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모텔 이름에 '베르사체' 사용 안돼"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를 국내 숙박 업소 명칭에 사용한 것은 위법이라는 고법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5부(황한식 부장판사)는 이탈리아의 패션업체 지아니 베르사체가 서울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방모씨를 상대로 낸 상호 등 사용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베르사체' 표기가 포함된 상호나 광고물, 집기, 부대시설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방씨의 모텔에 사용된 표기가 이탈리아 브랜드 베르사체와 유사하고 베르사체가 운영하는 호텔과 방씨의 여관이 숙박업으로 동일·유사한 서비스인 점 등을 고려하면 모텔에 '베르사체' 표기를 하는 것은 서비스표권 침해"라고 밝혔다.
이어 "베르사체가 서비스표로 출원되기 전부터 방씨가 모텔에 '베르사체'라는 표장을 사용했지만, 베르사체가 호텔업에서 서비스표를 출원할 당시 이 표장이 방씨의 모텔업을 나타낸다는 점이 국내 수요자에게 인식돼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어선 사용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의류와 보석, 시계, 향수 등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베르사체는 2008년 10월 'VERSACE'라는 표장을 호텔업 서비스표로 출원해 지난해 11월 등록을 마쳤다.
베르사체는 서울에서 '베르사체' 표기가 들어간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방씨를 상대로 "이 상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1심은 "베르사체가 호주에서 고급 호텔 사업을 하지만 세계적인 패션업체가 소규모 숙박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방씨의 모텔이 베르사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고, 베르사체는 바로 항고했다.
정재영 기자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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