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 흥행 성공..민간건설사 마중물 될까?

장시복 2010. 11. 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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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세종시 첫마을 청약]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꼬인 '세종시 민간주택' 건설사업 문제가 언제쯤 풀릴 수 있을까?"

2012년부터 중앙부처의 입주가 시작되는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시범아파트격인 '첫마을 퍼스트프라임'이 11월에 처음으로 공급됐을 뿐 민간 건설사들은 예정된 사업에 나서지 않고 있어 벌써부터 주택난에 대한 우려가 높다.

민간 건설사들은 수정안 논란으로 불가피하게 사업에 혼란이 초래돼 피해를 입었다며 '땅값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태세다. 이런 가운데 첫마을 청약결과가 다소 선방하면서 흥행 여부를 사업 판단의 근거로 삼겠다던 민간업체들의 입장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분양시점 1년 반 지나…어디서부터 꼬였나

2007년 말 LH가 세종시 민간 주택용지를 처음 분양할 당시에는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발 벗고 달려들어 '과열 양상'이 나타날 정도였다. 결국 현대·삼성·대우·대림·포스코·롯데·두산·금호·쌍용·극동·효성건설 및 풍성주택 등 총 12개 업체가 분양을 받게 됐다.

이들 업체는 당초 세종시 내 88만여㎡의 부지를 공급받아 2012년까지 1만2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예정대로라면 2009년 5월 민간 주택부문에 대한 공급이 시작됐어야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분양을 시작한 업체는 전무하다.

이번 정부 들어 정치권에서 수정안 논의가 본격화 되고 또 다시 원안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불가피하게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건설사들의 논리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와 시점이 맞물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점도 지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7398억원의 토지대금 중 64%인 4727억원과 연체이자 753억원 등 총 5480억원을 미납한 상태이며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LH는 지난해 중도금 납부를 미룬 쌍용건설과 풍성주택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을 몰수하는 강경 대응을 하기도 했다. 이에 쌍용건설은 "다른 건설사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LH를 상대로 몰수당한 계약금 76억원을 돌려달라는 계약금 반환소송을 냈지만 결국 지난달 15일 1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중앙부처 대신 기업·대학 등의 이전 논의만 있었던 만큼 정책이 변경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수정안에 따르더라도 50만명이 거주하는 신도시 조성 계획에는 변동이 없으므로 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인식한 건설 계획과 그 이후의 경과에 관해 착오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계약이 진행 중인 10개 건설사들은 여전히 ▲택지 가격의 인하 ▲연체료 100% 탕감 ▲중소형으로의 설계 변경 허용 ▲시범생활권 연관 부대공사의 LH 직접시행 ▲희망 시 계약해제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점이 선결돼야 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LH는 연체료 탕감과 설계변경 허용 부분에 대해선 한발 양보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지만 전국적 파장을 고려해 핵심 쟁점인 '땅값 인하' 부분은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첫마을 흥행 호조…건설사 마음 돌릴 수 있을까

LH는 일단 '첫마을'의 흥행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이전기관 공무원 대상 순회 설명회를 여는 등 홍보에 올인 해왔다. 건설사들도 이 시범단지의 청약 결과를 사업 재개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일단 '지방 부동산'임을 감안할 때 흥행은 선방했다. 행복청과 LH가 지난 9~18일 이전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신청을 받은 결과 전용면적 59~149㎡ 모든 주택형(1582가구)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은 각각 1.1대 1, 2.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일단 분양가가 인근 대전 노은·둔산지구 등에 비해 20~30% 싼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곳의 분양가는 84㎡ 기준 3.3㎡당 평균 639만원에 책정됐었다.

LH 세종시건설1사업단 이강선 단장은 "첫마을이 금강변 중심문화·상업지역에 위치해 입지가 좋고 분양가도 싸다는 장점이 몇달 전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공무원과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21차례의 분양설명회를 열며 적극적으로 알린 점이 높은 청약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청약에 앞서 홍보관 주변에 '떴다방'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LH는 이번 결과가 민간업체들이 사업을 착수하는 데 '긍정적 시그널'을 전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도 "그동안 건설사와 개별 접촉을 통해 설득하고 분양 성과도 좋게 나타나자 건설사들이 움직이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막상 결과가 나왔지만 건설사들은 사업 추진의 '기폭제'로 삼기엔 다소 부족한 성적표라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첫마을 아파트의 택지비는 3.3㎡당 181만~204만원 이지만 건설사들은 이보다 비싼 3.3㎡당 200만~307만원에 택지를 공급받은 데다 분양 지연으로 금융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첫마을과 3.3㎡당 분양가가 200만원 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핵심 쟁점인 땅값 인하 없이는 이 정도 분위기를 갖고 사업에 나서긴 힘들다"고 말했다.

여전히 건설사들이 미적거리자 세종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H는 "건설사들이 국책사업인 세종시 건설에 너무 이해타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모럴해저드'까지 언급하고 있는 반면 건설사들은 "요즘 같은 침체기에 잘못 뛰어들었다간 회사 존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무작정 사업을 벌일 순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건설사들은 내심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며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여서 장기화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아직 건축심의나 사전승인 등 인허가 행정 절차를 밟지 않은 업체가 절반이어서 올해 안에 분양을 시작하는 업체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약 2년가량의 공사기간을 감안할 때 올해를 넘기면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는 2013년 이후 주택 공급 차질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계약 해제를 통해 건설사를 교체하거나 LH 등을 통한 공공건설로 전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 LH의 부채 상황을 볼 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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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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