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성공노하우로 버스·GTX도 욕심"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사진=임성균기자][[CEO인터뷰] 최재숙 베올리아트랜스포트 RATP 코리아 대표이사]
↑ 최재숙 베올리아 트랜스포트 RATP 코리아 대표이사 ⓒ임성균 기자 |
지난 8일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이 개통 1년2개월 만에 이용객 1억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24일 개통한 9호선은 현재 강서구 개화역과 강남구 신논현역간 27㎞를 잇는 1단계 구간을 운영 중이다. 김포공항역, 여의도역, 고속터미널역 등 총 25개역을 경유한다.
시민들은 9호선이 도입된 후 인천·김포·강서지역에서 강남까지 30분이면 이동 가능해 강남권 이동이 편리해졌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9호선이 빠르게 자리잡은 것은 세계적 대중교통 운영 전문기업 '베올리아 트랜스포트 RATP코리아'(이하 VTRK)의 노하우가 접목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위탁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의 모기업 VTRK의 최재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베올리아트랜스포트는 어떤 회사인가요.
▶지하철, 경전철, 버스, 여객선 등을 운영하고 연간 100억유로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유럽 1위 대중교통 운영 전문기업입니다. 현재 중국 6개 도시의 시내외버스와 홍콩의 2층 트램, 인도 뭄바이 지하철 1호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앞으로 10년간 9호선 운영을 책임지게 됩니다. 한국지사는 지난해 1월 설립됐습니다.
―9호선은 국내 최초 민간 지하철로 외국기업의 진출에 반대와 염려가 컸는데요.
▶9호선은 서울시 지하철 중 처음으로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BTO)으로 건설됐습니다. 외국기업이어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운영성과가 나타나면서 선입견과 편견들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생각합니다.
9호선은 베올리아트랜스포트의 135년 역사와 경험을 축적한 세계적 기업의 운영노하우를 통해 혁신적 운영의 구체적 실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도시철도업계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9호선 도입 중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부문은.
▶최신 기술을 적용해 단일 노선에서 급행과 일반열차를 혼용 운행하는 점입니다. 9개 역만 정차하는 급행운행에 따라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돼 출퇴근시간대에 고객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용객이 날로 늘어나면서 출퇴근시간 혼잡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 불편사항을 개선 중입니다.
서울시가 1단계 12편성(48량) 증차를 위해 구매발주해 현재 제작 중입니다. 내년 10월부터 운행되면 출퇴근시 운행시격이 줄어들어 증가하는 고객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철도분야에 혁신적인 운영시스템을 도입해 인력관리부문을 개선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통합관제시스템, 무숙직근무제도 등 외국에서는 당연시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례가 없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9호선에서는 무숙직제도를 도입해 기관사의 업무능력 향상, 처우개선 등의 효과를 거뒀습니다. 기관사들이 집에 가서 편히 쉴 수 있고 삶의 질이 향상되고 운행능률도 제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주도해나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1년 동안 9호선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9호선 개통이 당초 6월에서 7월로 연기됐을 때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개통이 늦어지면서 시민과 약속을 어겨 질책도 많이 받았습니다. 영업 시운전을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주말에도 쉬는 날 없이 업무에 매달렸는데 한달간 개통이 연기되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봅니다. 개통 이후에는 어떠한 불편사항도 발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기회가 됐습니다. 기관사의 기량 향상을 위해 법정 기준인 1인당 400시간의 실무수습 외에 약 122시간의 보완훈련을 실시했고 운행장애 등 비상시를 대비해 출입문 폐쇄막 설치 훈련, 차량고장 응급조치 훈련을 실시해 안전운행에 만전을 기할 수 있었습니다.
관제사 등의 운영요원 외에 각 설비에 대한 유지·보수직원들도 분야별로 1인당 330시간에서 686시간의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가 9호선의 적자 142억원을 보전해주기로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적자를 충당할 방안과 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는지요.
▶9호선은 당초 1일 평균 이용객 31만2000명을 계획했지만 올해 평균 26만명으로 집계돼 5만명이 부족합니다. 계획보다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적자문제가 지적됐는데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임료에 대해서는 우리는 9호선의 운영·안전관리를 맡고 있고 운수 수입금관리는 서울시에서 총괄하고 있어 정확히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운임료는 서울시와 민간기업체가 실시협약을 체결해 현재 타 노선과 동일한 금액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1년 후 운영성과를 토대로 다시 요금을 책정할지, 적정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호선은 앞으로 2단계, 3단계 공사를 앞두고 있는데 운영권은 누가 맡게 되나요.
▶연장노선의 운영권은 서울시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결정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1개 노선에 2개 이상 운영기관이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입장입니다.
그동안 경험을 토대로 기존 운영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업무효율성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곳에서 운영하면 운영방식이 달라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2단계 구간에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지하철�철도의 문제점과 개선해나가야 할 점이 있다면.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 시절부터 서울시메트로9호선㈜ 부사장, 서울9호선운영㈜ 사장을 맡으면서 줄곧 변화와 혁신, 차별화 전략에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철도업계에 몸담은 철도맨으로서 국내 대중교통도 외국기업과 경쟁한다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호선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회사가 들어와서 운영노하우를 전수하고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합니다.
특히 경전철분야는 국내기업들의 경우 무인운전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협력이 절실합니다. 이번에 건설되는 우이-신설경전철의 경우 무인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다른 나라의 선진화된 무인운전 경험을 우리나라에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외국의 무인운전 경험에 대한 운영노하우를 받아들이고 우리도 유럽시장에 나가서 한국 지하철의 운영시스템 노하우를 전수해야 합니다.
―앞으로 사업계획은.
▶경전철이나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에도 베올리아트랜스포트가 참여해 운영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서울시내버스 진출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외국에서 버스를 타보면 과속·난폭운전이 없고 수익창출보다 서비스에 치중해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을 갖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선진 외국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해 기존 버스업체와 경쟁하면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프랑스 RER 운행경험을 바탕으로 GTX사업 등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최재숙 대표는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졸업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 수료 △1967년 철도청 공채 1기 입사 △철도청 기관사 △서울시지하철운영사업소 기관사, 관제원, 수석지도과장 △서울메트로(전 서울지하철공사) 운영본부장 △서울시메트로9호선 부사장 △서울9호선운영㈜ 사장 △현 VTRK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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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사진=임성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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