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결말해석, 관객들이 창작하는 또다른 영화

2010. 8. 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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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꿈 속에 침입해 생각을 훔치고 조작한다는 내용의 할리우드 SF스릴러 영화 '인셉션'(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이 다양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현실에서 꿈, 꿈속의 꿈을 오가는 미로같은 영화 스토리의 구조가 결말에 대한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달 21일 영화개봉 후 인터넷에선 댓글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지고 영화내용이 재구성되고 있다. 그 가짓수만 적어도 3~6가지다. 이 정도면 단순한 영화관람이나 결말 논란을 벗어나 관객들이 새로운 스토리텔러로서 창작의 주체로 나선 셈이다. 관객 스스로가 해석한 다양한 버전(판본)의 결말은 그 자체가 '인셉션 프리퀄' '인셉션2'가 되고 있다.

'인셉션'은 특수 약물을 주입받고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를 통해 잠이 빠진 사람의 꿈 속에 침입해 무의식 속 깊이 감추어진 생각을 훔쳐내는 요원들의 이야기다. 코브가 주인공으로 사이토라는 유력 인사에게 타기업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타깃은 합병할 기업의 후계자인 피셔라는 인물로 코브는 그의 꿈 속에 들어가 생각을 조작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코브와 작전을 수행하는 인물이 꿈 설계사 아리아드네, 약물담당자 유서프, 포인트맨(꿈이 잘 진행되는지 체크하는 인물) 아서 등이 등장하고 코브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상징하는 아내 맬과 장인도 이야기의 한 축이 된다.

현재 국내 관객들에게 퍼진 결말의 버전은 해외의 영화포럼 사이트 '시네마블랜드'에서 한 관객이 정리한 '인셉션의 다섯 단계'(the 5 levels of Inception)가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누구의 꿈이냐, 현실과 꿈 사이 어떤 단계냐에 따라 영화 속 공간이 현실-밴-호텔-설원-림보(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일종의 환각상태에 빠진 상황)으로 나뉜다. 해외의 또 한 사이트는 여기에 코브의 꿈단계인 도시를 추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6가지 가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관객은 마지막 결말이 코브의 꿈이냐 현실이냐를 두고 설왕설래한다. 이것이 이른바 '코브의 현실'과 '코브의 꿈' 가설이다. 영화 속에서 실제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다만 출장을 떠난 평범한 직장인 코브가 비행기에서 꾼 꿈일 뿐이라는 다소 허무한 해석도 있다. 아내를 잃은 코브의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코브를 인셉션의 타깃으로 장인이 꾸민 작전이라는 설, 유서프의 약물이 투입된 코브의 환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가장 급진적인 가설은 일종의 감독 음모설로, 영화 자체가 관객을 대상으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생각의 조작)이라는 것이다.

'인셉션'은 영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관객 스스로가 2차적인 창작의 주체로 나서는 새로운 콘텐츠 수용의 양상을 보여준다. '인셉션'은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지난 3일 박스오피스 1위를 재탈환하며 누적관객 300만명을 넘어섰다.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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