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새지휘자 구자범 "클래식 모범사례 되련다"

김지은 2010. 12. 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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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우리나라 사람들과 호흡하며 음악으로 뜻이 통하는 '지음'을 느끼고 싶다. 언제나 그래왔듯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도 최선을 다해 클래식 음악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지휘자 구자범씨(40)의 포부다. 내년 3월 정식으로 취임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손혜리 사장(42)과 조재현 이사장(45)의 열정과 헌신에 감동, 계약했다. "처음에는 두 분을 몰랐는데 제천, 광주 등지로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더라. 대화를 나누면서 이 분들과 함께라면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음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구 단장은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 대학원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이후 하겐 시립극장 지휘자,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 수석 상임지휘자를 거쳤다. 한국에서는 작년에 처음으로 광주시립교향악단을 이끌었다.

"경기필에 오려고 광주시향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광주시향을 그만두고 경기필에 온 것"이라며 "어느 자리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최고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마음이다.

연봉 때문에 경기필로 옮겼다는 소문도 있다. "절대 아니다. 광주시향을 좀 더 발전시키려고 장기적인 계획을 짜고 싶었으나 여건상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구 단장은 국공립예술단체의 인사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국립발레단 단장도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데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했다더라. 공무원들은 12월에 임기가 만료되면 12월31일이 되기 전에 통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경기필에서 음악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음악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자세를 강조했다. "기쁨과 설렘으로 음악을 대하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점이 중요하다. 또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데 많이 알수록 작품을 해석하는 지평이 넓어진다. 존 케이지의 '4분33초'를 예로 들면, 흔히 이 시간 동안 들리는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데 배경을 알면 이는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예를 들었다.

"분자 활동이 멈추는 절대 0도는 영하 273도다. 이를 분 단위로 환산하면 4분33초가 된다. 즉, 극도의 고요함도 음악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업무를 파악하고 단원들과 워크숍을 하는 등 대화의 시간을 가진 뒤 프로그램을 짤 것"이라며 "문화에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늘리고 공연장에 올 수 없는 군인과 수감자, 장애인을 위해 찾아가는 연주회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사진 > 왼쪽부터 조재현 이사장, 구자범 단장, 손혜리 사장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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