 헛제삿밥을 판매하며 안동향토음식 홍보에 앞장섰다.

서정애 대표의 시어머니는 안동에서도 솜씨 좋기로 유명해 추천을 받아 안동 민속촌 안에 헛제삿밥 음식점을 시작했다. 그리고 20년간 민속촌에서 운영하다 10년 전부터 강 건너 지금의 건물로 옮겼다. '까치구멍집'이란 이름은 민속촌에 있을 당시 음식점의 전통 초가집 형태에서 따왔다.

u까치구멍집'은 안동지방만의 특이한 가옥 형태로 안방, 사랑방, 부엌, 마루, 봉당 등이 한 채에 딸려 있고 앞뒤 양쪽으로 통하는 양통집을 말한다. 지붕 양쪽으로 연기가 빠지도록 구멍을 낸 모양이 까치둥지와 비슷하다고 해서 '까치구멍집'이라고 했다.

◇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까다로워

'까치구멍집'의 인기가 높아지며 주변에 헛제삿밥을 하는 음식점도 여러 개 생겼었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다들 다른 업종으로 전환했다.

일반 백반에 나물과 전 등을 더해 헛제삿밥이라고 하기도 했다. 대표 향토 음식이라는 확고한 정체성과 차별화한 특색을 갖췄음에도 쉽게 경쟁업체들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은 헛제삿밥이라는 메뉴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헛제삿밥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제사음식 자체가 정성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최고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 그만큼 원가부담이 더해진다. 그리고 나물, 전, 탕평채 등 메뉴 하나하나가 손으로 다듬고 잘게 채 썰어 내놓아야 하는 요리들이다.

놋그릇은 제사상과 같은 느낌을 주는 좋은 식기이지만 종업원들이 서빙하기 무겁고 닦는데 엄청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기에 '까치구멍집'이 인기 있다고 따라했던 주변 경쟁 음식점들이 쉬이 떨어져 나갔다.

7000원, 1만3000원으로 한 끼 식사로는 조금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지만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기에 그리 남는 것은 없다.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 513-1 전화 (054)821-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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