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시러 오는 집, 한옥 품은 아파트

지영호 기자 2010. 12. 3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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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한국형 LH공사 아파트]

"마당이 있는 아파트가 있다고요?" 왜 우리 단지에는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는 최근 이 같은 항의전화(?)를 받고 있다고 한다. 공사가 한옥의 정서를 살리면서 아파트의 편리함을 갖춘 주택을 보금자리로 공급하겠다고 밝히자 이미 보금

LH공사가 내놓은 새로운 주택평면은 아파트와 한옥의 만남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담긴 전통의 공간이 아파트라는 서양식 주택에 적용된다. 벽지와 장판, 창살과 창호 등 인테리어 소재도 다분히 자리 사전청약을 마친 단지 입주자들이 "우리는 왜 빼놓았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는 애교 섞인 하소연이다.

한국적이다.

'한국형 LH주택'으로 불리는 한옥주택평면. 그 자세한 이야기를 이번 평면개발을 주도한 엄정달 LH공사 주택디자인부장에게 들어봤다.

◆서양식 주택에 한국적 해석을 가미

"전통양식에서 가져온 장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를테면 평면의 가변성이나 공간의 위계가 그 예입니다. 내부 공간을 융통성 있게 쓸 수 있도록 하면서 마당이나 사랑채 등 중점 되는 공간을 배치했습니다."

LH에서 제안한 새로운 평면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존 민간 주택업체가 내놓은 플러스알파 공간을 한국적으로 해석했을 뿐이다.

평면은 안방의 별실이자 거실 일부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한실형, 거실의 확장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실형, 손님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사랑방형, 현관을 확장해 마당으로 조성한 안마당형 등 4가지 타입이다.

한실은 안방에서 또 하나의 독립공간이다. 부부간에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면서 거실과 연결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낮에는 거실, 밤에는 안방으로 활용되는 2중 출입구가 있다. 한실이 안방에서 활용하는 공간이라면 다실은 거실이나 작은방과 연계된 공간이다. 가족 대화공간이나 거실 확장형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최근 주택문화를 보면 모두 자녀 위주로 배치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부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부부가 밀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비밀이 생성되는 공간은 아닙니다. 전통 인테리어 소재인 창호지를 사용했어요."

한국형 주택평면의 특징이 바로 개방감이다. 창호지는 은밀하지만 비밀 없는 가정을 의미한다. 화합의 소재면서 인정과 배려가 싹트는 소재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서양 주택인 아파트에 개방형 소재를 쓴 것을 보면 도전이라고 할 만하다.

"미닫이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공간과 완전히 차단되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공간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요소지요."

한실과 다실이 가족간의 화합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랑방은 손님과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다. 거실로 모시자니 부담스럽고 현관에서 이야기하자니 불편한 관계의 손님이라면 잠시 이야기 나누기에 적당한 공간이다. 현관 바로 옆에 배치해 개방감을 높였다. 대부분의 아파트단지의 한계라 할 수 있는 이웃과의 단절을 집안에서 풀어내려고 한 것이 무척 한옥스럽다.

◆앞마당을 집 안으로 가져오다

한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앞마당이다. 대문과 집안을 잇는 완충역할을 하는 곳이다. LH공사의 안마당형에는 나무와 풀이 있고 장독대가 놓여있다. 안마당을 통해 주방이나 세탁실, 거실로 연결된다.

획기적인 평면이다 보니 4가지 주택형 중 평면 선택에도 가장 고민이 많았다. 툇마루를 놓자는 의견도 있었고, 수납공간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개방감을 주기 위해 마당으로 조성하고 향후 입주자의 선택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폐쇄된 공간을 개선해보자는 의견에 따라 집으로 들어오는 얼굴인 현관을 마당으로 꾸며봤습니다. 어떻게 꾸밀지를 두고 이견이 많았지만 결국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기로 했죠. 고가 자전거를 보관할 수도 있고, 아침에 일어나 체조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가격은 어떨까? 개인이 한옥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 3.3㎡당 100만원 정도 소요된다. 반면 한국형 평면은 2%내외의 공사비가 상승하는 데 그친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마감재 수준을 높이면 4~5% 늘어나는 공사비 상승요인에 비하면 수용할 만한 수준입니다.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인만큼 적용하기 쉽고 가격 수준을 낮추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한국식 평면은 우선 한실형을 3차 보금자리지구인 하남·감일 7블록에 시범 적용한다. 적용 대상은 약 300여가구다. 반응이 좋으면 4차 보금자리지구인 서울양원 하남감북에서 4가지 타입이 모두 적용된다. '실용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엄 부장의 한국형 주택은 결국 시장의 판단에 따라 확대 여부가 결정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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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 tellme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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