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특례확대, 또다른 대책 부른다

부동산 거래정성화를 위한 '7.22 대책' 발표를 앞두고 대출규제 완화 범위를 둘러싸고 당ㆍ정ㆍ청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여당이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하면서 정부내 대세론이었던 '4.23 대책 특례범위 확대'에서 강남을 제외한 서울ㆍ수도권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과거 노무현정부의 '강남ㆍ비강남의 포퓰리즘식 편가르기, 한풀이성 특정지역 때려잡기'에서 벗어나 투기방지 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4.23 특례확대'는 또다른 대책만 부른다

=서울 강북에 있는 집을 팔고, 경기도 용인 흥덕 지구 전용 85㎡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를 꿈꾸던 김모씨(46). 입주기간(통상 입주후 2개월)이 지나도 자신이 살던 집이 팔리지 않자, 잔금 미납으로 16.99%에서 최고 21%의 연체 이자를 물고 있다. 잔금연체후 3개월이 지나면 최악의 경우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힐 위기에 처해 있다. 김씨의 경우 비강남 전용 85㎡이하ㆍ시세 6억원이하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자여서 '4.23'대책의 특례를 적용 대상이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신규 입자예정자의 기존 주택 매매의 경우 '4.23 특례조치'로 국민주택기금이나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에서 DTI 한도를 넘겨 대출 및 보증을 해주지만, 김씨는 이를 신청을 하지 않았다.

특례를 받기 위해서는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DTI에 묶여 추가 대출이 어려운 주택매수자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4.23특례 대상이라는 사실은 주택 매도자의 입장에서는 '혜택이 아닌,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다. 주택 매도 의뢰인이 입주 잔금에 쫓겨 서둘러 집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이 매수 대기자에게 알려질 경우 오히려 매매가격을 후려칠 수 있는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실주공5단지 K공인 관계자는 "4.23특례조치는 시장의 현실을 모르는 공무원들이 책상앞에서 만들어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장의 지적을 대변해주듯, 4.23대책이 시행된 지난 5월10일 이후 현재까지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기존 주택 매입자 대상 국민주택기금 대출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보증 실적'은 전무(0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활성화를 위해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등 범정부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내놓은 4.23대책은 단 한명의 실수요자도 구제하지 못한채 석달여만에 또다른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변칙적이고, 탁상론적인 대책만으로는 대규모 미분양과 미입주, 금리인상 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를 회복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실효성 없는 대책으로 기회를 놓칠 경우 시장 침체를 가속화시켜 또다른 대책만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한풀이 벗어나 투기대응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강남을 제외한 서울ㆍ수도권에 대한 DTI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투기로 부를 축적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 마당에 '강남 & 비강남, 수도권 & 지방' 등 지역적 차별보다는 1주택ㆍ실수요자와 다주택자 등 투기수요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기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전문가는 '지방의 경우 DTI 규제가 없어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다. 서울ㆍ수도권에 DTI 규제를 풀어줘도 부동산거래가 활성화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정부의 시각에 대해 "부동산은 지역(LOCATION)이 거래와 가격을 결정하는데, 정부 관료들은 아직도 지역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노무현정부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시각이 세종시논란과 강남 죽이기를 위한 세금폭탄 등 반시장적이고, 한풀이식 정책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금융시스템 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현행 체제를 유지한채 DTI 비율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거래 숨통을 트여한다"며 "강남과 비강남의 이분법적인 접근보다는 투기(2주택자 이상)와 실수요자(1주택자)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처방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강주남 기자/namkang@heraldm.com

▶ < 부동산 대책 > 대출규제 일부 완화...거래활성화 효과는 의문

▶ < 부동산 대책 > LTV-DTI규제 강화 서울·수도권 평균대출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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