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제개편안] 고용창출에 세제지원

[CBS경제부 이재웅 기자]

내년부터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폐지되고 신규고용창출에 비례해 세제지원을 받는 고용창출형 투자지원제도가 도입된다. 또 고용유발효과가 큰 청소업이나 경비업, 여론조사업 등도 세제지원 대상 중소기업에 추가로 포함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일자리 창출과 서민,중산층 지원, 성장잠재력 확충, 재정건전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일자리 창출이다.

◈ 고용창출에 세제지원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규고용창출 인원에 비례해서 투자세액 공제를 받는 '고용창출형 투자세액공제제도'의 신설이다.

물적자본 중심의 투자지원제도에서 인적, 지적 자본 중심의 지원제도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기업의 투자금액에 대해 현재와 같이 7%의 세액공제를 하되, 고용증가인원 1명당 1,000만원씩, 청년(15세~29세) 고용의 경우는 1인당 1,500만원씩 공제한도를 정했다.

이는 신규고용창출 인원에 비례해 투자지원을 받도록 한 것으로, 설비투자가 아무리 많아도 고용증가가 없으면 투자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기존 임시투자세액공제의 과실이 자동화 설비투자로 고용창출을 하지 못하는 대기업들에게 쏠렸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중소기업 관련 각종 세제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고용유발효과가 큰 청소업, 경비 및 경호서비스업, 시장.여론조사업,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업 등이 추가로 포함된다. 이는 취약계층의 고용증대 효과가 큰 서비스업종임이 감안됐다.

해외 고용이 국내 고용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세제지원도 신설됐다. 정부는 해외사업장을 폐쇄하고 국내로 복귀한 뒤 창업이나 사업장을 신설하는 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기업 수준인 3년간 100%, 2년간 50%의 소득세,법인세 감면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밖에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애인 10인 이상을 고용하고 상시 근로자의 30% 이상이 장애인인 장애인표준사업장의 경우 소득세, 법인세를 4년간 50% 감면할 방침이다.

◈ 서민, 중산층 지원 =

정부는 저소득 일용근로자의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현행 8%에서 6%로 인하하기로 했다.

비과세 근로소득의 범위에 근로장학금을 포함시켰다. 저소득 대학생이 받는 근로장학금이 소득으로 잡혀 기초생활수급권자 자격을 박탈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이상 자경한 경영이양보조금 지급대상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 및 영농조합법인 등에 팔 경우 적용되는 양도세 감면제도의 일몰은 2년 연장된다. 고령 및 은퇴 농업인의 소득안정과 영농규모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다양한 종류의 탁주나 약주 제조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 4월 1일 출고분부터 과일이나 채소 등 원표 및 첨가재료의 범위를 확대하고, 경차소유자에 대해 연간 10만원 한도 내에서 유류세를 환급하는 제도는 일몰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음식, 숙박업자 등 중소상공인의 세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용카드 등 매출액에 대해 적용하던 부가세 세액공제 우대제도의 일몰은 오는 1012년 말까지 2년 연장된다.

◈ 3D, IT융합기술 연구개발도 세액공제 포함 =

정부는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 연구개발(R & D) 세액공제 대상에 3D와 IT융합기술, 신공정LCD, 풍력.지력에너지 기술을 추가했다.

녹색성장 등 신성장동력과 기초원자재,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된 46개 주요 원자재 부품에 대해서는 기본관세율이 인하된다. 그린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 LED 응용, 태양전지, 풍력발전과 관련된 원자재 등이 해당된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다자녀 추가공제가 현재 수준의 2배로 확대된다. (2자녀 50만원 → 100만원, 2자녀 초과시 1인당 100만원 → 200만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1.15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불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400만원까지 확대해 노령층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를 유도하도록 했다.

◈ 미용목적 성형, 애완동물 진료, 무도학원 부가세 과세 =

저출산 고령화로 세입기반이 약화될 우려가 있는 반면 복지 지원 등 재정수요는 늘어날 것을 감안할 때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제도를 과감히 축소하고 세원의 투명성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높일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50개 항목을 중심으로 비과세.감면제도를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의 적용대상을 축소해 이미 범용화된 전사적 자원관리설비 및 전자상거래설비는 내년 초부터 제외된다. 또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등에 의한 수입금액,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신고한 중개수수료 수입금액 등 수입금액 증가 세액공제는 올해 말로 일몰을 종료키로 했다.

이밖에 장기보유주식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특례와 창투조합 등 출자금 소득공제도 일몰을 종료하고 선박투자회사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특례는 축소키로 했다.

정부는 또 과표 양성화를 위해 연간 수입금액이 5억원 이상인 변호사, 회계사, 의사, 학원, 골프장, 장례식장, 부동산 중개업자 등의 경우 소득세 신고시 세무사 등에게 사전 검증을 받도록 하는 세무검증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가맹 사업자와 복식장부 기장 및 신고, 사업용 계좌 개설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성실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교육비, 의료비 소득공제의 일몰은 2년 연장해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기 위해 내년 7월부터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미용목적 성형수술(쌍꺼풀, 코, 가슴성형 및 주름살제거 등)과 수의사의 애완동물 진료, 성인대상 영리학원(무도학원, 자동차학원)을 포함시켰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세수 증대 효과가 1조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의 폐지와 지역특구 및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총액한도 신설 등이 세수증대 효과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제개편에 따른 세부담은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 1조 3천억원, 중소기업이나 서민중산층에 1,400억원이 귀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제개편에 따른 14개 세법개정안을 다음달 입법예고한 뒤 다음달 말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leejw@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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