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맛집] 문화예술위 직원들이 자주 가는 대학로 맛집

2010. 8. 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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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는 130여개의 크고 작은 극장이 있다. 이렇게 많은 극장 무대에 매일같이 오르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즐기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극장 밖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공연이나 전시회가 수시로 열린다. 또 그것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엔 당연히 맛집이 성시를 이루게 마련. 그래서 극장 수보다 훨씬 많은 맛집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 집이 그 집 같고 어느 집 음식이 괜찮은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업소 주인 역시 아무래도 단골보다는 뜨내기를 상대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게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그래도 괜찮은 맛집을 찾을 수 있을까.

시티라이프는 이곳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집을 추천 받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의 오미나 홍보커뮤니케이터와 전유신 큐레이터가 조언을 해줬다.

격조 있는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모이는 한정식 집과 토속적 음식점, 이탈리아 피자집,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치즈떡볶이집, 일본식 매운 카레집 등 다양했다.

매운 맛이 그리울 때 찾는다는 낙지와 오징어 요리 전문점 '낙끼오끼'(02-741-3170)나 단호박해물찜과 추억의 도시락을 내는 '반저'(02-742-9779)는 추천을 받았지만 시간 때문에 들리지 못했다.

담아 물과 밥이 특별한 집

궁중요리 전문가인 신지현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곳. 신 대표는 "음식점이라기보다 건강을 지켜주는 집"이라고 했다. 약보다 더 좋은 게 음식이라고 한다. 그런 음식들만 취해서인지 신 대표는 예순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기름기가 흐르는 흑발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담아를 '맛있는 서울의 107번째 식당'(おいしい ソウルの 107店)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담아는 아르코미술관 뒤편에 낙산이 바라다 보이는 골목 안에 있다. 대학로에서 약간 외진 곳에 있어 단골들이 주로 찾는다. 서울대병원이나 방송통신대 한국문화예술위 직원들이 많이 간다고 한다.

이곳의 특징은 정해진 메뉴가 없다는 것.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메뉴가 다르고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해 준다고 한다. 인공조미료는 일체 쓰지 않는다. 기자가 찾았을 때 낸 음식은 연잎에 싼 갈비볶음. 볶음이라지만 찜처럼 독특했다. 재료의 맛과 색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데도 연잎의 향이 느끼함을 막아줬다. 수시로 메뉴가 바뀌더라도 빠지지 않는 게 있다. 담아만이 내는 오가피황정차와 김치가 그것이다.

이곳에선 몸을 건강하게 하는 항산화 효능의 복분자를 즐겨 쓰는데 복분자 소스로 드레싱한 샐러드나 복분자김치를 낸다. 특히 복분자김치는 궁중백김치 같으면서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총각김치도 여수 오동도에서 올라오는 특별한 젓갈을 넣어 고유의 맛을 지킨다고 했다.

밥은 흰밥을 내놓지 않고 꼭 검은콩과 현미찹쌀 검은콩을 섞은 밥을 낸다. 건강을 지키는 게 잡곡밥이기 때문이란다. 단층에 별실은 없고 홀 하나만 있다. 입식 식탁이지만 분위기나 의자 모두 편한 편. 모임 규모에 따라 천으로 칸막이를 해준다.

(02)741-5511 점심 1만5000원, 2만원, 3만원 저녁 3만원, 5만원, 9만원

솔나무골된장예술 묵은 된장 맛 일품

처음 찾은 한식집이 괜찮은지 가리는 방법이 하나 있다.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이 모여 여유 있게 음식을 즐기는지를 보는 것이다. 기자가 '솔나무골된장예술'을 찾았을 때 곱게 늙으신 어른들이 담소를 즐기며 늦은 점심을 들고 있었다.

이집 주 메뉴는 된장정식과 간장게장정식, 양념게장정식 등. 된장정식을 시켰더니 열두 가지 밑반찬이 나왔다. 오래 묵은 깻잎과 버섯무침 총각김치 등 하나하나가 모두 깔끔했고 맛이 시원했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몇 장 나온 김도 고소한 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잡곡밥을 비비기 쉽게 넓은 그릇에 퍼줬다. 부추와 치커리 등 야채를 얹은 뒤 강된장을 섞어 비볐다. 잘 삭은 된장의 깊은 맛이 전해졌다. 곁들여 나온 북어국은 채 썬 무를 듬뿍 넣어 끓여 시원했다. 속을 풀어주는 데도 좋을 듯했다. 다른 음식을 굳이 맛보지 않더라도 솜씨를 인정할 만했다. 마지막으로 숭늉을 한 모금 마셨다. 누룽지에 물만 부어 퍼낸 것과 달리 푹 끓인 숭늉의 깊은 맛이 기분을 좋게 했다.

된장의 깊은 맛이 궁금했다. 시가가 있는 홍천군 서석면에서 3년 묵은 된장만을 갖다 쓴다고 했다. 원래 시어머니가 만들어 보냈으나 지금은 같은 동네 어른들이 만들어준다고 했다. 된장 뿐 아니라 다른 식재료도 모두 고집스럽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인공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데 천일염도 대량으로 사서 홍천에 보내 간수를 완전히 뺀 뒤 갖다가 쓴다고 했다. 구수한 숭늉 맛의 비결은 매일 아침 3시간 정도 끓이는 것이라고. 혜화역 3~4번 출구의 중간에서 스타시티 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1층과 2층을 사용하며 대부분 한식당처럼 좌식이다. 별실은 없다.

(02)745-4516, 741~4516 된장정식 7000원, 간장게장정식 양념게장정식 각 1만8000원.

디마떼오 이원숭 씨의 피자집

연극인 이원숭 씨가 이탈리아에서 맛본 피자가 그리워 피자집을 열었다는 소식은 사실 오래 전에 들었다. 그의 이름을 믿고 연극인은 물론이고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대학로에선 약간 외지긴 했지만 4층짜리 건물을 통으로 쓰는 그럴듯한 레스토랑이었다. 빨간 벽돌로 지은 집의 외벽을 담쟁이덩굴이 타고 올라가 운치도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먼저 벽돌로 쌓은 커다란 화덕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피자는 화덕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더 담백하고 맛이 있다고 했다. 1층 분위기는 맨해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탈리아식당 같았다.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처지지도 않는…. 2층 이상은 저녁에 여는데 와인을 한 잔 곁들이기에 좋을 분위기로 꾸며졌다. 인터넷엔 이집 피자 맛을 두고 극도의 찬사와 극도의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었다. 맛이 궁금해 스페셜 피자를 주문했다. 피자에 얹는 치즈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났다. 이탈리아 물소 젖으로 만든 최고급 부팔라 치즈가 고소하다고 해서 비싼 값을 내기로 했다. 토핑으로 나온 루꼴라는 누런 게 약간 뜬 것처럼 보였다. 사실 맛이나 모양은 열무 싹과 같은데 이름이 다르다고 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쓰는 이유가 궁금했다. 도우는 약간 소금기가 빠졌으면 하는 느낌. 값이 5000원 싼 프레스카 치즈로 주문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우를 얹은 페투치네 파스타는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를 쓴다고 했는데 크림소스의 걸죽한 느낌이 아주 강하게 다가와 와인을 한 잔 곁들이면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디마떼오는 마로니에공원과 방송통신대 사잇길로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02)747-4444 스페셜피자 프레스카 2만9000원, 스페셜피자 부팔라 3만4000원(세금 10% 별도임.)

아비꼬 뭔가 화끈한 게 그리울 때

아비꼬는 일본식 카레돈까스 체인점이다.

일본식이라니 느끼하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먹고 나서 한 동안 속이 화끈 거리고 뜨거운 기운이 오래 지속되는 음식을 내놓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체인점이면서도 손님의 기호에 맞게 메뉴를 세팅할 수 있다는 것.

우선 기본을 카레라이스로 할 것인지, 아니면 카레우동을 할 것인지, 또 하이라이스로 할 것인지를 택하게 된다. 다음은 어느 정도 매운 맛으로 도전할 것인지를 정한다. 이곳에선 초불단계라고 한다.

아기단계는 전혀 맵지 않은 것이고 1단계는 신라면 정도, 2단계는 짬뽕 정도, 3단계는 불닭 수준, 지존은 불닭의 3~4배, 신단계는 매운 정도를 넘어서 아픔을 느낄 정도라고 했다.

그 다음은 커리 타입을 정하는데 돼지고기로 할 것인지, 닭고기를 할 것인지 아니면 해산물이나 버섯으로 할 것인지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네 번째 단계는 지금까지 주문한 음식 위에 얹어내는 토핑을 정하는 것. 대파와 계란, 돈까스, 치킨까스, 닭날개, 고로케, 왕새우튀김 등이 있다.

맛은 어떨까. 중국의 매운 화궈까지 먹어봤으니 지존단계로 도전을 해보자고 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상당히 매웠다. 물을 마셨지만 맵고 얼얼한 기분은 식당을 나서고도 오래도록 지속됐다.

아비꼬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동물성 기름은 쓰지 않으며 식물성 기름도 최소한만 쓴다. 그래서 걸게 보이는 소스가 느끼하지 않다.

기본적인 소스는 일본에서 조달하고 야채는 국내에서 조달한다고 했다.

(02)747-3407 카레라이스세트 1만~1만3000원. 계절식사 7000원 내외.

돌쇠아저씨 치즈떡볶이 정으로 찾는 곳

돌쇠아저씨 집은 혜화역 1번 출구 바로 건너편 던킨도너츠 골목에 있다. 막다른 골목인데도 식당 안엔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비결은 편안함과 훈훈한 인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실내 디자인부터가 독특했다. 옛 초등학교나 유치원의 책상 걸상처럼 나무로 짠 식탁과 의자가 정겹다. 게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란색 파란색 연두색 등으로 칠했다. 벽에는 아이들이 그린 듯 재미있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어떤 그림엔 '영희야 뭐해' '신경 꺼'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식탁과 의자는 돌쇠아저씨가 직접 나무를 사다가 짠 것이고 벽의 그림은 손님으로 오는 대학생들이 그렸다고 한다. 주인과 손님이 격 없이 지내니 자연히 손님이 끓을 수밖에.

메뉴는 단출하다. 주종인 치즈떡볶이와 돈까스 김치볶음밥 오므라이스가 다다. 이 가운데 오므라이스는 손님들이 원해 나중에 추가했다고 한다.

간단한 메뉴를 세트로 엮어 주문하는 사람들의 재미도 살려주고 있다. 게다가 메뉴 이름이 또 기가 막히다. 종합선물세트 돌쇠세트 마님세트 무수리세트…. 이런 식이다.

종합선물세트는 네 가지 음식에 라면과 후식을 합한 것. 사실 라면은 모든 세트에 추가로 주는 것이다. 벽에 붙은 메뉴 밑엔 "마님 라면 물 올릴까요"란 글귀가 보인다.

돌쇠세트는 치즈떡볶이와 오므라이스 후식을 합한 것으로 1만3900원, 마님세트는 치즈떡볶이와 돈까스 후식이 나오는데 1만3300원이다. 종합선물세트는 4~6인, 친구세트는 3~5인, 마님세트는 2~3인이 함께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인기메뉴인 치즈떡볶이가 궁금했다. 금방 끓여 내는데도 떡이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다. 매일 만드는 떡을 바로 쓰기 때문이란다. 아이들 구미에 맞춰 피자치즈와 슬라이스치즈를 듬뿍 넣었다. 치즈 인심이 손님을 끄는 비결 같다. 약간 매콤했으나 심하지 않았고 살짝 달지만 도를 넘지 않은 게 젊은 세대의 구미에 맞을 것 같았다.

(02)765-7399 종합선물세트 2만6400원. 친구세트 1만7300원. 냠냠세트 1만2400원.

■ 서울의 좌청룡 낙산공원

풍수를 볼 때 흔히 좌청룡 우백호를 따진다. 조선왕조를 세울 때 경복궁을 중심으로 낙산이 좌청룡이 됐고 인왕산이 우백호였다. 그 양쪽 능선을 따라 서울 성곽이 세워졌다. 낙산엔 서울 성곽이 비교적 제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성곽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성곽 자체도 볼만하지만 성 안팎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좋다.

대학로에서 낙산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아르코미술관 뒤와 일석기념관이나 단막극장 뒤로 가면 나온다. 아르코미술관 뒤로 들어가 동숭길을 걷다 보면 한독약국 뒤로 낙산공원 가는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300m 정도 올라가야 낙산공원이다. 조금 가파르지만 대신 운동은 된다.

올라갈 땐 시멘트길이라 조금 덥지만 공원에 들어서면 작지만 그래도 숲이 있는데다 바람까지 통해 제법 시원하다. 공원에 들어서서 계단을 오르면 각종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고 야생화 화단도 조성돼 있다. 요즘 벌개미취와 패랭이 맥문동 등이 한창 피고 있다. 성곽 근처에 서니 서울 장안과 남산이 눈에 들어온다. 아파트가 많지만 그래도 제법 전망이 좋다. 공원의 남쪽으로는 이승만 대통령이 살던 이화장이 지척에 있다.

북서쪽으로는 바로 밑으로 푸른 숲을 간직하고 있는 카톨릭대 교정이 이어져 도심에서 숲을 즐기며 산책을 하기에 좋다. 눈을 들면 서쪽에 창경궁과 비원으로 이어지는 도심 녹지가 보인다. 거기서 북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북한산의 형제봉 보현봉에 이어 백운대 인수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산책로는 성곽을 따라 안팎으로 나 있다. 중간에 나가는 통로가 있기 때문에 산책 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혜화역 1번 출구 쪽에서 단막극장 쪽으로 오르는 골목은 좁기 때문에 처음 가면 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단막극장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대학로 뮤지컬전용극장 신축현장의 오른쪽 끝으로 돌아가도 낙산공원 진입로로 연결된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42호(10.08.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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