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뇌경색 등 기자 30여명 세상 떠나

곽선미 기자 2011. 1. 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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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건강해집시다! <상>

본보 부음기사 조사 최근 10년 동안철저한 건강관리·긍정적 사고 '필수'

모바일 시대 도래, 종편과 보도채널 도입은 기자들에게 기회이기 보다 위기를 암시한다. 언론사들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이유로 들며 처우개선은 뒤로 미룬 채 고강도 업무만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에 선 기자들, 그들의 건강은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본보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의 부음기사를 조사한 결과 10여 명의 언론인들이 세상을 떠났다. 이 중 2명은 현장 기자로 살아온 30·40대 젊은 기자들로 모두 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30대 초반 신문사 기자는 설암, 40대 후반인 방송사 기자는 대장암이었다. 50대 한 화백은 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40대 후반 한 기자 출신 교수는 뇌종양으로 숨졌다. 시간을 거슬러 2000년부터 2008년까지의 조사를 살펴보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9년간 27명의 기자들이 암이나 뇌경색 등의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또한 일선 기자들 가운데에도 암, 당뇨를 앓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한 경제지 40대 취재기자는 위암판정을 받고 1년간 휴직을 해야 했다. 종합일간지 한 40대 기자도 간경화로 수술을 위해 휴직을 했다. 30대 후반에 당뇨를 앓고 있는 기자도 있다. 최근 한 시사주간지 20대 여기자는 한겨울 날씨에 '뻗치기'를 하는 등 과도한 업무로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특별한 병이 없더라도 기자들은 보통 비만과 지방간에 시달린다. 입사 전보다 5~15kg까지 체중이 늘었다는 게 대체적인 답변이다.

이처럼 기자들의 건강이 위험에 내몰리고 있지만 기자들의 업무강도는 점점 높아지고만 있다. 기자협회가 지난 2008년 실시한 직업만족도 조사에서 15.2%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84.0%의 기자들이 업무량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매체별로 신문이 87.2%, 방송이 75.7%로 나타났다. 신문 중에도 경제지(93.3%)와 정치부(94.3%)가 상대적으로 업무가 많다고 답했다. 모두 잦은 회식과 과음에 노출되는 부서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속보처리는 물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별도의 서비스 관리까지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일보 이기수 의학전문기자는 "암의 경우 국민 4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많이 발병하고 있어 기자직군에 특별히 더 많이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스트레스와 과로가 타 직종에 비해 높은데도 제대로 휴식을 취해주지 못해 건강에 치명적 손상을 입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위기의식은 기자들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기자들은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과거보다 다양한 운동과 방법으로 건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운동으로 건강은 물론 긍정적인 사고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며 '운동'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KBS 용태영 기자는 마라톤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차례 풀코스를 뛴 용 기자는 여의도공원이나 체육관을 찾아 주 5회 이상, 5km를 완주한다. 용 기자는 "이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찌뿌듯해서 가급적 매일 운동을 하려 한다"며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고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이재희 기자는 4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있다. 주 2~3회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편도 16km, 왕복 32km에 달하는 거리를 자전거로 오가는 것이다. 이 기자는 "MTB(산악자전거)를 이용해 편도 50분 거리를 달리는데 지하철과 맞먹는 시간"이라며 "지구온난화를 늦추며 개인건강도 챙길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매주 야구동호회 활동으로 건강관리를 하거나 윈드서핑, 바이크(오토바이) 등을 하는 기자들도 있다.

2000년부터 바이크를 타고 있는 김호일 영화기자협회 회장도 "자신이 흥미를 느껴 취미로도 활용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게 좋다"며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는 현실적으로 운동이 어려운 30대 중반 현장기자들에게 '걷기'와 '스트레칭'을 추천했다. 이 기자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2~3개 정류장 앞에 내려 빠르게 걷기를 하면 좋다. 기자실에서도 인터넷에 나온 스트레칭을 참조해 꾸준히 하면 된다"면서 "고지방을 피하는 식습관 등 작은 실천만으로 건강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기자협회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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