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도 전세도 '실속'..중소형이 뜬다
[한겨레] 하반기 물량 중 40% 차지
서울 서초·일산 식사지구
신규입주 대단지 주목할만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전셋집도, 신규 분양도 중소형(전용 85㎡ 이하)이 갈수록 인기다. 우선 중소형 전세는 대형 주택보다 관리비가 저렴하다. 내 집이 아닌데 굳이 비싼 관리비를 내고 살 필요가 있느냐는 실속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분양도 마찬가지다. 집값 거품이 빠지면서 중소형은 꾸준히 팔리고 있는 반면, 중대형은 미분양이 속출한다.
■ 중소형 입주는 어디?
1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를 보면, 하반기 전국 입주물량은 13만3733가구다. 이 중 서울 1만7305가구, 경기 5만152가구, 인천 1만454가구로 수도권이 7만7911가구다. 지방은 5만5822가구가 입주민을 맞는다. 실수요자에게 인기있는 중소형은 전체 공급 물량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수도권은 현재 중소형 전세가격이 중대형보다 되레 비싼 곳이 많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 2차의 경우 공급면적 110㎡(33평형)의 3.3㎥당 평균 전세가는 1591만원인 반면, 135㎥(40평형)는 1538만원이다.
하반기에 중소형은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입주 물량이 풍성하다. 수도권 곳곳의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공사를 속속 마무리하고 있다. 대단지가 많은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도 첫 입주를 시작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 1, 2차 재건축은 10월에 입주하는데, 전체 1119가구 가운데 중소형은 전용 59㎡ 405가구, 84㎡ 450가구다. 8월에 입주하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청계한신 휴플러스는 전체 725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148가구 모두 중소형으로 전용 59㎡ 134가구, 73㎡ 10가구, 84.7㎡ 4가구다. 8월 말에 입주하는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3구역)는 물량이 1332가구로 대단지다. 전용 60㎡ 554가구, 84.9㎡ 518가구로 중소형이 1072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임대도 147가구에 이른다. 종암래미안3차는 1025가구 중 59㎡ 119가구, 84.9㎡ 209가구가 중소형이다.
경기도는 고양·용인·파주·광명시 차례로 입주 물량이 많다. 특히 고양시 일산 식사·덕이지구에서는 대단지가 줄줄이 입주민을 맞는다. 식사동 일산자이 1블록 1244가구(8월), 2블록 1975가구(9월), 4블록 1288가구(8월), 벽산블루밍 3단지 1435가구(10월), 덕이동 신동아파밀리에(12월) 1676가구 등이다. 이곳은 중대형이 많지만 일산자이 1블록에는 전용 84㎥ 304가구 등 중소형도 있다. 인천은 남동구 논현동 에코메트로2차 3416가구도 12월에 입주를 시작한다. 이곳은 중소형이 무려 2504가구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실수요자한테는 전세든, 분양이든 관리비가 비싼 대형보다는 중소형이 갈수록 인기를 끌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공급 물량이 많아 발품을 팔면 좋은 위치의 집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중소형 분양은 어디?
부동산114,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하반기에는 전국에서 아파트 22만4438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이 중 서울이 4만5233가구, 경기 9만9385가구, 인천 2만5392가구로 수도권이 17만10가구다. 중소형이 인기를 끌면서 공급 물량의 대부분을 중소형으로 짓는 곳이 많다. 우선 서울은 물량은 적지만 선호도 높은 지역이 눈에 띈다.
동부건설이 동작구 흑석동 흑석6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959가구 중 191가구(공급면적 110~177㎡)를 8월 말이나 9월 초에 일반분양하는데 중소형은 115가구다. 이곳은 서울 지하철 9호선(흑석역, 걸어서 10분)이 개통되면서 강남권 접근이 쉬워졌다. 대우건설은 관악구 봉천동 100의 2 일대 까치산공원주택을 재건축(전체 361가구)해 일반분양하는 180가구 모두를 중소형으로 9월에 공급한다.
삼성물산은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7구역을 재개발해 2397가구 중 585가구를 9월에 일반분양한다. 중소형은 351가구다. 삼성물산은 또 강동구 천호동 448에 주상복합아파트 916가구(83~170㎡)를 10월에 분양한다. 중소형아파트 물량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서울지하철 5호선 강동역 바로 앞 초역세권이어서 관심이 높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 용인시 서천지구 1블록과 4블록에 각각 826가구, 556가구를 9월 중에 분양하는데 모두 중소형으로 청약저축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화성 동탄1새도시와 수원 영통지구 사이에 위치한 택지지구로 기흥호수공원(2013년 완공 예정)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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