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중계 편성차질·미숙한 해설..보도는 요란

2010. 10. 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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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등 예능 1시간씩 밀려…KBS 시청자항의폭주 "이래놓고 수신료인상?"··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내에선 처음으로 개최된 F-1(FIA포뮬러원월드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에 대해 방송사들이 이를 중계하다가 정규프로그램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이를 저녁 메인뉴스에서는 단순 흥미위주의 내용을 톱뉴스로 보도하는 등 알맹이가 빠진채 선정적 방송으로만 일관했다.

KBS는 이날 오후 2시40분부터 2TV로 방송된 <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 대회를 지상파 방송사 가운에 유일하게 생중계했다. 그러나 경기 중계방송이 길어지면서 <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 > < 주말연속극 > < 개그콘서트 > 등 이후의 모든 정규방송들이 1시간 여 씩 늦어졌다. 예능프로인 < 야행성 > 은 아예 결방됐다. 편성변경에 대한 공지도 오후 5시께에야 이뤄짐에 따라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했다. 또한 경기해설의 미숙한 진행에 따른 불만도 쏟아졌다.

25일 KBS 시청자상담 일일보고서에 따르면 시청자 150명은 "F1 중계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뒤에 이어지는 프로그램 시청에 어려움이 많았다" "무성의한 편성에 실망스럽고 시청자의 편의를 위해 좀 더 일찍 편성변경 공지가 됐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기진행에 대해 시청자 14명은 "세계적인 스포츠와 어울리지 않은 미숙한 해설과 진행에 실망스러웠다"며 "어느 팀이 사고가 난 건지, 선수 이름은 제대로 아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해설, 동문서답의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기 상황 자막이 영어로만 나온 것도 시청에 불편했다는 의견(5명)도 제시됐다.

▲ 24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 24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김아무개는 "국민들한테 받는 수신료 올리신다고 하셨죠? 수신료 인상과 더불어 더 나은 방송을 약속하셨죠? 그러면 이건 아니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은 KBS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KBS 라디오 < KBS 열린토론 > 을 진행하는 민경욱 앵커는 25일 아침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F1 중계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오늘 KBS 2TV 후속 프로그램들이 연쇄적으로 늦게 방송이 되는군요"라며 "개그콘서트 기다리는 우리 가족도 처음엔 어리둥절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방송 3사의 뉴스도 알맹이가 빠진 채 흥미위주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MBC는 24일 밤 < 뉴스데스크 > 에서 F1 관련소식을 톱뉴스부터 나란히 3건을 배치하면서 오히려 대회를 크게 키웠다. 경기장 사정 및 비가 내린 탓에 스페인 알론소가 우승하는등 예상 밖의 이변이 벌어졌다는 내용, 사고가 속출했다는 것이 리포트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대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교통대란·주차난·공짜표 문제 등 이용객의 단순 불편 사항 위주였다. 이는 KBS SBS 모두 동일했다.

SBS는 외국 관계자와 취재진(BBC 해설자)이 목포의 러브호텔에 투숙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이탈리아 신문 기자가 'F1 팀들, 러브호텔에 떨어지다'라는 조롱성 기사를 통해 "방에 가구는 없고 피임기구만 있다" "누군가 방을 쓴 흔적도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하지만 SBS는 정작 BBC 해설자를 만난 결과 당사자가 러브호텔에 문제는 없었다는 인터뷰가 방송됐고, 러브호텔 자체보다는 숙박시설이 부족한 게 문제였다고 논평했다. 그저 볼거리용 뉴스가 아니냐는 인상을 주는 대목이다.

▲ 24일 저녁 방송된 SBS < 8뉴스 >

또한 KBS는 이번 대회가 영암을 국내 모터스포츠의 중심지로 만들었고, 자동차 5대 생산국인 한국을 모터스포츠의 나라로 세계에 알렸다고 자화자찬했다. KBS는 "직간접 경제 효과 못지않게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무형의 효과도 크다"며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국내 모터 스포츠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장밋빛 전망을 했다.

이에 반해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는 25일 MBC 라디오 < 손석희의 시선집중 > 에 출연해 전문 스포츠인 F1이 자동차 산업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모르겠다며 사흘 경기 개최하느라 4000억 원 들였다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해 중계방송부터 톱뉴스보도까지 요란하게 대회를 알린 방송사를 무색케했다.

▲ 24일 밤 방송된 KBS < 뉴스9 > F1 관련 리포트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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