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傳)을 범하다

2010. 11. 4. 18: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전(傳)을 범하다 = 고전의 뒤집어 읽기를 시도한 책이다. 권선징악과 충효사상을 벗겨내고 폭력과 일탈, 욕망과 위선으로 가득찬 속모습을 파헤친다.

저자는 효의 대명사로 통하는 '심청전'에서 살인을 발견한다. 이 작품의 본질은 거룩한 도덕 교과서가 아니라 '심청이 살인사건'이라는 것.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한 살인임에도 아비의 시력을 되찾기 위한 고귀한 희생으로 간주된다.

악독한 계모와 불쌍한 본처 자식의 구도로 읽히는 '장화홍련전' 또한 조선후기의 폭압적 요소를 감안하고 보면 철저한 가부장제의 피해자이자 불쌍하고 힘없는 '후처'들의 이야기로 읽힌다.

두 딸 장화와 홍련 살인 사건의 진범은 이를 방조한 아버지인데 '사악한 계모'라는 장치 뒤에 숨어 버린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이 책은 모든 고전소설의 주제가 권선징악이라는 '폭력적 시각'은 근대라는 계몽이 붙여 놓은 스티커라면서 홍길동전, 적벽가, 토끼전, 춘향전, 전우치전 등 고전 13편의 다시 읽기를 시도한다.

웅진지식하우스. 이정원. 288쪽. 1만2천원.

▲뉴욕열전(New York 烈傳) = 뉴욕에 살고 있는 일본 출신 저자가 '저항의 공간'으로서 뉴욕을 해부한 책. 이와사부로 코소 지음.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시각에 뉴욕 거주 경험을 더해 화려함과 자본주의 상징인 뉴욕의 또다른 모습을 들여다봤다.

뉴욕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치마타(교류와 소통의 장), 클럽, 지하철, 성적 소수자의 공간 등을 통해 다양한 인종이 평등하게 어울리면서 활력적인 문화가 형성되던 곳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와 현대 예술, 고급 쇼핑몰로 대표되는 뉴욕은 사실은 세계 민중이 다양한 문화를 생산하고 투쟁하는 곳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 선주민들의 역사를 뒤로 하고 자본과 권력에 의해 재배치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뉴욕의 다양한 민중들의 삶을 생생히 묘사하고 민초들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장소도 소개한다.

갈무리. 560쪽. 2만5천원.

kong@yna.co.kr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

< 포토 매거진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