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Story] "차별화된 첨단 서비스로 고객에 봉사"

2010. 7. 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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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숙 서울9호선운영(주) 사장

서울 시내를 다니는 많은 도시철도(지하철) 노선 중 9호선은 가장 늦게 개통된 '막둥이'이지만 눈에 띄는 특징들이 여럿 있다. 우선 9호선은 급행과 일반 열차, 두 종류로 혼합 운행된다. 급행은 출퇴근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급행과 일반 열차를 함께 운행하는 지하철은 국내에서 현재 9호선이 유일하다.

9호선에는 또 역무실이 없으며 역장도 없다. 공공서비스를 민간 기업인 서울9호선운영(주)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도 9호선의 특징이다.

서울9호선운영은 지난 2007년 9호선을 운영하기 위해 프랑스의 베올리아 트랜스포트사와 한국의 현대로템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직원의 대부분은 한국인이다.

기존의 도시철도와 차별화된 '행보'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울시 도시철도 9호선이 7월 24일로 개통 1주년을 맞는다. 9호선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지난 1년간 제대로 발 뻗고 자본 적이 없다는 서울9호선운영의 최재숙 사장을 만나 9호선의 모든 것에 대해 들어 봤다.

최 사장은 지난 1967년 철도청 공채 1기로 기관사 생활을 시작한 후 40년 넘게 철도 쪽에서만 일해 온 '한국 철도 역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지난 1년간 정신없이 분주했다고 들었는데 어땠습니까.고객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9호선을 만들기 위해 저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밤낮없이 뛰었습니다. 휴가를 제대로 간 직원이 거의 없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땀 흘린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참고로 9호선은 총연장 27km로 강서구와 경기도 경계에 있는 개화역에서 강남역까지 25개역을 경유하고 있습니다.

주거 중심 지역인 강서 지역과 상업 및 업무 중심 지역인 강남 지역을 최단시간 내에 연결하는 황금 노선으로 하루 평균 26만여 명의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정적 운영을 정착시키기까지 적지 않은 난관과 고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임직원들의 철저한 준비와 주무 관청인 서울시와의 긴밀한 공조로 지하철 운영 기관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어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9호선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9호선의 가장 큰 특징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단일 노선 내 급행과 일반 열차를 혼용 운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화에서 신논현까지 개통된 현 1단계 구간에서 9개역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는 특히 1분 1초가 소중한 출퇴근 시간대에 직장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급행열차 이용객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와 함께 9호선은 종합관제센터에서 모든 운행 상황과 역사 내 안전 관리 상황이 실시간으로 인지되고 통제되는 통합 관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모든 현장 직원은 TRS(주파수공용통신) 시스템에 따라 운행을 포함한 모든 역사 내 관리 사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요소가 인근의 직원에 의해 적기에 조치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돼 있다는 뜻입니다.

다른 지하철과 달리 9호선은 숙직·역무실·역장 등이 없다고 들었습니다.네. 9호선은 무숙직 제도를 근간으로 각각의 업무 종류에 적합한 근무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지·보수 분야의 인력과 보안 요원, 관제 분야는 24시간 무숙직 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기관사 및 고객안전원은 근무 종료 후 곧바로 퇴근해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9호선에 역무실과 역장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역사 내에서 고객의 안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안전관리실과 그룹장으로 불리는 요원들이 역무실과 역장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9호선의 그룹장들은 현장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교대 근무하면서 역 직원들의 고객 서비스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9호선에는 노동조합도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시민의 발'로 불리는 지하철이 그동안 파업 등으로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끼쳤던 게 사실입니다. 서울9호선운영은 후발 주자로서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無)노조 경영이 필요하다는 노·사 상호간의 뜻을 모아 출범 이후 현재까지 노동조합 대신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분기에 한 번씩 개최되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노사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조율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이념적·전투적 노사 관계에서 벗어나 선배와 후배로 서로를 이해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멘토링 제도를 도입, 전 직원이 월 1회 이상 멘토와 멘티로 만나 서로의 애로 사항 등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 공공부문 서비스를 맡는데 대해 일부의 우려가 있었습니다.수익성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도시철도 운영을 맡음으로써 지하철의 공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하셨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이러한 우려와 불신은 단순한 기우였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9호선이 조기에 자리를 잡았던 데에는 대중교통 사업을 오랫동안 해 온 베올리아 트랜스프트사의 운영 노하우, 그리고 서울메트로 등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우리 임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최근 지하철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데요.특히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지하철에서 여성 관련 파렴치 범죄와 각종 도난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수사대를 보완할 또 다른 안전장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우리 9호선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개통 초기부터 별도의 보안 요원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는 보안 요원들은 역사 및 전동차 내 질서 유지, 비상사태 발생 시 고객 보호 등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범죄와 잡상인이 없는 쾌적한 지하철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영자는 혁신적 사업 추진과 차별적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다르지 않다면 고객은 기억하지 않을 테니까요. 저는 사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전문성과 유연성을 갖춘 인재들과 함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차별화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공공사업 부문인 도시철도 운영 사업에도 저의 이러한 경영 철학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결과는 다행히도 성공적이었습니다.

현재 서울9호선운영은 다른 도시철도 운영 기관의 절반 이하의 인력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회사는 단순한 신규 도시철도 운영 기관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약력 : 1949년 경북 김천 출생. 1967년 철도청 대전기관차사무소 기관조사(공채1기). 1979년 서울메트로 기관사. 1994년 서울메트로 승무팀장. 1996년 서울시립대 경영대학원 수료. 2003년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 2005년 서울메트로9호선(주) 부사장. 2007년 서울9호선운영(주) 사장(현).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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