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대한민국 우표, 내가 디자인해볼까

2010. 9.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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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 영국에서 발행된 세계 최초의 우표 '페니 블랙'은 가로 2.1㎝에 세로 2.4㎝다. 2008년 6월 한국에서 발행해 지금도 우체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250원짜리 가시연꽃 보통우표는 가로 2.5㎝에 세로 2.2㎝다. 페니블랙이 가로보다 세로가 조금 길었다면 가시연꽃 보통우표는 가로가 세로보다 조금 더 긴 모양이다. 하지만 이 정도 차이는 얼핏 보아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의 보통우표 크기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표준형에 가깝다. 유럽에선 가로 2.2㎝, 세로 2.6㎝를 표준으로 본다. 그러니까 우표의 크기는 170년 전 처음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우표의 크기가 왜 이 정도여야 하는지 뚜렷한 이유는 없다. 그저 우표를 제작할 때나 사용할 때 이 크기가 가장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규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제간 우편규칙을 정리하는 만국우편연합(UPU)은 통상우편에 관한 규정에서 "우표 및 우편요금 납부의 도장 자국은 원칙적으로 가로 및 세로의 크기가 각각 15㎜보다 작지 않고 50㎜를 넘지 않는 조건에서 어떤 형태라도 있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권고사항일 뿐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별다른 규제나 벌칙은 없다.

이렇게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크기로 제작되는 우표는 보통우표다. 그때 그때 나오는 기념우표는 모양도 갖가지이고 크기 또한 천차만별이다. 독일 북부의 작은 자치주였으나 지금은 독일에 편입된 멕렌부르크 쉐린 공국(公國)에서 1856년에 발행한 우표는 가로 세로 1㎝의 정사각형이다. 그야말로 코딱지만한 크기. 아직까지 이보다 더 작은 우표가 나오지 않았으니 이것이 세계 최소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우표는 2004년 6월 몽골에서 발행했다. 만다라를 그린 스티커 형태의 이 우표는 가로 13.5㎝, 세로 18.6㎝로 가히 책 표지만한 크기다. 하지만 이런 우표는 우표세계의 진기록을 위해 만들어졌을 뿐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

실용성도 있으면서 모양도 다양한 우표도 많다. 1898년 터키는 세계 최초의 팔각형 우표를 발행했고, 1971년 말레이시아는 완전한 동그라미 우표를, 1997년 싱가포르는 원형의 윗부분을 잘라낸 반 원형 우표를 각각 발행했다. 그외에 삼각형 우표, 마름모꼴 우표, 다각형 우표, 사다리꼴 우표, 나란히꼴 우표 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나온 바 있다.

우표는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또는 작가의 마음먹기에 따라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 일반적으로는 예술적 감각을 지닌 전문 디자이너들이 제작하지만 때때로 아마추어의 산뜻한 아이디어가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1981년 영국에선 5살짜리 어린이가 BBC 주최 우표디자인 대회에서 산타클로스 그림을 그려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 우표로 채택됐다. 이는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세계 최연소 우표도안의 기록이다. 우리나라에선 1980년 한국우취보급협회 등이 공동 주최한 대회에서 7살의 남성 초등학교 1년생이 '천사우체부 아저씨'를 그려 우표로 제작된 바 있다.

우리나라 우표를 내 손으로 만들어볼 수 없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표디자인공모대회에 참가해볼 만하다. 올해로 16회인 이번 대회의 주제는 청소년 부문은 '가족', 일반부문은 '극지 및 빙하보호'다. 핵가족 시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과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경고한다는 차원에서 주제가 정해졌다. 이 대회는 1992년부터 UPU 회원국의 참가를 받아 세계대회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부문에서 홍콩의 윙흑람양(13)이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최우수작 1명(청소년 200만원, 일반 300만원), 우수작 1명(청소년 100만원, 일반 200만원), 가작 2명(청소년 50만원, 일반 100만원)에게는 지식경제부 장관상과 상금이 수여되며, 최우수작과 우수작 작품은 2011년 우표로 발행된다. 마감은 9월17일까지, 문의는 우정사업본부 우표팀(02-2195-1258)으로 하면 된다.

<이종탁 경향신문 사회에디터 jt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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