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잇단 개발사업 연기·축소.. 곳곳서 주민 반발

김명지 2010. 8. 1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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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 16일 재정난 해소를 위해 시내 대규모 개발사업의 일정을 늦추거나 규모를 축소키로 하는 내용의 '재정건전성 확충 방안'을 발표한 후 해당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워터프론트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된 강서구 마곡지구 주변 주민들은 호재가 사라지자 궐기대회 등 실력행사를 추진하고 있고 대형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분양 전환 방침으로 그동안 이들 물량공급을 기다려 온 청약 대기자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토지보상이 연기되는 강남구 세곡2지구와 서초구 내곡지구 주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곡지구 축소·지연 '주민반발'

17일 현지 주민 등에 따르면 강서구 방화동과 가양동 일대 워터프론트 수혜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의 워터프론트 사업 백지화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일 지하철9호선 가양역 주변에서 백지화 반대 궐기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시민들을 상대로 백지화 반대 서명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워터프론트 사업 백지화에 따른 사업계획 조정으로 마곡지구 개발도 지연이 불가피해지자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강서구 화곡동의 이명수씨는 "당초 지난달에 아파트 공사가 발주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서구청에서 막는 바람에 SH공사가 발주를 지연시켰다"면서 "현재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과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주민소환제도를 활용하는 등 집단행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서구청장과의 직접면담은 물론 민원 제기까지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구청의 행동이 바뀐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강서구청 마곡개발지원팀 서선옥 팀장은 "아파트 공사 발주를 연기했다는 것도 모두 낭설에 불과하다"면서 "시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 데서 이 같은 오해가 발생하지만 길거리를 돌면서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노릇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형 시프트 청약대기자 "어떡해"

서울시가 114㎡ 이상 대형 시프트의 절반을 분양전환키로 하면서 이 면적의 청약대기자들도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중소형 시프트의 경쟁률이 높아 당첨 확률이 낮다는 판단 아래 청약예금 통장금액을 최근 6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증액했다"면서 "1년 후부터 114㎡의 청약 1순위가 되는 것을 감안한 것인데 대형 시프트를 축소한다고 하니 난감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7월 통장금액을 증액한 김씨는 2011년 7월까지는 전용 102㎡ 이하 청약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102㎡ 이하는 청약이 불가능하다. 600만원으로 다시 감액하는 방법도 있지만 증액한 이후 2년 동안은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012년 7월에서 2013년 7월까지는 꼼짝없이 기회를 날리게 됐다.

시프트 청약을 준비해 왔다는 한 네티즌은 "소득제한 영향으로 84㎡에 청약을 못하는 사람들이 대형 면적으로 갈아타는 준비를 했다"면서 "결국 서울시의 시프트도 도입 초반에 인기를 끌고 나중에는 물타기를 하는 전시행정의 나쁜 예가 됐다"고 꼬집었다.

■세곡2·내곡지구 주민들 냉소적

1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이 내년으로 미뤄진 세곡2지구와 내곡지구의 토지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초 SH공사는 내곡지구 76만9057㎡와 세곡2지구 77만1121㎡의 편입 토지와 지장물을 조사한 뒤 감정평가를 거쳐 오는 10월 이후부터 보상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재정난 해소를 위해 보상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에 대해 내곡지구 편입 대상인 서초구 신원동 능안말의 한 주민은 "3.3㎡당 300만원밖에 보상을 안해주면서 일찍 해 준다고 생색은 있는 대로 내더니 결국 안됐냐"면서 "어차피 토지보상 해 준다고 해도 받을 생각이 없었으니 잘됐다"고 말했다. 내곡지구의 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한 주민은 "3년 전만해도 3.3㎡당 최고 300만원에 팔린 땅을 지금 300만원을 주고 수용을 하겠다고 하는데 반길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토지를 매입하지도 않고 분양(사전예약)한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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