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대형 개발사업 '퇴출 리스트' 내달 발표
118조원의 '부채 늪'에 빠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발사업 구조조정이 임박했다. LH는 일단 전국 사업장 414개에 대한 사업 재검토를 거쳐 다음달 중 사업 철수 지역을 확정해 공표하고, 이어 9월 말 재무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지송 LH 사장은 27일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하면서 "지난해 10월 1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친 통합 법인이 출범할 때 1년 후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며 "재무구조 개선 특별위원회가 만들고 있는 방안을 9월 말께 소상히 밝힐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는 "성남 재개발사업 철수에 대해 LH와 성남시가 감정 대립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언론이 앞질러 가는 것"이라며 "하면 할수록 주민이 재산 손해를 보게 되는 사업을 어떻게 계속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성남시 재개발 관련 사업 포기 공문은 아직 결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빚을 갚으려면 사업을 줄여야 한다"며 "여수 엑스포,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 보금자리주택 등 반드시 필요한 사업을 제외하고 향후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중단하겠다"고 분명한 뜻을 밝혔다. ◆ 414개 사업장 사업성 재검토= LH가 현재 사업시행자인 사업은 전국에서 총 414개로 어느 정도 진행된 사업이 276개, 신규 사업이 138개다. 유형별로 보면 △택지ㆍ신도시ㆍ국민임대지구 248개 △도시재생지구 67개 △세종시ㆍ혁신도시ㆍ산업물류지구 49개 △보금자리주택지구 43개 △기타 7개 등 모두 414개다. 단순히 현재 진행 중인 276개는 그대로 가고, 신규 사업(138개) 중 보금자리 16개가 진행된다고 계산한다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122개다. 하지만 이미 보상이 시작된 사업도 사업성이 없으면 접을 수 있고, 신규 사업도 국책사업이거나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퇴출 리스트에 담길 사업 수를 122개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퇴출 사업을 선별할 때는 사업의 중대성, 보상비 투입 여부, 사업성과 현지 주민 호응도, 해당 지역 주택 공급률 등 다양한 항목을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가급적 보상비 등 사업비가 투입되지 않은 신규 사업 위주로 포기할 곳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손을 떼기로 한 성남 4개 지구(금광1, 중동1, 신흥2, 수진2)는 지난해 1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단계지만 토지 보상 등이 시작되지 않아 신규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LH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몇 개 지구에서 철수할지는 미지수"라며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상 진행 중 사업도 낙관은 일러= LH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신도시 사업 중 몇 곳은 퇴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부터 쏟아진 2기 신도시 가운데 LH가 개발 주체로 참여하는 곳은 11곳, 52만가구. 이 가운데 성남 판교, 화성 동탄은 마무리됐지만 인천 검단, 평택 고덕, 대전 도안, 아산 탕정 등은 착공도 하지 않았다. LH 사업 중 신도시 사업은 택지를 안정적으로 개발ㆍ공급해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목표를 달성한다는 점에서 LH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다. 금융부채 75조원 가운데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27조원)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다운사이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화성 동탄2신도시는 총사업비가 16조7571억원에 달하며 현재 토지 보상이 진행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하반기 아파트 분양에 나서야 하지만 계획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고덕국제화도시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총사업비는 8조2576억원에 달하지만 건설사들이 택지를 분양받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길을 잃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민간 건설사들이 평택 인근에서 많은 미분양을 떠안고 있는 데다 대기 물량도 많아 이곳에 들어설 신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사업비가 13조9756억원에 달하는 인천 검단신도시(인천도시공사 참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검단 1지구는 현재 토지 보상을 현금 보상 대신 채권 보상으로 대체하고 있는데 토지 소유자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당초 계획대로 2012년 하반기에 아파트 분양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단 2지구는 지구지정과 개발계획만 확정된 상태다. [심윤희 기자 / 장용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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