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한달..잊었던 '분단국 현실'을 되새기다

2010. 12. 23. 10: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000만 국민 전쟁공포 경험유학·이민설명회 잇단 성황연평도 '잊혀진 섬' 될까 우려꽃게·굴 지역특산물 자취감춰北 도발후 해병대 지원 급증군 교전수칙·신검기준 강화

6ㆍ25 전쟁의 기억이 흐릿해지며 북한이 더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던 지난 11월 23일, 서해 연평도에 쏟아진 수 십발의 해안포는 대한민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60년 만에 재현된 '전쟁의 공포'는 이 광경을 목격한 연평도 주민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분단상황 이제야 '실감'

=연평도 포격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전쟁이 더이상 책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이 전국민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전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1020 세대들의 안보의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대 병사가 2명이 사망했지만 올해 해병대 지원율은 오히려 크게 올랐다. 총 977명 모집에 3488명이 지원, 3.5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지난해 보다 배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국방의 의무를 가급적 피해보려는 요즘 세태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북한을 옹호하는 댓글도 확 줄었다. 네티즌들은 각종 의혹을 쏟아내며 북한을 옹호했던 천안함 침몰 당시와 달리 민간인에 포를 조준했던 북한의 만행을 성토했다. 또 북한을 올오하는 댓글이 나오면 서로 한마음이 되어 논리의 허점을 비판했다.

▶섬에 가기 두렵다

=연평도 포격 이후 연평도 뿐아니라 서해 5도 모두 북한으로 인한 불안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낙인 찍히면서 관광객이 사라졌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나들이철을 맞아 '아름다운 서해 5도 여행' 상품을 개발했지만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포격이라는 악재를 맞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여행 상품을 준비한 현대마린개발은 "연평도 포격은 말 그대로 관광업에 쏟아진 '폭탄'이었다"고 전했다. 현대마린개발에 따르면, 연평도나 백령도, 대청도 등은 물론이고 덕적도, 자월도 등 서해 5도와 관련이 없는 섬 여행도 관광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유람선 관광 예약도 줄줄이 취소됐고 '히트 상품'으로 꼽혔던 팔미도 해돋이 관광도 지난해에 비해 30%나 예약이 줄었다.

현대마린개발 관계자는 "연평도와 거리가 먼 팔미도 관광이 이 정도면 연평도는 말할 것도 없다"며 "관광객들이 차갑게 돌아섰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맛보기 힘들어진 연평도의 맛

=연평 바다의 수산물은 더욱 귀해졌다. 연평의 대표 산물인 꽃게는 북한군의 포격으로 조업이 중단되면서 예년에 비해 물량이 줄었다. 연평도 꽃게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일부 온라인몰은 '당분간 연평도에서는 꽃게를 보낼 수 없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사실상 영업중단 상태다. 부족한 물량 탓에 가격도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20~30% 상승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옹진 해역에서 우리 시장으로 들어오는 꽃게 물량이 5000㎏정도인데 포격 및 해상훈련 이후 1000㎏으로 줄었다"며 "이제는 조업시기가 끝나 100㎏단위로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가람수산 김정희(46)사장은 "연평도 포격 이전에 잡아두었던 꽃게 물량으로 버티고 있는데, 현재 암케 1㎏에 2만8000원 정도"라며 "한창 조업이 진행 중인 10~11월 가격이 1만6000원일 때 많이 팔았어야 하는데 연평도 포격으로 판매를 못했다"고 털어놨다.

▶군비 증강ㆍ신검 기준 강화

=연평도 사태 이후 정부의 제도 변화를 위한 행보도 발빠르게 이뤄졌다. 청와대는 지난 달 25일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를 갖고 지상전력을 포함한 서해 5도의 전력을 대폭 증감하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비한 예산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는 '서해5도 지원 특별법' 제정 공포안을 의결해 연평도 등 서해 5도 주민에게 조세 및 공공요금 감면, 생활 지원금 지급, 주택 개보수비용 등을 지원키로 했다.

국방부는 2011년부터 신검 기준을 크게 강화하는 '징병신체검사등검사규칙 개정안'을 지난 1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력이 아무리 나빠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교정이 되면 현역병으로 입영해야 하며 '고의 발치'를 통한 병역 기피를 방지하기 위해 치아평가 기준이 강화된다.

사건팀/carrier@heraldm.com

▶ 연평 잔류 주민 대피 완료...방독면도 지급

▶ 연평면 대피 안내방송…주민 13개 대피소로 대피중

▶ 쏟아지는 연평 대책 그러나 "근본대책이 없다"

▶ 연평 피격주택 114채 지원금, 자연재해 때보다 더 지급

▶ 천안함·연평도 순국용사 추모행사 열려

▶지긋지긋한 비염, 증상개선 마사지기 나왔다.

▶정말로 예뻐질까? 자동 피부관리 마스크 등장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