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규제 푸나]DTI..'신줏단지'에서 '애물단지'로
- 2005년 첫 도입..가격 안정 역할
- 이명박 정부도 지난해 확대 조치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정부가 DTI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상환비율, 즉 DTI 규제는 그동안 부동산 수요를 틀어막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부동산 가격 안정에는 특효약이었지만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는 원성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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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 도입해 가격 안정 역할
DTI 규제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2005년 참여정부의 8.31부동산 대책에 포함되면서다. 배우자가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받은 경우나 30세 미만 미혼 대출자에 대해 DTI 40%를 적용한 것이다.
이듬해인 2006년 3월에는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로 부분 확대됐고, 2007년 1월 이후로는 투기지역과 함께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아파트에 적용됐다. 1억원 초과 아파트는 40% 안팎, 5000만~1억원은 60% 내에서 제한했다.
이는 참여정부 말기 부동산 가격 안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거의 매달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쏟아질 정도였다. 취득·등록세 감면, 양도세 완화, 재건축 용적률 상향 등은 물론 DTI와 함께 대표적인 금융규제인 LTV(담보인정비율) 규제도 70%까지 상향하는 조치가 모두 2008년 한 해 동안 이뤄졌다.
그럼에도 DTI 규제에 손을 댈 엄두를 내지 않은 것은 금융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과도한 가계 대출에서 비롯됐다는 교훈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제대로 시행해 온 덕에 미국과 같은 위기를 겪지 않는다고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 지난해 가격 오르자 확대 조치
그러다 지난해 봄부터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전세난이 심화되자 정부는 오히려 다급해졌다.
이 때 꺼내든 카드가 역시 금융 규제였고 DTI가 핵심이었다. 지난해 7월 수도권 모든 지역의 LTV를 50% 이내로 강화하는 한편 9월에는 DTI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투기지역은 40%를 유지하고 투기지역 외 서울은 50%, 인천과 경기지역은 60%가 적용됐다.
이어 10월에는 강화된 DTI 규제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며 빈틈을 없애는데 주력했다.최근까지도 DTI 규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금융기관과 가계의 건전성을 위해 상당기간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가계대출이 사상 최초로 700조원을 넘어서는 등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DTI 규제를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활성화라는 난제를 풀기 위한 해법이 마땅치 않자 결국 `금기`를 깨고 `정무적 판단`이라는 방패를 들어 DTI 규제완화의 열쇠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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