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국 414개 사업장 구조조정 내달 발표"
비상경영 선포본사직원 300여명 현장배치…경상 경비ㆍ원가 10% 절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이르는 총 118조원 규모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내달 말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확정,발표한다. 전국 414개 사업장에 대한 사업지속 여부 등이 내달 중 결정될 전망이어서 해당 사업지역 주민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H는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16일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 및 노사 공동결의 대회'를 갖고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LH,비상경영체제 돌입
LH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본사에서 이지송 사장과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공동 결의대회를 가졌다. 노사와 힘을 합쳐 최근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 등으로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LH는 이 사장을 위원장으로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위기관리단,판매총력단,내부개혁단,친서민지원단 등을 구성해 전사적으로 위기 대응 및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비상경영대책위는 △미매각 자산 판매 총력 △합리적인 사업 조정 △철저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 △조직혁신 등을 4대 과제로 선정,중점 추진키로 했다.
노사는 공동결의문에서 1인 1주택 · 토지 판매운동,경상경비 및 원가 각 10% 절감,휴가 반납 및 휴일 비상근무에 합의했다. 직원들은 미매각 자산,경상경비,건설원가를 줄이고 재무건전성,통합 시너지,대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3컷(cut) 3업(up)' 운동에 나선다.
또 조만간 본사 직원 300여명을 현장으로 보내 보상판매 인력으로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 올 초 본사 인력의 500여명을 지역으로 보낸 데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대규모 인사다.
◆사업대상 구조조정 후폭풍 불듯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것은 내달 발표되는 LH의 구조조정 대상 사업이다. LH는 현재 전국 414곳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 중 정부 사업인 보금자리주택을 비롯 행정중심복합도시,혁신도시 등은 그대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제외하면 120개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재개발)이 구조조정 명단에 올라 연기 또는 포기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10조원가량의 국민주택기금을 LH의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해주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아직 확답할 수 없는 단계"라며 "기금이 출자 전환되더라도 나머지 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예정된 모든 사업을 다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업이 중단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어 LH가 고민 중이다. LH가 지난달 3개 구도심의 재개발 사업 중단을 선언한 성남시에서는 성남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LH는 이를 비롯 경기도 양주 회천지구,파주 운정3지구,대전 노은지구 등 신도시 4곳에 대한 사업을 연기했고,미군 평택기지 2단계 이전 공사는 최근 포기했다.
이 사장은 "사업 조정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주민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지구별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면서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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