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미래가 막막할 땐 다른 기업 '스토리'를 보라

2010. 9. 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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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기업들의 흥망성쇠 | 래리 슈웨이카트 외 지음 | 장세현 옮김 | 732쪽 | 3만5000원 | 타임비즈400대 부자 3분의 1이 10년 주기로 사라지는데…새 흐름 속에서 기회 포착을

포브스 선정 400대 부자의 3분의 1이 10년 주기로 리스트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거대 기업이 하루아침에 파산을 맞기도 하고,작은 회사들이 해일을 일으키며 밀려왔다 사라지기도 하며,그 자리를 또 다른 기업가가 차지하기도 한다. 기업사 새옹지마다.

한 회사의 대표이자 여러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온 필자 역시 크고 작은 성장통을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비단 회사 운영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챙기는 것뿐 아니라 신수종 사업을 발굴한다든지 취약해진 영역에서 철수한다든지 여러 중차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밤잠을 설치는 경영자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다.

역사학과 경제학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탁월하게 접목시킨 《세계 명문기업들의 흥망성쇠》는 이런 기업가의 삶을 "이윤을 획득할 희박한 '가능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묘사한다. 기업 평균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뼛속까지 실감해왔던 얘기다. 눈앞에 닥친 고민뿐만 아니라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할수록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분석해줄 '제3의 눈'이 절실해진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730여페이지의 방대한 양으로,역사적 배경을 훑어가며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주마등처럼 정리된 500여개의 기업 스토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하소설이나 사극이 좋아진다는데,이 책 역시 비즈니스 서적이긴 하지만 마치 한 편의 대하소설 같은 느낌도 준다.

책은 지난 400여년간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세계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온 500여개 기업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저 유명한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하면서 자본주의의 태동을 알리기 훨씬 전부터 격변의 현장에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 여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당대에 이슈가 되었던 사회적 사건과 동향들,거기에 걸맞게 새롭게 태동한 산업의 변화 과정을 읽노라면 현재의 사회적 흐름과 트렌드 속에서 어떤 부분을 참고할지 상상력의 범위가 한층 넓어지는 기분이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산업,보험,유통업에 이르기까지 미미하게 등장한 새로운 흐름에서 기회를 포착해 시장을 만들어간 기업들의 이야기는 기업이 어떻게 시대와 호흡하며 그 박동을 활용했는지 그 힌트를 보여준다.

과거는 현재의 벤치마킹 대상이자 바로미터라고 한다. 끊임없이 변주하며 되풀이되는 현상 속에서 인사이트와 교훈을 찾아 현재에 적용하고자 하는 경영자,기업인들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와도 같다.

이제껏 찾아볼 수 없었던 방대하며 상세한 역사 속 기업들의 이야기 속에서 현재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바람이 서늘해졌다. 명절도 코앞이다.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생각여행을 떠나듯 깊이 있는 식견과 독서의 즐거움까지 배가시켜주는 책 한 권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필자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전해드리고 싶은 소중한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몇 권 더 챙겨 연휴 전에 보내드려야겠다.

지윤정 < 월토피아 대표 >

▶ [책꽂이] '식전-팬더곰의 밥상견문록' 등

▶ [박성희의 곁에 두고 싶은 책] 판다 엄지가 손가락 아니라고? '진화론' 보다 더 진화된 과학얘기

▶ [책마을] 고대 유대인들은 무엇을 금지하고 권장했나

▶ [화제의 책] '주식,농부처럼 투자하라' 등

▶ [책마을] 박前대통령이 월남 참전 대가로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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