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드넘버원①] '비운의 드라마' 로드넘버원, 명과 암은

문혜원 기자 2010. 8. 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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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문혜원 기자] 한국전쟁을 다루며 모두가 기대했던 드라마 '로드넘버원'(극본 한지훈 / 연출 이장수 김진민)이 26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로드넘버원'의 포부는 거창했다. 130억원을 투자한 대작인데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 등 톱스타가 대거 출연하며 방송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로드넘버원'의 성적은 그야말로 참패였다.

지난 6월 23일 첫 방송 시청률인 9.1%(AGB닐슨 기준) 이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 18일 17회 방송에는 4.6%로 자체 최저를 기록했다. 5%를 넘지 못한 시청률은 시청자의 관심에서도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큰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니 만큼 예상을 크게 밑도는 저조한 시청률은 뼈아프다.

■ 明…따라올 수 없는 영상미

전쟁드라마지만 멜로의 비중이 높은 것에 시청자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드라마의 '때깔'에 대해서는 누구도 시비를 걸지 못했다. 100%사전제작을 고수했던 '로드넘버원'은 드라마 후반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색보정(DI)으로 영화와 같은 색감을 완성하는 한편 CG(컴퓨터 그래픽)도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수준이었다.

100% 사전제작은 드라마에 완성도를 부여하는 한편, 드라마의 디테일을 살렸다. '로드넘버원'과 의리를 지킨 5%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끝나갈수록 탄탄해지는 이야기에 채널을 고정시켰다. 초반 거창했다가 맥없이 끝나버리는 여타 드라마와는 분명 차별되는 점이었다.

또 드라마 속 계절감을 살려 한국의 4계절 분위기를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드라마 속 배경이 가을일 때는 빨갛게 물든 산이 화면 가득 나타났고 가을만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겨울엔 인공눈이 아닌 폭설이 내린 현장에서 눈밭을 구르며 촬영해 화면에는 배우들이 입김으로 추위가 그대로 안방에 전달됐다. 아름다운 화면은 전쟁의 비극을 더욱 극단적으로 보이게끔 작용했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 등 젊은 배우들의 괄목할 만한 연기력도 칭찬할 만하다. 또 2중대 대원으로 등장하는 신인 혹은 연극 배우들은 신선함을 줬다.

■ 暗…전쟁물 속 '과한' 로맨스

시청자들이 '로드넘버원'에 걸었던 기대는 단 하나. '미드'(미국 드라마) 같은 박진감 넘치는 전쟁드라마를 볼 수 있을 거란 이유였다. 하지만 뚜껑을 연 '로드넘버원'은 전쟁도 멜로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자리했다. '로드넘버원'은 방송 초반 이장우(소지섭 분)-김수연(김하늘 분)-신태호(윤계상 분)의 멜로에 치중하며 시청자를 실망하게 했다.

당초 미드인 '밴드오브브라더스'와 같은 전쟁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맥이 빠지게 하는 설정이었다. 시청자들은 세 남녀의 공감할 수 없는 삼각 로맨스는 개연성을 떨어지게 했다. 시선을 끌어 모아야 할 1, 2부에서 몰아친 로맨스는 결국 드라마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한 로맨스와 더불어 감정의 과잉도 '로드넘버원'의 세련미를 약화시켰다. 한국드라마의 특징인 가족, 사랑을 전쟁드라마인 '로드넘버원'에 녹이려 했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을 미드처럼 쿨하게 다룰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로드넘버원'은 미드와 비교했을 때 내용상 세련미가 떨어졌다.

드라마의 진부함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름다운 영상미 속 펼쳐지는 장면과 대사는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봤던 느낌을 안겼다. 시청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움이 없었던 것. 전쟁드라마의 클리셰를 답습하는데 그친 느낌이다.

초반 고증문제나 볼품없던 전쟁 신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초반에 등장하는 탱크는 실제 한국 전쟁 때 사용했던 차종과 달라 논란에 불씨를 지폈고, 2중대원의 사단 마크는 다름아닌 태극기여서 의아함을 시청자들에게 던져줬다. 현재 사용하는 사단마크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차선책이었다는 게 제작진측 설명이었지만 설득력은 부족했다.

이밖에 5회 이후 확연히 나아지기는 했지만 초반 전쟁신은 '밴드오브브라더스' '퍼시픽' 등의 외화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을 만족시키는데 역부족이었다. 전쟁드라마의 가장 큰 볼거리를 선사해주지 못한 셈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로드넘버원이 남긴 안타까운 결과이자 숙제다.

사진 = MBC

문혜원 기자 gissel@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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