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만 싸다면..수도권 택지지구 분양 '눈길'

[한겨레] 부동산 침체 속 안양 관양지구 휴먼시아 경쟁률 5:1

입지와 편의시설 좋은 광교·판교·송도 눈여겨볼만

대출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뼈대로 한 정부의 '8·29 대책'이 발표된 지 열흘 정도 지났으나 여전히 수도권 아파트 거래·분양 시장은 차갑다. 상당수 건설사들이 올해 분양 예정이던 물량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분양 시기 조절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의 분양 물량에는 눈길이 간다.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도 분양이 순조로운 곳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8·29 대책 이틀 뒤에 청약이 이뤄진 안양 관양지구 휴먼시아 아파트는 1순위에서 최고 5.2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안양 관양지구는 과천과 평촌 사이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데다 분양가가 3.3㎡당 990만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해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도 수도권 택지지구, 새도시, 경제자유구역 등에서 연내에 나오는 민간 분양 물량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 인기지역인 광교·판교·송도에서 분양

성남 판교새도시에서 주상복합이 9월에 나온다. 호반건설은 C1-1블록에 공급면적 161~165㎡, 178가구를 공급한다. 분당과 인접한 판교는 교통망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호반건설의 주상복합은 선호도가 높은 동판교지역에 위치해 있다.

아이에스(IS)동서는 수원 광교 원천호수공원에 타운하우스 '에이린의 뜰' 24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호수공원으로 조성되는 원천저수지가 가깝고 근린공원도 계획돼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과 조망권을 모두 갖추게 된다. 신분당선 연장 구간 역과 상업시설, 행정타운도 인접해 있다.

동문건설은 경기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B-1블록에서 타운하우스 '동문굿모닝힐'을 11월에 분양할 예정이다. 동문굿모닝힐은 지하 1층, 지상 4층, 16개동, 공급면적 120㎡(전용 95㎡) 200가구로 구성된다. 사업지 옆으로 창릉천이 위치해 있고, 인근에 근린공원, 공공청사,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3호선 삼송역, 원흥역(예정)이 가깝다.

일신건영은 김포 한강새도시 Ab-06블록에 '한강신도시 휴먼빌'을 연내에 분양할 예정이다.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82~83㎡로 구성돼 있다. 모두 80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경전철이 인근에 위치해 경전철을 통해 5호선과 9호선을 이용하기가 용이하다.

엘아이지(LIG)건설도 한강새도시 Ac-16블록에서 공급면적 119~148㎡의 중대형 1097가구를 연내에 분양한다. 한강새도시 동쪽에 위치해 48번 국도가 인근에 있고 김포우회도로가 통과하는 등 도로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 앞으로 개통 예정인 김포경전철 노선이 사업지 인근에 위치해 교통 여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한라건설도 한강새도시 AC-12블록에서 전용 104~127㎡ 규모의 857가구를 오는 10월에 일반에 선보인다.

우미건설은 9월 말 남양주 별내지구 A18 블록에서 '우미린' 39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2층~지상 22층 5개동 공급면적 125~145㎡로 구성된다. 사업지 인근에 불암산과 수락산이 있으며 용암천과 덕송천이 흘러 친환경적이다. 우미건설은 지구 안에서 먼저 분양한 아파트보다 3.3㎡당 40만~50만원 낮춘 1100만원대에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나오는 물량도 관심을 끈다. 송도는 한때 수도권 최고의 인기지역 중 하나였으나 요즘은 미분양도 나오는 등 부침이 심한 곳이다. 포스코건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지구 F21~23블록에서 모두 1654가구의 대단지를 연내에 분양할 계획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이 인근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과 가까워 골프장과 서해를 동시에 조망할 수도 있다.

인천 영종지구 A28블록에선 우미건설이 '인천영종우미린3차'의 분양에 나선다. 모두 1290가구가 분양되며 공급면적 128~154㎡로 구성된다. 사업지 남쪽에 주거단지와 공원이 있고, 영종하늘도시 중심상업지구 인근에 위치해 편의시설 이용이 쉬운 점도 장점이다.

■ 분양가 저렴해야 분양될 듯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걱정이 많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새도시 등 주요 택지지구도 선뜻 분양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곳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분양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청약 예정자들은 수도권 주요 택지라 하더라도 위치와 분양가격을 면밀히 살펴본 뒤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값이 저렴한 대단지는 분양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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