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전경련 제주포럼 개회사 긴급 수정한 이유는

서귀포(제주)=오동희 기자 2010. 7. 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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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귀포(제주)=오동희기자]

↑28일 저녁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제주 하계세미나에서 조석래 회장을 대신해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조 회장의 개회사를 대독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의 '대기업' 관련 강경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 전경련 '2010 제주 하계포럼'의 개회사가 28일 오후 5시 30분 개회 직전에 수정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부터 31일까지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제주 하계세미나는 신병치료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조석래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조 회장의 개회사를 대독했다.

전경련은 행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 첫 머리에 "정부와 정치권이 50년을 내다보는 미래 비전과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길 바랍니다"라고 밝혀 최근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전경련은 이어 사전 배포한 개회사에 '국정을 책임지는 리더와 여야와 정부를 막론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수정 전 개회사에는 (전략..)"또 다른 하나는 국정을 책임지는 리더들이 장차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종시와 같은 국가 중대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로 인해 중단될 위기에 있습니다.

여·야 및 정부도 서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갈팡질팡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나라가 올바르게 나아가려면 먼저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후략)라고 돼 있다.

하지만 수정된 개회사에는 "또한 세종시와 같은 국가 중대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로 인해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나라가 올바르게 나아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장차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라고 일부가 삭제되고 순화됐다.

전경련 측은 4대강 사업, 세종시, 천안함 사태 등 현안에 대해 각자 위치에서 가져야할 자세를 얘기하다보니 오해가 있을 것 같아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표현이 거칠어 정 부회장이 개회사 직전에 다시 수정했다는 후문이다. 전경련도 일부에서 '전경련 vs 정부'의 갈등설이 제기되자 진화에 진땀을 뺐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체 맥락이 아닌 일부 문구만으로 정부와 전경련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수정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효성 그룹 측은 조 회장의 개회사 내용은 천안함 등 국민적 이슈에 대해 국민들의 힘이 한 곳으로 결집되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일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포럼 개회사를 통해 전경련이 에둘러 정부를 향해 대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도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해 기업 입장의 목소리를 내기 바라고 있지만, 전경련 내부 분위기는 개회사를 급하게 수정한 것처럼 조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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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제주)=오동희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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