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SpecialⅡ] 수익형 부동산 투자, 강남 넘어 도심으로
최근 부산 등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 미분양이 해소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부동산 침체기가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한 일부 수익형 부동산의 강세는 주목할 만하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수익형 부동산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격인 오피스텔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 4월 공급했던 인천 논현동의 '에코메트로 더 타워' 오피스텔은 평균 9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46㎡형이 11.5 대 1로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웠고 59㎡형은 10.1 대 1, 81㎡형은 5.9 대 1이었다.
저금리 기조 속 1인가구 수 증가가 인기 요인
지난 5월 분양한 포스코건설의 서면 '센트럴스타 리츠' 오피스텔은 319실 모집에 9889건 청약으로 평균 청약률 31 대 1의 상반기 최고의 기록을 세우며 전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피스텔 분양 홍보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백 명이 장사진을 이루며 청약하기 위해 줄을 섰다. 이 오피스텔은 서울 강남에서 분양한 일부 100실 이하 소규모 오피스텔 등을 제외하고는 상반기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청약률을 기록했으며 이후 전국적인 오피스텔 분양 붐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오피스텔의 인기는 계속돼 9월에는 동탄신도시의 '풍산 리치안'이 광역급행철도(GTX)와 신교통수단 노선 확정(신분당선) 등 새로운 교통의 노선이 확정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미 삼성 임직원과 협력사 종사자들 8만5000여 명의 임대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이 밖에도 현장을 방문한 고객의 70~80%는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시 9월에 분양한 서희건설의 '서희 스타힐스'도 최고 2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역 근처에 새로운 공급 물량이 적은 데다 입지가 좋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금리 동결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18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1%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높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제로 금리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본은행도 지난 10월 말 '2012년도까지의 경제·물가 정세 전망 리포트'를 발표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준금리도 현행 0.0~0.1%로 동결한 상황이다.
한국은 4개월간 금리를 동결하고 시장의 변화에 예의 주시하면서 복지부동하는 형국이었다. 지난 11월 17일 0.25%의 소규모 인상으로 2.5%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소폭의 인상만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추세에 발 맞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 다른 이유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전셋값이 상승하는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1인 가구의 7대 구조적 특징'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2000년 226만 가구에서 2010년 현재 347만 가구로 53.5%로 증가한 가운데 2030년에는 471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1인 가구 증가를 부추기고 있어 잠재적 주택 수요자들의 증가에 따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월 2일 부동산114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14.73% 늘어난 9473가구로 조사됐다. 문제는 시장을 주도하는 서울 지역의 오피스텔 물량이 올해 입주 물량(2427가구)보다 줄어든 1631가구로 32.8% 감소한다는 데 있다.
경기 지역의 입주 물량도 올해 대비 23%나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서울 경기 지역의 오피스텔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변화와 함께 같이 살펴보아야 할 최근 트렌드는 도심 회귀 현상이다. 도심 회귀 현상은 쾌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도시 근교에 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다시 도시 한가운데로 돌아와 살기 시작하는 사회현상이다.
대표적 도시 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래이서(Edward Glaeser) 하버드대 교수는 "도심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미국에서는 출퇴근 시간과 레스토랑·미술관 등의 편의 시설을 중시하게 되면서 1980년대부터 도심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 흐름인 도심 회귀 현상을 분석하는 것도 소형 오피스텔의 수요 및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 회귀 현상에 따른 도심 지역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심 회귀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나라는 가까운 일본이다. 도쿄 도심에서 서쪽으로 40km 정도 떨어진 다마신도시는 1970년대 높은 녹지율과 쾌적한 주거 환경으로 한때 꿈의 신도시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 도심으로 되돌아가 '노인 타운'으로 통한다.
이러한 도심 회귀 현상은 노령화와 부동산 경기 급락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직장 여성 증가, 1인 가족 등 소규모 가족 체제로의 전환, 딩크족(아이 없는 맞벌이 가족)이 늘어난 것 등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더욱이 노인층은 도심에 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쇼핑·병원·관공서 등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가까이 있는데다 치안이 철저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1~2인 가구들 역시 출퇴근 비용이 적게 들고 개인 여가 시간을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심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교통·상권 철저히 따져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1~2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 회귀 현상에 따라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텔에 청약할 때는 해당 지역의 교통여건·상권·임대료 등을 철저히 분석해 알짜 매물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중에서도 상권을 분석하는 것은 미래 가치를 향상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상권이 발달하는 지역은 교통이 발달된 지역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는 명동·동대문·청계천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는 명동이 손꼽힌다. 종합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의 리테일 연례 보고서인 '2010년 세계의 주요 번화가(Main Streets Across the World 2010)'에서도 세계에서 8번째 비싼 쇼핑 지역으로 꼽힐 정도로 황금 상권이다. 국내외 패션의 1번지이자 최적의 쇼핑 타운으로 인식되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금융과 관광 등 다양한 산업이 산재한 지역이다.
동대문 상권은 1998년 밀리오레가 등장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의류·패션 상권이자 서울 패션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편리한 지하철 노선과 강남·강북을 넘나드는 버스 노선이 많아 유동인구와 접근성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설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조성되면 서울의 랜드마크로서의 기능과 함께 1일 유동인구 75만 명의 거대 상권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청계천 상권은 인근 광화문광장의 개장과 함께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의 특화 거리 조성으로 청계천 일대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청계천이 젊은이의 거리인 종로2가와 빛의 거리인 종로3가 등으로 재조성되면서 서울 중심 상권의 핵심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크루 메트로시티 '트리플 역세권'
2010년 연말 오피스텔 분양을 이끌 기대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충무로역 '엘크루 메트로시티'다.
지난 11월 26일 개관한 견본 주택에는 수많은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충무로는 문화와 예술, 영화인의 메카로 자리 잡은 곳이지만 강남 개발에 따라 상대적으로 과거 도시 구조가 혼재하는 구도심의 성격을 띠고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도심부발전계획과 남산르네상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쇄·광고·영상산업 기반의 문화도시로 재편되면서 이곳에 대한 투자 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
상권을 분석해 보면 충무로의 입지면에서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의 중심 상권인 청계천·동대문·명동 상권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교육·행정·의료·관광 시설이 집중돼 있는 등 충무로 주변 상권이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충무로의 부활과 함께 기업들 또한 충무로로 다시 모여들고 있다. 웅진그룹·샘표식품·한국화이자제약 등의 기업들이 제2의 도약을 선언하고 충무로로 옮겨와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동국대·숭의여대 등이 인접해 있으며 남대문시장·명동밀리오레·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이 가깝고 제일병원·백병원 등 대형 병원도 근처에 있어 입지 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충무로역 '엘크루 메트로시티'는 트리플 역세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지역 전역으로 통하는 대중교통망을 갖추고 있으며 오피스텔 인근에 지하철 2·3·4호선의 3개 노선이 연결된다.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은 도보로 1분 거리이며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도 인접해 있다.
지하철 4호선의 명동역도 지근 거리에 있어 서울 도심에서 최상의 교통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강남과 강북을 관통하는 남산1호터널·삼일로·퇴계로·을지로 등을 보유해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충무로역 '엘크루 메트로시티'는 수요가 가장 많은 소형 오피스텔로 구성돼 있다. 지하 7~19층의 오피스텔과 상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기준 26~44㎡(계약 면적 58~99㎡)의 소형 오피스텔 213실이다. 평균 분양가(계약 면적 기준)는 3.3㎡당 약 1350만 원이다. 청약은 12월 첫째 주에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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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병철 대우조선해양건설 엘크루 메트로시티 분양소장
"서울 도심의 투자 안정성에 주목할 때"
서울 4대문 안 도심 지역이 최근 '강남 불패의 신화'를 넘어 최근 관심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충무로에 들어서는 '엘크루 메트로시티'의 민병철 분양소장은 4대문 안 도심 비즈니스 지구의 가치를 강조한다.
광화문·종로·동대문 등 서울 도심에 걸친 핵심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는 지가 상승에 대한 안정성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민 소장은 "강남에는 오피스텔의 공급 사례가 많아 그동안 관심을 많이 받아왔지만 서울 도심 지역에는 지가가 높고 개발 가용지가 없어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사람들이 도심 지역으로 돌아오려는 현상이 뚜렷하고 서울 도심은 부동산 경기 등 주요 경제 변동성을 잘 타지 않는 이유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도심 지역의 부동산 가치에 대해 '뿌리 깊은 나무의 힘'에 비유했다. 예를 들어 강남 테헤란로는 벤처 버블 붕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라 등락 폭이 크지만 도심 지역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투자 가치도 비교적 안정적이이서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좋은 투자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도심 지역에는 대기업과 은행 본사 등이 밀집돼 있어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높은 배후 수요가 확보돼 있고, 서울시가 도심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등 호재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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