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TV 앵커 줄리장, 세계방송의 중심에 서다

2010. 11. 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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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기 전에 사장님과 한바탕 싸웠어요. 한국 프로그램을 취재해 오겠다고 했더니 '누가 관심이나 있겠느냐'는 거예요. 계속 졸랐더니 '일단 몇 개 찍어와 보라'고 한 발 물러나던데요."

미국 폭스5의 '굿데이뉴욕'에서 엔터테인먼트 앵커로 활약하는 한국계 미국인 줄리 장 < 사진 > . CBS-워너 계열의 뉴욕 CW11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2008년 폭스TV로 옮겨온 그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결국 내가 이겼다"며 큰소리를 쳤다.

"CW11에서 비(정지훈)를 인터뷰하겠다고 했더니 당시 사장님이 반대했어요. 우격다짐으로 인터뷰가 나갔고, 그날 2분 만에 5000명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사이트가 마비됐죠. 사장님이 나중에 제게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세계 방송의 중심, 뉴욕에 서다

줄리 장은 전 세계 방송의 중심인 뉴욕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앵커다. 톰 크루즈,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같은 세계적인 톱스타들이 그의 주된 취재원이다. 뉴욕AP상 수상, 에미상 노미네이트 등이 이제 고작 서른 살인 그녀에게 붙은 화려한 수식어다.

그는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악바리 근성으로 지금 이 자리에 올랐다. 미시간대 재학시절 방송기자를 꿈꾸던 그는 데모 테이프를 건네려 28일간 매일 방송국을 찾았다. 담당 직원은 그의 발소리만 들어도 넌더리를 냈고, 그 끈질긴 '구애'가 뉴스국장 귀에 들어가 끝내 인턴십 자리를 따냈다.

오하이오 FOX TV와 일리노이 NBC TV 등 지역 방송국에서 기자와 앵커로 일하던 그는 2004년 뉴욕으로 진출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CW11에선 매일 오후 10시에 사고ㆍ사건현장을 취재해 보도했다. 뉴욕 곳곳을 돌아다니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던 그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출산휴가로 빠진 선배를 대신해 임시로 아침 모닝뉴스를 맡았어요. 문화계 소식을 전하던 일이 마침 저와 잘 맞아떨어졌고, 선배가 돌아온 후에도 3년간 그 자리에서 신나게 일했죠. 저를 눈여겨본 폭스TV가 '엔터테인먼트 앵커'라는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며 러브콜을 보내와서 2008년 지금의 자리에 앉게 됐죠."

그의 재산목록 1호는 수많은 스타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된 핸드폰이다. "인맥이 곧 제 능력이에요. 인터뷰한 스타들 중 많은 이들이 제게 직접 e-메일이나 전화를 합니다.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해도 카페에서 만난 친구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제 가장 큰 장점이래요."

▶'슈퍼스타K'와 '아메리칸아이돌'의 공통점은 '사람'

8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그는 '뿌리를 잊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줄리 장은 한국 연예인들과 통역 없이 인터뷰할 수 있을 만큼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한다.

G20 해외 언론인 초청사업의 일환으로 방한한 그는 5박6일의 짧은 일정을 쪼개 한국 프로그램과 스타들을 인터뷰하느라 동분서주했다.

"G20 행사에서 대만, 중국 가수들의 무대를 봤어요.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더군요. 의상과 댄스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훨씬 높은 수준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인들이 비, 보아를 잘 모르지만 이 속도로 꾸준히 성장한다면 5~10년 후엔 모든 미국인들이 그들을 알게 될 거예요."

줄리 장은 보아를 '한국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라 부르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어제도 보아를 인터뷰했어요. 그는 안무와 노래 외에도 여러 면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한 가수입니다. 미국 진출을 위해선 영어 구사력이 매우 중요한데 보아는 자신만만하게 유창한 영어를 써요. 프로의식이 넘쳐서 이제 겨우 24살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폭스TV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을 수년간 취재해온 그는 엠넷 '슈퍼스타K'와 SBS '스타킹'에도 주목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오디션 프로그램은 출연자의 인생역정에 주목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의 삶이 소개되면서 시청자가 출연자에게 정들게 만드는 거죠. 3000만명의 미국 시청자가 출연자들의 말 한 마디에 귀 기울이고 직접 수화기를 들어 투표에 참여하는 경이로운 일도 그래서 벌어지는 겁니다."

말레이시아, 터키에서도 비슷한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음악과 삶에 대한 애착은 국경을 넘나드는 막강한 감동 인자라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그를 찾는 전화는 계속됐다. 다소 높은 톤의 목소리로 경쾌하게 웃는 줄리 장은 친근하면서도 참신한 진행 방식으로 미국 방송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5년 내 이루고 싶은 꿈은 "제 이름을 건 쇼를 진행하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뉴스와 여행, 문화를 경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싶다. "요즘 청소년들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이를 찾기 어렵다"는 그는 "귀감이 될 저명인사들을 소개해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m.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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