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턴키공사 '미운 오리'되나

신홍범 2010. 9. 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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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건설시장에서 한때 수익성이 높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설계·시공일괄수행(턴키)공사의 낙찰률이 최근 급락하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90% 이상의 낙찰률을 기록했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60∼70%대까지 떨어져 건설업체의 경영부담 해소와 공사품질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턴키공사가 이제는 무한경쟁 체제로 바뀌어 건설사 간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기술과 설계에 경쟁을 유도해 고품질 시공을 하겠다는 턴키발주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턴키공사도 낙찰률 추락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사 컨소시엄은 최근 추정금액 1417억원 규모의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923공구에서 K사 및 H사 컨소시엄을 제치고 추정가격 대비 63.78%인 904억200만원에 수주했다. K사와 H사 컨소시엄도 각각 70.83%와 77.4%의 저가로 입찰에 참가했지만 워낙 낮게 써낸 D사에 비해서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지난달 말 또 다른 D사 컨소시엄이 수주했던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922공구(추정금액 1308억원)의 낙찰률(90.59%)에 비해 크게 밑도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턴키공사에서 이례적인 낙찰률로 받아들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수주전략이 있기 때문에 특정 공사의 낙찰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해서 당장 건설사가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전반적으로 턴키공사 낙찰률 하향세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고 이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턴키공사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H사는 지난 7월 서울 강변북로 확장공사(양화대교∼원효대교) 입찰에 참여해 추정금액 대비 78.99%인 3265억200만원에 수주했다.

■경영난 개선·공사품질 확보 급선무

이처럼 턴키공사마저 가격경쟁이 격화되면서 건설사의 경영난과 공사품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저가 수주업체에서는 턴키공사의 특성상 건설업체가 투입자금과 이윤 등을 철저하게 분석해 적자가 나지 않도록 설계를 해 입찰에 참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보다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공사를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하철공사의 경우 여러 가지 돌발 변수가 많기 때문에 턴키공사가 90% 아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공사의 경우 저가로 수주할 경우 첫해에는 선급금 등으로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지만 완공시점에는 적자가 누적돼 자칫 경영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특정 공사를 적자로 수주해도 다른 공사 흑자분으로 메우면 되지만 지금은 흑자시공은 둘째치고 공사를 수주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공사 이윤의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무의미해졌다"면서 "따라서 건설사들의 적자수주는 자칫 경영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품질 확보도 문제다. 건설사들이 출혈수주한 공사의 적자 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할 경우 공사품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 등 공공 발주처에서는 저가수주 공사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전체 공정을 일일이 감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shin@fnnews.com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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