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2년] 호재 많은 여의도·용산도 올초부터 거래 거의 끊겨

2010. 8. 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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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 대책 발표에 앞서 현재 부동산시장이 어떤 상태인지 면밀히 점검해 본다.

국내 주택시장은 2008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후 수도권 일대 집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09년 들어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정부가 'DTI(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한 2009년 10월 이후로 상승세는 완연히 꺾인 상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랜드마크 아파트들도 하락세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 강남 재건축 추락 후 반등, 또다시 추락

= 강남 재건축 하면 떠오르는 대치동 은마, 개포동 주공1단지는 물론이고 도곡동 타워팰리스, 분당 정자동 파크뷰 집값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들 아파트는 최근 2년 사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4억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56㎡)도 13억원을 육박하던 집값이 최근 11억8500만원까지 하락했다. 재건축 호재 속에 고급 아파트들만큼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하반기 13억5000원만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달 지구단위계획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 수정안이 확정되면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은 만큼 당분간은 가격 상승보다는 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주상복합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타워팰리스 하락폭은 더 크다. 2008년 8월 25억5000만원을 기록했던 타워팰리스 2차 224㎡(공급면적 기준)는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9년 2월 23억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1000만원 내외에서 반등세를 보이며 약보합 흐름을 유지하던 가격은 올해 초부터 다시 급락했다. 최근에는 2008년 8월 대비 4억원 가까이 떨어진 21억75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지만 그나마도 거래가 뚝 끊긴 실정이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타워팰리스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에서 감정가 대비 70%가 채 안 되는 15억원대에 매각되기도 했다"며 "글로벌 경제위기와 이에 따른 불황 여파는 고급 아파트에도 직격탄을 날렸다"고 분석했다.

◆ 여의도ㆍ용산도 아직 고점 회복 못해

= 강남권을 제외하고 서울 아파트값 중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던 곳은 여의도, 용산 등 한강변 아파트들이다. 한강르네상스란 호재를 업고 지난해 회복 속도도 빨랐으나 올해 초부터 거래가 끊기면서 여전히 약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의도 지역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시범아파트는 금융위기 이후 추락한 가격이 지난해 급속하게 회복돼 9월에 고점을 찍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79㎡가 재작년 6월께 8억원에 거래됐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1월에는 6억600만원(저층)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작년 9월 9억1000만원에 거래돼 1년도 안 돼 거의 50% 가까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DTI 규제 확대 이후 매수세가 끊기고 거래도 줄어들어 올해 6월 거래가격이 7억5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가량 하락하고 현재도 7억~7억7000만원 정도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팀장은 "여의도 재건축이 고점 대비 20% 정도 빠진 상태라 올해 하반기쯤 수요자들이 매수를 고려할 만한 여건은 갖춰졌다"며 "한강 전략정비구역이란 장점은 있지만 대지 기부채납 40%, 단지 통합 재개발 등 재건축 요건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 계획을 잘 세워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의도 일반 아파트 역시 가격 변동폭이 컸다. 여의도 롯데캐슬아이비는 152㎡가 금융위기 직전인 재작년 7월에는 9억8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작년 2월 저점 가격은 7억9000만원이었다. 역시 9월에 9억9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현재 호가는 8억5000만~8억8000만원 정도다.

용산은 용산국제업무지구라는 호재가 있는 데다 거래가 그다지 많지 않아 아파트 가격에도 큰 변동은 없었다. 특히 2007년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용산 시티파크와 파크타워 단지는 입주 후 손바뀜이 많지 않다 보니 금융위기 타격을 받지 않은 편이었다. 파크타워 175㎡는 입주 직후 닥친 금융위기에도 큰 가격 변동 없이 15억원 선을 유지하며 지난해 말에는 19억원에 거래가 되는 등 가격이 상승했다. 최근 용산 개발과 관련한 악재가 불거지며 매수세가 끊기긴 했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가격도 예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상가는 단지 내 상가와 선임대 상가 주목

= 금융위기 불똥으로 구매력이 침체되면서 상가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과거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주던 상가도 공실(空室)이 쌓이면서 리스크가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공급하는 택지지구 단지 내 상가를 제외하고는 투자자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상가시장 역시 급속한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소비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올라가면 투자 심리는 더 가라앉을 수 있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나 공실 가능성이 낮은 선임대 상가 등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단지 내 상가 중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공급하는 광교 단지 내 상가를 눈여겨볼 만하다. 선 대표는 "지난해 판교 단지 내 상가가 200% 넘는 낙찰가율을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광교 역시 입지가 떨어지는 곳도 내정가 대비 100~130% 정도에서 무난하게 낙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단지 내 상가를 고를 때는 근린상가와 떨어져 있어 상권이 겹치지 않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하반기~내년 초 매입하되 기대수익률 낮춰야

=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현 주택시장은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집값 바닥 다지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곧 거래 활성화 내용을 포함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예정인 만큼 투자위축 심리도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 규제 완화를 기다리면서 묶어뒀던 매물들이 조금씩 시장에 나오면서 거래가 활발해질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적절한 매수 시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 팀장은 "이는 입지, 브랜드, 교육, 교통 등 여건이 누구나 탐낼 만한 최고 단지들인 랜드마크 아파트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하지만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대박'을 노리는 접근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를 보유하기만 해도 큰돈을 벌 수 있었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만큼 매매차익만을 노리는 거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싼값에 아파트를 사들인 후 고가에 되팔아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며 "추가 급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철저하게 실수요 관점에서 매수를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정환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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