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세대책 없다더니..왜?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전셋값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며 다양한 방안들이 시행되고 있다. 해결을 낙관한다"(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지난달 23일)
"현재 전셋값 상승은 주택거래 부진이 주원인이어서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지난 4일)
정부는 이처럼 최근 전세 시장에 대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치권과 여론이 들끓기 시작하자 마지못해 오는 13일 물가대책과 함께 전세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해 말 당정협의를 통해 전세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어떻게든 대책을 만들어내야 할 입장에 놓였다.
전세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거나 인식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정치권의 압력과 함께 때마침 정부 물가대책 발표가 준비되면서 코가 꿰었다고 할 수 있다.
국토부가 전세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금은 전세대책을 내놓을 때가 아니다"는 의견이 국토부 내에서 계속 나오는 이유다.
정종환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임대주택과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는게 최상이 아니겠느냐"면서 "그동안 계속 대책을 시행해왔고, 그 연장선에서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획기적인 새로운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정책들을 좀 더 다듬어 내놓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사실 최근 전세시장 불안은 매매 부진과 저금리에 따른 월세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국토부가 내놓을 카드는 별로 없다는 게 의견도 많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매매를 기피하는 현상이 전세시장 불안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현재 전셋값 상승은 중산층 주택에서 더 두드러지므로 도시형생활주택을 핵심으로 한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두 실장은 이어 "더욱이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물가와 전세를 함께 잡겠다는 게 쉽지 않다. 현 시기에서 전세대책은 국토부 차원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액션을 취한다는 메시지를 전세시장에 전하다는 점에서 대책 발표는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본부장은 "올해 입주 물량이 적어서 전셋값이 더 올라갈 소지가 있는데, 정부가 계속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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