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용인 평촌 사실상 버블세븐서 퇴출
2005~2007년 초반 당시 집값 급등의 진앙지, '버블세븐'의 굴욕이 이어지고 있다. 2006년 5월 강남 3구와 양천구 목동, 성남 분당, 안양 동안구 평촌, 용인 지역 집값이 연간 30%씩 급등하자 노무현 정부는 이들 7곳을 버블세븐으로 지정했다. 부동산거품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블세븐 지역 집값은 이듬해 봄까지 추가 급등하며 부동산 불패 신화의 상징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출규제 강화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버블세븐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은 2007년 3월 이후 약 3년 5개월 동안 '노ㆍ도ㆍ강'으로 불리는 서울 노원(23.4%), 도봉(11.3%), 강북구(16.6%)의 아파트값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올 8월 말 현재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은 2007년 3월 고점 대비 1~7% 하락했다. 목동 아파트값도 고점 대비 5% 정도 떨어진 상태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서울 지역 버블세븐 아파트값은 지난 3년간 15% 정도 하락한 셈이다.
경부고속도로 개발축에 편승해 승승장구하던 용인과 분당, 평촌 등 수도권 남부 버블세븐 지역은 더욱 참담하다.
값싼 강남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신도시 입주폭탄 등의 여파로 분당 아파트값은 고점 대비 16.1%, 용인은 15.1%, 평촌은 11%나 떨어졌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8ㆍ29 대책'에서 내년 3월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없앴지만, 집값 회복은커녕 급매물만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1기 신도시의 대표 격인 분당신도시도 인근 판교신도시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1991년 시범단지 입주 이래 대부분 15년 이상 된 낡은 아파트촌으로 바뀐 분당신도시와 평촌신도시는 리모델링을 통해 제2의 중흥기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입주폭탄의 진원지인 용인 지역은 집값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월 성복동과 신봉동ㆍ동천동에서 5개 단지 5692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며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이 동반 하락했다. 더욱이 9월 3413가구를 포함, 하반기에도 6000여가구의 추가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경기가 되살아날 경우 서울 한강변과 강남 지역으로 집값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분당과 평촌, 용인의 경우 2006년 판교신도시 분양 효과에서 파생됐던 비정상적 거품이었다"고 진단했다.
화려(?)했던 버블세븐의 신화는 종말을 고하고,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평가다.
분당, 평촌, 용인을 대신해 여의도와 용산, 강동 등이 향후 강남3구와 함께 부동산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청사 이전 이후 개발 기대감과 재건축, 강남 보금자리 후보지 등의 호재를 지닌 과천도 차기 대권을 다툴 영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가 호전되더라도 2006년을 전후해 나타났던 버블세븐과 같은, 비정상적 집값 폭등 현상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기 버블세븐 시대의 종말과 함께, 제2의 버블세븐 사태도 없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적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주남 기자/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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